[백두대간 대장정 제23구간 / 점봉산] 식생
태고의 식생 간직한 남한 최고의 천연림
얼레지·동의나물 꽃밭 이루고, 보호종 가시오갈피·한계령풀 분포

설악산 대청봉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으로 한계령, 망대암산을 넘으면 점봉산(1,424m)에 이른다. 이 산 주능선 북쪽은 설악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다. 오색약수로 더욱 유명한 이 산을 백두대간 산릉으로 넘으면 산 남쪽에 진동리라는 마을이 있다. 아는 사람도 드물다. 더욱이 강선리 골짜기와 너른이골 등 태고의 신비에 싸인 이곳 생태계를 직접 답사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점봉산 정상에서 백두대간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왼쪽에 오색약수터를 놓고 단목령을 향해 내려간다. 단목령은 오색과 진동리를 잇는 백두대간 고갯마루다. 예전에는 이 길을 통해 진동리 주민들의 양식이며 생활물자가 지게에 실려 운반됐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를 타고 진동리로 접근하는 지금도 인제군 기린면 현리에서 진동리까지 1시간쯤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자동차가 없던 시절에 지금의 찻길을 따라서 물자를 운반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기린초등학교 진동분교인 진동리의 조그만 학교가 예전에는 오색초등학교에 속한 분교이던 시절도 있었다. 행정구역 상으로 오색은 양양군, 진동리는 인제군인 것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일이다.

▲ 얼레지. 한때 우리나라 최대의 얼레지 나물산지로도 유명했던 점봉산인 만큼 곳곳에서 크게 무리지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점봉산의 나물채취는 법률로 금지되어 있다.

단목령 일대 고산평지에 습지 크게 발달


단목령 일대는 고도의 높낮이가 거의 없는 평지와 습지를 형성하고 있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발 800~1000m에 이르는 이곳은 고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위도도 남한에서는 북쪽에 치우쳐 있고, 크고 작은 습지가 형성돼 있어 생태적 의미가 크다. 이런 지형 때문에 예전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이 이 구간을 마의 구간이라 부를 만큼 독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평평하고 높낮이 차이가 적은 이러한 지세는 진동리쪽으로만 해당될 뿐 북쪽 오색쪽으로는 경사가 급한 지형과 계곡이 이어져 대조를 이룬다. 이 일대 습지에는 동의나물,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속새, 애기앉은부채 등이 무리 지어 자라고 있다.
5월 초순 이곳에서는 습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동의나물 군락을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질퍽거리는 습지 안으로 발을 들여놓지 않더라도 채 잎이 나지 않은 봄숲 속에서 벌어지는 봄꽃의 은밀한 속삭임이 저절로 전해져 온다. 샛노란 꽃의 아래쪽에 달려 있는 진초록 잎도 아름답다. 단목령 일대 습지에는 동의나물 외에도 양치식물인 속새가 큰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이 식물은 상록성으로서 겨울 눈속에서도 푸름을 간직하는 식물이다.

단목령에서 대간 마루금을 따라 정상 반대쪽으로 가면 북암령이라는 고개에 이른다. 이 북암령 일대의 4월은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시기로, 동해 바다를 따라 올라온 봄바람이 동해쪽 산자락 곳곳에 봄기운을 함빡 쏟아 붇는가 하면, 높은 곳에는 겨우내 쌓였던 묵은 눈 위로 느닷없이 봄눈이 새하얗게 내려앉기 일쑤다.

그토록 많은 꽃을 피우기에는 피울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일까? 북암령은 이른 봄부터 꽃 피울 채비로 분주하다. 눈이 채 녹기도 전에 생명의 싹을 피워 올리는 것을 보면 눈물겹기까지 하다. 4월 하순이 되면 북암령에서는 봄기운을 흠뻑 머금은 대지 위로 수많은 봄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노래를 시작한다. 노루귀, 올괴불나무, 복수초, 너도바람꽃, 처녀치마, 왜현호색, 제비꽃들이 형형색색의 꽃과 새 잎을 달고 봄의 향연을 펼친다.


1. 가시오갈피나무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 II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떨기나무로서, 어린 줄기에 바늘처럼 가는 가시가 많이 돋아난다.
2. 가지괭이눈 우리나라의 괭이눈 종류들 가운데 가장 늦게 꽃을 피워서 6월까지 꽃을 볼 수 있다. 경북 이북의 깊은 산에 자란다.
3. 갈퀴현호색 중부 이북의 높은 산 숲속에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서 이른 봄에 꽃이 핀다. 꽃받침이 갈퀴처럼 가늘게 갈라진다.
4. 너도바람꽃 눈 속에서 꽃이 필 정도로 일찍 개화한다.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부분은 꽃받침이고, 그 안쪽에 노란 빛이 나는 것들이 꽃잎이다.


애기앉은부채 대군락 이뤄

애기앉은부채는 눈 속에서 엽록체도 생기지 않은 듯 노란 빛을 간직한 채 새순을 피워 올린다. 꽃도 예쁘지만 눈 속에서 올라오는 새싹의 모습을 사람들은 더욱 신기해 한다. 이처럼 일찍 파릇한 새순을 피워 올리기 때문에 동면에서 깨어난 곰들의 먹이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지역 사람들은 점봉산 일대에 지천으로 깔린 이 식물을 ‘곰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중부지방 산에서 볼 수 있는 앉은부채와 비슷하지만, 잎 모양이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것으로 두 식물을 구분하기 어렵다.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은 개화하는 시기다. 앉은부채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에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 반면, 애기앉은부채는 6월 말부터 8월 초에 잎이 완전히 시든 후 지면 가까운 곳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이른 봄에 꽃피는 식물 중에는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 것들이 꽤 여러 종류 있다. 하지만 애기앉은부채처럼 눈도 녹기 전에 잎이 나고, 잎이 완전히 시든 후 꽃이 피는 식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진한 자줏빛 포(苞) 안에서 피는 육수화서라는 꽃도 아름답다. 낙엽 색깔과 비슷하고 잎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땅 바로 위에서 피기 때문에 처음 발견하기가 어렵지만, 일단 한 송이를 찾으면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여러 송이를 찾을 수 있다.

진동계곡 이곳 저곳에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열매는 두 해에 걸쳐 성숙한다. 거의 땅속에 묻혀서 자라는데 이듬해 꽃이 필 때가 되면 어린애 주먹만한 크기로 자라고 씨들이 익는다.


1. 동의나물
전국의 산 습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은 4~5월에 핀다.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독초로 알려져 있다.
2. 무늬족도리 중부 지방에 자라는 한국특산식물로, 점봉산 자락의 사질토양에서 드물게 발견된다. 꽃은 4~5월에 피며, 족도리를 닮았다.
3. 복수초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점봉산에서는 능선 가까운 사면에서 발견된다. 4월에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4. 애기앉은부채 중부 지방의 깊은 산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른 봄에 잎이 일찍 나오며, 꽃은 7~8월에 잎이 시들고 난 뒤 핀다.

북암령에는 이른 봄부터 부지런히 한해살이를 시작하는 식물이 하나 더 자라고 있다. 한계령풀이다. 이 식물 역시 눈 속에서 새싹을 피울 때 이미 꽃봉오리를 달고 있다. 엽록체가 만들어지지 않아 노란 빛을 띤 채 잎이며 꽃을 만들고 있다가 눈이 녹자마자 땅 위로 나와 잎과 꽃을 동시에 피운다. 꽃을 피운 한계령풀의 아름다운 모습은 본지 2006년 3월호 백두대간 대장정 태백산 구간의 식생 부분에서 다룬 바 있다.

세계적으로 몇몇 지역에만 불연속 분포를 하는 매자나무과의 이 여러해살이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식물표본관에서도 표본조차 찾기 어려운 식물이다. 연구도 잘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오래 전에 나온 우리나라 식물도감에서는 이 식물을 한해살이풀로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제대로 된 표본이 없고, 또 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식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땅 위에 솟은 줄기의 높이는 20~30cm쯤 된다. 신기하게도 이 식물의 땅속줄기는 10~20cm나 된다. 그리고 땅속줄기의 맨 밑은 콩나물 뿌리만큼이나 가늘어진다. 놀랍게도 그 가느다란 땅속줄기 끝에 지름 3~5cm나 되는 둥근 덩이뿌리가 붙어 있다. 한해살이풀이 아니라 여러해살이풀임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식물표본으로 채취할 때 덩이뿌리까지 완벽하게 캐지 못했던 것이 이 식물을 한해살이풀로 오인하게 했던 모양이다. 북한에서는 멧감자라 부른다.

꽃이 피는 시기는 길지 않다. 필자가 몇 해 동안 북암령에 자라는 한계령풀을 관찰한 바로는 4월20일에서 30일까지가 가장 많은 꽃이 피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식물의 씨는 5월 말에서 6월 초면 완전히 익는다. 씨가 모두 익은 다음에는 줄기며 잎이 모두 시들어 없어진다. 한해살이를 여름이 오기 전에 모두 마감하는 셈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한계령풀의 분포지로는 점봉산, 가리왕산, 태백산, 금대봉 등지가 고작이다. 이밖에 강원도 다른 곳의 높은 산에도 자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생지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 점봉산 일대가 가장 많은 개체가 자라는 남한 최대 군락지다. 점봉산에서는 북암령, 곰배령 일대와 그밖의 여러 골짜기에 무리 지어 자라고 있다. 한편 환경부에서는 지난 2005년 새로 제정된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해 한계령풀을 멸종위기야생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점봉산을 대표할 만한 식물의 하나인 한계령풀은 자생지에서 어린 개체를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번식도 잘 되는 듯하다. 앞으로 더욱 연구가 되어야 하겠지만 지역 주민들이 특산품으로 개발할 여지가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한계령풀은 열목어와 함께 점봉산 진동계곡의 보존된 생태계를 대변하는 상징식물이 되고 있다.

점봉산에는 한계령풀 외에도 환경부의 다른 법정보호종을 비롯하여 희귀식물들이 많이 생육하고 있다. 환경부 보호종 가운데 하나인 가시오갈피나무는 중부 이북의 깊은 산에 드물게 자라는 떨기나무다. 약효 때문에 무분별하게 채취되고 있어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중국산 개체들이 재배되고 있지만, 점봉산 몇몇 곳에서 자생하고 있다.

무늬족도리는 최근에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기록된 여러해살이풀이다. 잎과 꽃에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어 우리말이름이 붙여졌다. 또한 이곳 진동리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진동족도리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경기도, 강원도, 충북의 깊은 산 바위 겉이나 사질토양에서 자란다.

구실바위취는 중부 이북에 자라는 한국특산식물로서, 점봉산에서는 남쪽 계곡의 상부쪽에 자생하고 있다. 계곡 상부의 습기가 많은 흙에 생육하며, 꽃은 6~8월에 핀다. 잎 모양이 여름철에 볼 수 있는 애기괭이눈 무성지의 크고 둥근 잎과 비슷해 꽃이 없을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발견할 수 있다.

모데미풀은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된 한국특산식물로서 점봉산, 설악산 일대가 분포의 북쪽 한계가 되는 식물이다. 한라산부터 지리산을 거쳐 이곳 점봉산 어름까지만 분포하는 셈이다. 점봉산에서는 계곡 부근의 몇몇 곳에 꽤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다. 꽃은 5월에 핀다.

산자락에 자라고 있는 귀한 식물 중엔 용머리가 대표적이다. 아직 법적 보호식물은 아니지만 자라는 곳이 몇 곳 안 되고, 꽃이 아름답기 때문에 채취압력도 높은 식물이다. 점봉산에서도 진동계곡의 길가 풀밭에 자라고 있기 때문에 자생지 파괴의 위험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1. 왜미나리아재비
중부 이북의 높은 산에 드물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은 4~5월에 핀다. 점봉산에서는 한계령풀, 피나물 등과 어울려 자란다.
2. 털중나리 전국의 산과 들에 자라는 나리의 한 종류로, 줄기와 잎에 미세한 털이 많다. 꽃은 6~7월에 1~6개씩 피어 밑을 향한다.
3. 동자꽃 흰꽃 주황색 꽃이 피는 동자꽃의 변이체로서 순백색 꽃을 피운다. 높은 산에서 드물게 발견되는데, 점봉산에서도 발견된 적이 있다.

인간간섭으로 형성된 곰배령에는 여름·가을꽃 많아

점봉산 일대 백두대간의 남쪽 진동리. 이 마을로 흘러내리는 점봉산의 크고 작은 개울들은 개인산에서 흐른 물과, 현리에서 내린천에 합수되는 물과 함께 방태천의 원류가 된다. 점봉산의 너른 품새는 개울들의 수량을 풍부하게 하고, 더욱이 그 물들은 어떤 오염원도 갖지 않기 때문에 사시사철 깨끗하고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이 덕에 청정계곡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희귀 담수어류인 열목어가 진동계곡 어디에서나 살고 있다.

진동리 상부의 숲은 산림청이 천연림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강선리계곡, 너른이골, 북암골 등의 골짜기 상부는 모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강선리계곡은 진동리에서 점봉산 정상쪽으로 이어지는 가장 긴 골짜기로 진동계곡의 원류라 할 수 있다.

이 골짜기를 따라서 2시간 남짓이면 올라설 수 있는 곳이 곰배령이다. 점봉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2.5km쯤 떨어져 있는 고개에는 오래 전 인간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초원이 형성되어 있다. 이 초원에 여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자생식물이 꽃을 피워 꽃밭을 이룬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 꽃이 피기 시작해 가을까지 종류를 바꿔가며 수많은 식물이 꽃을 피운다. 터리풀, 둥근이질풀, 참산부추, 까실쑥부쟁이, 말나리의 대군락 앞으로 점봉산 능선들과 골짜기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명세를 타면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숫자가 급증하여 생태계 훼손문제가 불거지고 있기도 하다.

글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koreanplant.info

Posted by 동봉
,

[백두대간 대장정 제23구간 / 점봉산] 풍수
점봉산은 金星(금성)에 太陰星(태음성)
임두수는 음택 양택 모두 피해야

태풍의 피해는 근본적으로 인력의 한계가 있지만 지난 8월 강원도 지역에 폭풍과 폭우로 엄청난 피해를 입어 설악산의 한계령이 추석을 앞두고 임시로 통행할 정도였다. 특히 폭우로 주택이 휩쓸려간 피해가 가장 큰 피해일 것이다. 이러한 피해는 풍수지리에서 임두수(淋頭水)라는 흉수(凶水)와 관련이 있다.

임두수에 앞서 먼저 풍수지리에서 혈의 모양에 따라 와겸유돌(窩鉗乳突)이라는 사상(四象)으로 나눈다. 와와 겸은 양(陽)의 형상이고, 유와 돌은 음(陰)의 상이다.

▲ 칠형제봉 능선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산군은 목성(木星)과 화성(火星)의 산이 즐비하여 선경을 이루고 있다.

와겸유돌 모양은 주역 사상에 근원


와혈(窩穴)은 태음의 상이며 모양은 우묵한 지형으로, 크기와 깊이에 따라 계과(鷄?·닭의 둥지), 과저(鍋底·솥의 밑바닥), 장심(掌心·손바닥 중앙), 선라(旋螺·소라), 금분(金盆·그릇), 하엽(荷葉·연잎) 등의 모양이 있다.

겸혈(鉗穴)은 소양의 상이며 와혈의 변형된 모양으로, 장단(長短)과 곡직(曲直)에 따라 채겸(釵鉗·두 있는 비녀), 호구(虎口·호랑이의 입속), 합곡(合谷·침술에서 엄지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사이의 혈), 선궁(仙宮·두 가닥 중 하나는 반듯하고 또 하나는 곧은 모양으로 좌선궁과 우선궁으로 구분하고 일명 蟠龍이라고도 함), 단제(單提·두 가닥 중 하나는 길고 또 하나는 짧은 모양으로 좌단제와 우단제로 구분함), 쌍비(雙臂), 단고(單股), 궁각(弓脚), 첩지(疊指) 등의 모양이 있다.

유혈(乳穴)은 소음의 상이며 일명 현유혈(懸乳穴), 수유혈(垂乳穴), 유두혈(乳頭穴)이라고 부르는 점에서도 모양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음택에서 혈의 대부분은 유혈로 되어 있으며, 모양은 구성(九星)과 결합하여 아주 다양한 형국의 이름이 있다.

유혈에 따른 형국의 예는 많기도 하고 복잡하여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고 다만 빈도가 많은 형의 예를 들면 미녀(美女), 선인(仙人), 기린(麒麟), 방해( 蟹·게), 봉황(鳳凰), 금계(金鷄), 면우(眠牛), 복호(伏虎), 낙타(駱駝), 호승(胡僧) 등이 있다.


돌혈(突穴)은 태음의 상으로 장서(葬書)에 이르기를 형여복부(形如覆釜)라고 하였듯이 엎어놓은 솥의 모양이다. 또한 심안지요(心眼之要)라는 풍수서적에서는 계심(鷄心), 어포(魚泡), 마적(馬跡), 아란(鵝卵), 표매(飄梅), 용주(龍珠), 자미(紫微), 왕룡(旺龍)이라고도 부르며, 이에 따른 형국도 다양하여 지주결망(蜘蛛結網·거미가 집을 짓는 모양)」, 몰니구(沒泥龜·진흙밭의 거북), 금사(金梭·베틀의 북), 마상귀인(馬上貴人), 천마음수(天馬飮水), 수육방구(垂肉蚌口), 노방희주(老蚌戱珠), 노방농월(老蚌弄月) 등의 형국이 있다.

특별하게도 돌혈은 조선시대의 전국적으로 산재하고 있는 왕자나 공주의 태실이 돌혈로 되어있는 경우가 아주 많다.

음양택을 불문하고 임두수는 피해야

유혈과 돌혈의 형태는 주로 음택에 많이 있고, 와혈와 겸혈은 주로 양택에 많이 있다. 그런데 와혈와 겸혈에서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가 임두수라는 흉수다.

임두수는 인자수지(人子須知)라는 풍수책에 의하면 ‘혈의 위쪽에 용맥이 없으면, 물이 묘에 떨어지게 된다. 물은 용맥을 경계로 하기 때문인즉, 임두수가 내려오게 되면 기맥은 없으며, 쓸모없는 흉한 혈이 되어 이런 곳에 장사를 지내면 오래되지 않아 인정은 점차 왕성하지 못하고, 절손에 이르게 된다. 와혈과 겸혈에서는 반드시 임두수를 잘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심안지요(心眼之要)에도 ‘겸혈의 윗부분은 미미하게 융기하기를 마치 이마와 같은데, 물이 경계가 없어 묘에 흘러내리면 흉이 된다’고 역설하였다.

임두수는 음택과 양택의 택지를 선정하는 데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소홀히 여겨 비가 오면 임두수가 생길 우려가 있는 곳은 흉한 물이 되므로 반드시 피하여 한다.

여름철 장마로 폭우가 쏟아지면 많은 분묘들이 분실되는 불행한 사건이 연중행사로 발생한다. 이러한 사례가 일부 공원묘지의 경우는 더욱 심한 편인데, 경사가 심한 땅에 묘역을 조성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우묵한 지대에 흙을 메운 땅 즉 보토(補土)를 하여 조성한 묘역이라면 더욱 심하다.

보토를 한 땅은 아무리 다져도 수백 년이 지나도 흙의 결합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곳에 묘를 조성하면 광중(壙中·묘의 구덩이 속)에 물이 스며들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생땅에 묘를 조성할 때에는 소위 회다지라고 하여 석회와 흙과 물을 배합한 흙을 횡대(橫臺·관 위에 덮는 나무판자) 위에 두텁게 깔고 다음에 발로 밟아 견고하게 만든 전통적인 방법이 있는데, 지금도 이 방법을 천광작업을 하는 데 애용하고 있다.

폭우로 인한 각종 피해는 비록 천재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이나 묘지의 유실은 임두수를 피하여 택지선정을 잘하면 막을 수 있다.

기암괴석의 암봉은 화산(火山)에 해당

우리나라 산세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감이 있는데 백두대간 상에 위치한 설악산의 산세는 유독 기암괴석의 암석봉이 장관을 이루어 등산객에게 인기가 최고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면 칠형제봉 능선 부근에 암석으로 된 기봉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기봉은 풍수지리에서는 화성이나 목성이라고 부른다.

▲ 점봉산(1,424m)의 원경. 금성(金星)이며 태음성(太陰星)이다

우리나라 산의 모양은 금성(金星)과 수성(水星)으로 된 산이 가장 많으며, 대개는 낮은 곳에 많으며, 간간이 토산(土山)도 있으며, 화성(火星)과 목성(木星)의 산은 드물게 있는데, 대개는 높은 지역에 있다. 풍수지리에서는 산의 모양에 따라 오성(五星)과 구성(九星)으로 구분한다.

먼저 오성은 동양학의 전통이론인 음양오행에 따라 산도 오성으로 구분한다. 오성 자체에 따라 길흉이 있는 것은 아니고, 오성의 모양에 따라 청(淸), 탁(濁), 흉(凶)으로 구분하여 길흉을 판단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첨원방이라고 하여 첨(火)은 화산, 원(金)은 금산, 방(方)은 토산에 해당되는 산을 길한 산으로 판단한다.한계령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기암봉(奇巖峰)은 화산이면서 청(淸)한 격에 해당되어 바라보기만 해도 멋지게 보이는 이유를 풍수지리 이론에서도 찾을 수 있다.

▲ 한계령에 바라본 기암봉은 맑은 화산으로 탐방객의 시선을 모은다.

이렇게 단순하게 오성으로만 구분하는 자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성(九星)으로 세분하여 나누기도 한다. 구성으로 나누는 방법은 양균송 선생의 형기풍수서적인 감룡경(?龍經)에 근거한 일명 노구성(老九星)법이 있고, 요우(廖瑀)의 풍수저서인 혈격(穴格)에 근거한 천기구성(天機九星)법이 있다. 요우의 구성법은 9성을 기본으로 9개 변체로 세분하면 81종으로 구분하며, 다시 용, 혈, 사, 수, 명당 등으로 다시 세분하면 모두 495종이 된다.

양균송의 구성은 주로 용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고 요공구성은 혈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점에서 사용법이 조금 다르다. 그리고 오성은 정체(正體)가 되고, 구성은 변체(變體)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성과 양공(楊公)과 요공(廖公)의 구성용어를 모두 사용하였다는 것을 명당을 필사하여 기록한 유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오성과 구성의 표현을 옥룡자유산록에서 사용한 예들 보면 아래와 같다. 요우의 구성용어인 천재토성(天載土星·天載와 天財은 동일한 의미), 충천자기목성(沖天紫氣木星)이라는 구성용어가 나오는 대목이 있다.

‘마치(馬峙) 장동(壯洞)에 들어가니 장수지경(長水地境)에 선인독서(仙人讀書) 문과(文科)도 부절(不絶)하고 남행판서(南行判書) 나겠도다.’, ‘천재토성요뇌혈(天載土星凹腦穴)은 효순귀(孝順鬼)가 빼었으니…’(옥룡자유산록 남원편), ‘천마(天馬)는 재후(在後)하고 외양실은 재전(在前)하고 충천자기목성(沖天紫氣木星) 정신(情神) 부귀무쌍(富貴無雙)하리로다.(옥룡자유산록 순창편).

양균송의 구성법인 탐랑성(貪狼星)이라는 구성용어가 나오는 대목도 있다.

‘장독( 毒)의 물이 나니 어느 때나 회운(回運)할꼬, 탐랑성하(貪狼星下) 전후좌우(前後左右)가 낱낱이 주옥(珠玉)이라.’(옥룡자유산록 구례편)
순수한 오성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표현방식에 한계 때문에 두 개의 성을 조합한 용어도 종종 사용한다.

‘그 위에 용사취회(龍蛇聚會) 용호회포(龍虎回抱)하였구나, 입수성봉(入首星峰) 자세 보니 대토금성(帶土金星)이 특립(特立)하여…’(옥룡자유산록)

글 최명우 대한현공풍수지리학회 연구소장 http://cafe.daum.net/gusrhdvndtn

Posted by 동봉
,

[백두대간 대장정 제23구간 / 점봉산] 지명
점봉산(點鳳山)의 원이름은 덤붕산
산이름에 많은 덤과 둠은 둥금(圓)의 뜻

비슷한 음의 말들을 한데 모아 보면 그 말들이 한 뿌리에 근거한 것임을 짐작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또, 그런 말들의 친족 관계를 깊이 생각하다 보면 우리말이 옛날엔 지금과 같이 그리 많지 않은 낱말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한다.
한 예로, 지금 말의 마루, 머리, 맏(宗), 모리(모이·뫼)를 모아 놓고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말들이 뜻으로 보아 서로 밀접한 관련을 가졌음을 짐작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고, 이들이 원래는 한 낱말에서 출발한 가까운 친족 관계의 낱말임을 알게 해 준다.


덤, 둠, 줌도 친척말

도막, 동아리(모임)나 덩이, 덩치들도 서로 친척 관계에 있는 말무리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형용사나 동사의 둥글다, 덩그렇다, 동이다, 뒹굴다 등의 말도 둠을 뿌리로 하는 가까운 친척말이다.

묶어서 한 덩이로 만든 묶음이나 수효, 또는 사물과 사물을 잇는 마디, 언제서 언제까지의 동안 등을 나타내는 동도 돔이 그 원천일 것으로 보인다. 동안(間)도 돔과 안(內)이 합쳐진 돔안이 변한 말로 보고 있다. 집 주위를 흙이나 돌로 쌓은 울타리를 담이라 하는데, 이것도 돔, 둠과 같은 말로, 둥글다는 뜻을 지녔을 것으로 보인다.
둠, 듬은 또 뜸이 되면서 사이의 뜻을 지니게 갖게 한 듯도 하다.

둠은 돔, 담과 함께 쓴 말로, 이들은 원래 둥금(圓), 덩이 등의 뜻을 지닌 말로 보인다. 한라산을 두무악(頭無岳) 또는 원산(圓山)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산봉우리가 둥글어 나온 이름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라산도 둠미(두무미)인 것이다. 하자들은 제주도의 옛이름 탐라도 섬이 둥글기 때문에 나온 이름인 담나(둠나)가 원이름일 것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보면 또 다른 이름 탐모라(耽毛羅)의 탐모도 두무(두모)의 음과 너무 가까워 같은 뜻을 지녔을 것이라는 추측이 간다.

둠, 듬은 뜸이 되어 마을에서 위치 개념의 집무리를 뜻하기도 해서 위뜸, 아래뜸 같은 말이 나오기도 했다. 둥지, 두멍, 둠벙, 둥구럭(圓籠) 등의 말도 둠이 그 바탕일 것이다.

▲ 충남과 전북에 걸쳐 솟은 대둔산. 대둔은 '크게 둥근'이라는 뜻이다.

대둔은 ‘크고 둥근’의 뜻

충남 논산-금산과 전북 완주 사이(878m봉), 경기 연천과 개풍 사이(767m봉), 경북 영덕과 청송 사이(799m봉), 전남 해남 현산면과 북평면 사이(762m봉) 등에 있는 대둔산(大屯山·大芚山)도 둠 계통의 대표적 이름이다.

갈재(蘆嶺) 산줄기가 김제 만경평야를 향하다가 운장산 못미처 금산땅에서 서쪽으로 떨어져나와 하나의 커다란 뫼무리를 이룬 완주의 대둔산은 마천대(摩天臺)를 정상으로 하고 사방으로 능선을 뻗쳐 기암괴석과 수목을 섞으며 수려한 산세를 펼쳐 남한의 소금강으로도 불린다.

대둔에서의 둔은 둠이다. 이 둠은 둥글다의 뿌리말이니 둔산(屯山)은 둠뫼로 둥근 산의 뜻이 된다. 그러니, 대둔산(大屯山)은 큰둠뫼(한둠뫼)인 것이다. 제주의 한라산도 원래 둠아뫼(頭無岳·頭毛岳·두무뫼)로, 이 역시 둥근 산의 뜻에서 나온 듯하다.

-진산은 한라산이며 고을 남쪽에 있다. 두무악 또는 원산이라고도 한다(鎭山漢拏在州南, 一曰 頭無岳, 又云 圓山) <세종실록지지 제주목>
-또 두무악이라고도 하니, 이것은 봉마다 평평하기 때문이며, 또 원산이라고도 하는데…(’一云 頭無岳 以峰峰皆也 一云 圓山) <동국여지승람 한라산조>

이수광이 지은 지봉유설(芝峰類說)에서도 한라산의 별칭 원산을 봉우리의 꼭대기가 평평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적고 있다. 탐라나 탐모라는 둠나라(圓地)의 뜻이다.

한라산이 원형인 데다가 바다로 둥글게 둘러싸인 섬이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한다.
둠뫼, 두무뫼의 뿌리말인 둠은 단순히 둥글다는 뜻만 아니라 뭉침(團), 덩이(體), 둘림(周) 등의 뜻을 포함한 말이기도 해서 더미(덤+이), 덩지(덤+지), 덩어리(덤+어리), 동아리(돔+아리·같은 목적으로 한 패를 이룬 무리), 둥지, 둥우리(둠+우리·둥주리), 두멍(크고 둥근 가마), 도막, 동그라미, 두메, 뜸(한 동네 안에서 따로따로 몇 집씩이 모여 있는 구역), 담, 둠벙(溜水池), 동이다, 뒹굴다 등의 말을 낳았다.

둠은 두르다의 명사형 두름이 줄어 된 말이기도 해서 둘레, 두름(물고기 엮음), 들러리, 돌리다, 구르다(두르다), 도로(反·復), 도리어(反하여) 등의 말들과도 서로 먼 친족 관계를 이루고 있다. 둠(담)은 일본으로도 건너가 다마(タマ·玉·珠), 아다마(アタマ·頭), 다무로(タムロ·屯), 쓰부라(ツブラ·圓) 등의 말을 이루게도 했다.


둠뫼가 두무산, 두모산으로

둔지미(屯山·芚山·屯芝山)라는 작은 산이 충남 예산 덕산면, 전북 완주 봉동읍, 대구 동구에 각각 있는데, 원래 둠재에 뫼가 덧들어가 둠재뫼로 되었다가 굳혀진 이름으로 보인다.
-둠+재(山)=둠재
-둠재+뫼=둠재뫼 > 둠지뫼 > 둔지미
이 산이름으로 해서 예산, 완주, 대구에 각각 둔리(屯里), 둔산리(芚山里), 둔산동(屯山洞)이란 행정지명이 생겼다. 대구에도 돈지봉(敦志峰·131m)이라고 표기되는 둔지미가 있다. 북제주군 구좌읍에는 둔지오름(屯地峰·287m)이 있다. 둠은 두무, 두모, 두미로 연철되어 두무악 외에도 많은 땅이름을 낳았다.

-두무덕(斗武德) 함남 북청 가회면 / 두무산(斗霧山) 경남 거창-산청-합천, 1,038m / 두무산(杜武山) 황해도 곡산, 1,186m / 두모산(頭모山) 함남 안변 근처 / 두미산(頭尾山) 평북 안주 동면

경기도 개풍의 덕물산(德勿山), 덕유산 북서쪽의 두문산(斗文山), 강원도 통천의 두문령(杜門嶺)도 각각 두물뫼, 둠뫼, 둠재의 한자식 표기다. 둠은 덤, 돔으로도 되어 도마, 도매, 도미로 되면서, 강원도 화천과 경기도 가평 사이의 도마치(道馬峙), 평북 자성의 도매봉(桃梅峰), 선천의 도미라산(都彌羅山) 등의 이름을 만들었다.

또, 덤은 더미로 되었다가 모음동화로 데미(대미)가 되기도 했다. 대미산(大美山) 강원도 평창 방림면, 충북 제천 덕산면, 전남 여수 돌산읍 / 대미산(大眉山) 충북 충주 살미면, 684m.

또, 대마, 대모로도 되어 충북 음성과 경북 봉화의 대마산(大馬山), 인천 강화의 대모산(大母山)이란 이름을 낳았다. 경남 거창의 흰대미산(흰독더미산·白磊山)과 마금대미(막은데미산), 경북 칠곡의 숲데미산(石積山), 경남 거창-전북 무주의 대마산(大馬山), 경북 경산-영천의 대마산(大馬山), 경주-영일의 두마니 등도 모두 둠(덤) 관계의 산이름들이다.

데미는 태미, 퇴미로 되어 강화도에는 퇴미산(退眉山·退嵋山)으로 표기되는 태미가 있고, 같은 섬에 퇴미(退嵋), 퇴미재 등의 이름도 깔리게 했다. 퇴미산, 퇴밋재는 충남 청양과 전남 강진 옥천면 등에도 있다. 전남 신안 장산면, 황해 연백 유곡-도천면에 있는 토미산(兎尾山), 경남 함양 안의면의 투무산, 강원도 회양 상북면의 연토미(淵吐美)도 퇴미(더미)를 바탕으로 한 이름들이다.

둠 지명은 옛 백제 땅에 많아

읍을 일러 담로라 하는데, 중국말의 군현과 같다.
-그 나라에 22개 담로가 있는데, 모두 아들이나 그 겨레붙이가 이를 맡아 다스리고 있다(謂邑曰擔魯 如中國之言郡縣也 其國有二十二擔魯, 皆以子第宗族分據之)<양서 백제조>
-송양왕이 나라를 들어 항복하여 왕은 그 땅을 다물이라 하고, 고구려 말에 복구한 땅을 다물이라 말하는 까닭으로 이와 같이 이름한 것이다(松讓以國來降, 以其地爲多勿都,麗語謂復舊土爲多勿.故以 名焉)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동명성왕 2년조>

삼국사기엔 비류와 온조가 고구려 주몽의 아들이고, 열 신하와 더불어 남쪽으로 와 백제를 건국한 듯이 기록했으니, 이들이 가는 곳은 모두 다물(多勿)이 되는 셈이다. 다물은 담(둠)에서 나온 말로 여겨지는데, 이것의 관련지명이 황해도와 경기만 일대에 많이 깔려 있음은 매우 흥미롭다.

산이름에서만도 앞에서 든 두물뫼(개풍), 태미(강화), 퇴미(강화), 토미(연백) 외에 다모뫼(大母山·강화) 등이 있고, 섬이름에서도 두물섬(德勿島)>덕적도(德積島·옹진), 대물섬(大阜島·옹진), 떼무리(舞島·옹진), 두문섬(注文島·옹진), 대미섬(大梅島·황해도 은율) 등이 있다. 인천의 옛 이름 제물포(濟物浦)도 데물(데물개)에서 나온 이름으로 보고 있다.

또, 두무(杜門洞·개풍 광덕면), 두뭇개(斗武浦·옹진군 용전면)란 마을이름도 있다. 황해도는 두무(杜茂·杜霧)라는 지명이 서흥, 곡산, 평산에 있다. 삼국시대의 둠 계통 지명은 황해와 경기 일원에 특히 많은데, 둠나골(冬音奈忽·강화 일부), 돔골(冬忽·황주), 둠골(冬音忽·연백), 두물골(德勿縣·개풍 일부), 두밋골(冬比忽·개성) 등을 들 수 있다. 삼국 정립 이전의 황해도 이름 대방(帶方)도 대모의 표기로, 역시 둠 계통의 지명으로 보고 있다.

철원의 고구려 때 지명은 모을동비(毛乙冬非)로 털두미로 유추되는데, 나무가 많은 산의 뜻으로 붙여진 듯하며, 털두미가 철두미로 되었다가 한자의 철원(鐵圓-鐵原)으로 되었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두잉지(豆仍只·연기), 두내산(豆乃山·김제 만경), 동음(冬音·강진 일부), 도무(道武·해남 일부), 두부지(豆夫只·화순 동복면), 둔지(遁支·순천 일부) 등은 각각 등재, 둔매, 둠골, 두무, 둠재, 둔재로 유추되고 있다. 하동의 삼국시대 지명은 한다사(韓多沙)로 한다몰일 것이고, 그 영현의 소다사(小多沙)는 앗아몰일 것이다.


▲ '덤붕산'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둥그렇게 솟아오른 점봉산.

덤붕은 한자로 점봉이 되고

백두대간에는 둠 계통의 산이름이 많지 않다. 이것은 백두대간에 걸친 산들 중에는 꼭대기가 평탄하거나 둥그스름한 산이 많지 않음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인제 기림면 지동리, 인제읍 귀둔리와 양양 서면 오가리 경계에는 덤붕산이라고 불리는 산이 있다. 한계령 남쪽 줄기에 위치한 이 산은 높이 1,424m로, 설악산 대청봉과 남북으로 마주보며 설악산 국립공원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이 산은 조선시대에 산골짜기에서 어떤 사람이 몰래 엽전을 만들다가 들켰다고 하는데, 지금도 이 근처에서는 꽹과리 소리를 가리켜 ‘덤붕산 돈 닷 돈, 덤붕산 돈 닷 돈’ 한다고 한다.

이 산을 한자로는 점봉산(點峰山)이라고 하지만, 원래 둠 계통의 산이름인 덤붕이다. 아마도 다른 산에 비해 그리 험하지 않고 산머리가 둥글게 보여 이런 이름이 나왔으리라고 본다. 즉, 점봉산은 둥금(圓)의 뜻인 둠을 취했음을 그 산세를 보아서도 잘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선인지 덤붕산이나 둠붕산이란 이름이 그 산모습에 아주 잘 어울린다.

누군가는 말했다. “설악이 화려한 재주와 마력을 두루 갖춘 대부쯤 된다고 보면 점봉은 속 깊고 온화한 여인의 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굳이 국어 학자가 아니라도 덤붕산이 한자로 점봉산으로 소리옮김되었을 것이라는 데는 그리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덤+붕(蜂) = 덤붕 > 점붕(+산) → 점봉산
ㄷ의 음은 ㅈ으로 잘 변한다. 말에서뿐만 아니라 지명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개 구개음화(口蓋音化)에 의한 것이다. 덤붕산의 남서쪽 비탈 기슭에 있는 마을인 인제읍 귀둔리 역시 둠 계열의 이름이다. 그 서쪽 하추리의 더디밋재 역시 같은 계열의 땅이름이다.

더+둠(이)+재=더둠잇재>더두밋재>더디밋재
국토지리정보원 발행의 1:50,000 지도에는 이곳의 마을 이름을 더뒤미로 표기해 놓고 있다. 마을 서쪽으로 내린천이 크게 곡류하는데, 냇줄기 방향에서 보아도 마을 뒤의 산마루가 바가지를 엎어놓은 듯 둥그스럼하게 보인다. 더디미(더뒤미)는 둠(둥근 산) 옆으로 냇줄기가 돌아흘러 ‘돌둠이’였던 것이 변한 이름으로 보인다.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

Posted by 동봉
,

[백두대간 대장정 제22구간 / 갈전곡봉] 풍수

물의 성질에도 풍수가 통한다
수질이 길흉화복에 미치는 영향력

▲ 인자수지(人子須知)에 나오는 주자 고조모의 명당도. 금두양상(金斗梁上·대들보에 걸려있는 큰 그릇 모양)이라는 대명당에 장사를 지내 대유학자인 주자가 나왔다고 한다.
인자수지(人子須知)라는 유명한 풍수고서에 주자의 고조모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이 있다. 내용인즉, 송나라 때의 풍수명사인 오경란(吳景鸞)과 제자 홍사량(洪思良)이 지금의 강서성 동북부에 있는 무원현( 源縣) 관갱령(官坑嶺)를 지나가다가 목이 말라 샘을 찾아 물을 마시는데, 물맛이 이상하게도 한묵향(翰墨香) 맛이 났다고 한다.

오경란 선생은 “이 샘은 매우 이상하므로 틀림없이 귀한 땅이 있을 것이다”고 말하고 산으로 올라가 금두양상(金斗梁上·대들보에 걸려있는 큰 그릇 모양의 혈)이라는 대명당을 찾았다.

이후 주희의 4대 조모인 정씨(程氏)의 묘를 이곳에 1059년에 장사를 지내고 예단하기를 “큰 부자나 큰 벼슬은 나오지 않더라도 공자와 같은 총명한 현인이 한 사람이 나올 것이다”라고 했는데, 과연 72년 후인 1130년에 주희 선생(사주팔자는 경술년 병술월 갑인일 경오시)이 탄생했다.

주자의 고조모는 금두양상의 대명당

이 묘는 형국론으로 표현하면 금두혈로, 금두는 곡식을 담는 큰 그릇이기 때문에 부자가 나오고, 그림에 보이는 멀리 있는 조산을 두고‘차격원재천표비천량기청불가득견첨수특이(此格遠在天表非天郎氣淸不可得見尖秀特異· 조산의 품격은 멀리 하늘 끝에 나타나 있는데 남쪽 천량의 산기운이 맑지 않았더라면 뾰쪽하고 수려하여 특이한 조산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하여, 정면으로 멀리 보이는 첨봉이 문필봉이 되어 대학자가 나온다고 한 것이다.

오경란 선생의 풍수지리학의 전승계보는 풍수의 조사이며 세칭 구빈(救貧) 선생이라고 불리는 양균송(楊筠松·당) 선생으로부터 시작하여 증공안(曾公安·당)에게 전수했고, 증공안은 아들인 증문천(曾文 ·당)에게 전수했고, 증문천은 진희이(陳希夷·오대)에게 전수했는데, 진희이 선생은 풍수지리뿐만 아니라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유행되고 있는 자미두수(紫微斗數)계에도 대가다.

진희이 선생은 오극성(吳克誠·오대)에게 전수했고, 오극성은 아들인 오경란(吳景鸞·송)에게 전수했고, 오경란은 홍사량(洪士良·송)에게 전수했는데, 이 명사들의 출신지와 활동무대가 모두 중국 강서성 출신이므로 일명 강서파라고 부르기도 하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풍수명사들이다.

또한 오경란의 풍수저서로는 현기부(玄機賦)와 현공비지(玄空秘旨)가 있는데, 이 책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귀한 저서다. 또한 홍사량은 풍수지리를 익혀 직접 부인의 묘를 풍취나대(風吹羅帶)라는 대명당에 장사를 지냈는데 증손자대에서 삼형제는 시호를 받을 정도로 유명한 학자가 됐다.

그런데 오경란 선생이 산자락의 샘물 맛을 보고 명당을 찾았다고 하는데, 물이 풍수지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약수가 많은 강원도 백두대간

▲ 1 백두대간 산자락 아래에 있는 방동약수는 탄산, 철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있는 약수다. 2 갈천약수의 수조에 보이는 붉은 색은 철분이 많다는 증거다. 샘물 중에 신맛이 나는 이유는 철광 때문이며 인근 지역에는 명당이 없다고 한다.
백두대간의 구룡령은 56번 국도 상의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서면 경계에 위치한다. 구룡령에 이어 백두대간 상의 갈전곡봉(1,024m)의 계곡물은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로 흘러가는데, 이곳 방동리에는 방동약수라는 유명한 약수가 있다. 방동약수는 무색투명한 광천수로, 특히 탄산 성분이 많아 사이다 맛이 나며, 탄산 이외에도 철분, 망간, 불소 등의 성분이 들어 있어서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또한 방동약수에서 백두대간 넘어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는 갈천약수가 있는데, 이곳의 약수도 방동약수와 성분과 맛이 비슷하다. 이렇게 강원도 지역 내의 백두대간에는 약수터가 많은 곳에 산재하고 있다.

풍수지리에서 기본적인 요소는 산과 물인데, 산은 인물과 관계가 있고, 물은 재물과 관련이 있다. 중국 청조에 심호(沈鎬) 선생이 지은 형기풍수 고서인 지학(地學)을 보면 물에 관한 설명 중 특히 수형(水形) 이외에 물에 관련하여 상세한 내용이 있다.

풍수지리에서 물은 수형(水形) 즉 물이 흐르는 형태로 분합(分合)과 내거(來去)의 방향·대소·원근 등을 보고 길흉화복을 판단하지만, 수성(水性)·수질(水質)·수색(水色)·수미(水味)·수기(水氣)·수성(水聲)·수광(水光) 등의 요소도 작용한다는 특이한 내용이다.

물은 풍수지리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일상생활에서 특히 식수의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지학(地學)에 나오는 물의 질, 색, 맛 등의 내용을 소개한다.

‘보라색 물은 그 귀함을 말로 다 할 수 없다’

수질(水質)에는 청(淸·맑음), 탁(濁·흐림),후(厚·두터움), 박(薄·엷음)이 있으며, 색의 기, 맛의 기, 소리의 기로서 판단한다. 수색(水色)은 맑음[澄淸]을 근본으로 삼고, 보라색과 푸른 색[紫碧]은 특이한 것이며,백색은 보통이고, 황색은 많이 떨어지고, 홍색은 많이 흉하고, 흑색은 제일 나쁜 색이다.

징청수(澄淸水)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은 맑고 깨끗하여 움직임이 없어야 하고, 밑바닥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어야 하고, 무색이어야 하고, 맑은 날 하늘처럼 가리는 것이 없어야하고, 티끌 한 점도 없는 거울 같은 물이 최고로 귀하여 청수(淸秀)한 인물이 나오고 복록이 오래 간다.

자수(紫水)는 대개 샘과 우물과 굴에서 나오는 물로, 이 물을 잘 보면 보라색을 느낄 수 있다. 연보라색 물은 미녀와 명현이 나오고, 짙은 보라색 물은 아주 귀하여 여자는 왕후가 나오고 남자는 재상이 나온다. 물을 바라보아 보라색을 띠고 올라오면 그 귀함을 말로 다 할 수 없다.

벽수(碧水)는 대개 샘이나 굴(窟)에서 나오는 물로, 화가가 사용하는 푸른 색으로 고매한 인물이나 과거급제가 나오고, 이름난 선비나 어진 신하가 나오는데, 이 물을 바라보아 푸른 색이 녹아있으면 바로 발응하는 시기다.

백수(白水)는 평범한 물로 대개 푸른 색이거나 백색이지만 자색, 벽색, 흑색, 녹색의 물과는 다르다. 이 물을 깊은 그릇에 담으면 청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얕은 그릇에 담아서 보면 역시 백색으로 보인다. 또한 가까이서나 멀리서 보아도 백색이다. 산은 작은데 물이 많고 넓게 보이는 곳에서의 혈은 보통으로 큰 복은 없지만, 샘이나 굴의 물이 백색이며 쌀뜨물처럼 보이고 맛이 달면 길하다. 다만 신맛은 꺼린다.

황천(黃泉)은 기본적으로 등급이 아래인 물로, 물의 탁한 기운을 없애기 어렵다. 가난하거나 비천하게 되는데, 부자라면 어리석다. 만약에 흙속에서 누런 색의 물이 새나오거나 부패한 물을 유농수(流膿水)라고 하는데, 악성종기가 생기거나 장기적인 질병이 발생하게 만들며, 오래 되면 자손이 끊긴다.

홍천(紅泉)은 구리 광산의 영향으로 생기는 물이다. 광산이 있는 곳에는 혈이 없다. 만약에 광산이 아닐지라도 병든 용의 앞에 흐르는 물이나 샘물이 홍색 거품이 나거나 새나오면 유혈수(流血水)라고 하며, 토혈(吐血·피를 토하는 질병)이나 붕루(崩漏·자궁출혈) 등의 고치기 힘든 질병에 걸리고, 용의 목의 위치에서 붉은 물이 솟아 나오면 살상을 당하거나 횡사한다.

만약에 본래는 홍천이 없었는데 갑자기 용맥을 뚫은 곳에서 붉은 녹물이 나오면 용이 잘리고 맥이 끊어진 것으로, 갑자기 재앙이 계속 발생하여 급히 고치려고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흑수(黑水)는 용의 악한 기운에서 생기는 물로, 중국의 서북쪽 변방이나 중원의 산간지역에 간혹 있다. 혹자는 물 옆에 있는 느릅나무나 잣나무의 잎사귀에 물들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혹자는 물의 아래에 검은 암석이나 검은 개펄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이 아니다.

물은 본래 검지 않으나 다만 흐르는 물에서도 특정한 지역에서는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릇에 담아서 보면 검게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물이 흐르는 장소에서 보면 캄캄한 동굴의 땅과 같으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곳의 사람은 고집이 세고 어리석어 아는 것이 없으므로 이런 물을 보고 장사를 지내면 영원히 복을 받을 수 없다. 만약에 깊은 곳에 모여 있다면 가리거나 제거하면 된다.

별도로 홍의수(紅衣水), 자의수(紫衣水), 녹의수(綠衣水)가 있는데,물의 표면을 가리고 있으므로 제거하지 않으면 혈이 있더라도 발복하지 못한다. 또한 홍조(紅藻), 자조(紫藻), 녹조(綠藻)라는 것도 있는데, 심하면 물을 완전히 덮기 때문에 지기는 쇠퇴하고 땅은 스스로 덮어씌우게 되므로 덮인 기는 하늘까지 이르게 되어 사람의 힘으로 청소하면 역시 복을 받을 수 있다.


‘철광지대에는 명당이 없다’

물은 맛(水味)이 있으므로, 입안을 깨끗이 하고 맛을 보아 맛이 있으면 좋은 물이고, 싱거우면 보통이고, 사탕수수 즙과 같으면 반드시 귀기(貴氣)가 있으나, 지나치게 달면 기운이 물에 모였으므로 혈에는 오히려 영험이 없다.

샘물 중에 신맛이 나는 이유는 철광(鐵鑛) 때문이며 혈은 없다. 만약에 광맥을 피하여 장사를 지내더라도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사람이 난다. 떫은 물은 사람을 곤경에 빠지게 하고, 쓴 물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며, 매운 샘은 전쟁을 일으키고, 짠 샘은 천한 사람을 나오게 하므로 이런 곳에서는 좋은 혈이 없다.

짜고 매운 물은 추잡한 사람이 나며 좋은 혈도 없다. 짜고 매운 물맛이 나는 곳은 반드시 초석(硝石)이 있으며, 또한 염전으로 짜다면 풀이 나지 않는데, 장사를 지내면 불행하게 되어 절대로 복된 사람이 나지 않는다.

수기(水氣)는 향기가 나는 물이 제일이다. 묵향(墨香)은 대유학자기 나고, 지분향(脂粉香)이 나는 물은 미녀가 나고, 쌀밥의 향이 나면 부자노인이 난다. 물맛이 특별한 맛이 없으면 좋지만 비린내가 나면 천하거나 흙을 비리게 만든다. 평범한 물이 물고기나 뱀의 비린내가 난다면 불길하다는 징조이다.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악취가 나는 물은 죽은 물이므로 이러한 곳의 혈은 전염병이 유행시키게 된다. 소나 돼지에 의해 오염된 폐수는 정화해야 한다.

물 위에 생기는 물안개는 반드시 산이 없는 연못으로 인하여 생긴 것으로 복지(福地)가 아니고, 산안개를 바라보아 자벽(紫碧)색은 귀하여 길한 기운이다. 연기나 먼지가 덮어 가리는 날이 빈번한 지역은 반드시 길한 기운을 막아 이르지 못하게 만든다.

사계절 물의 기운이 항상 차가운 물은 냉장천(冷漿泉)이라고 하는데, 발복을 받지 못하며, 또한 사계절 물의 기운이 항상 더운 물은 탕천(湯泉)이라고 하는데, 이는 땅의 기운이 모두 샘에 모였으므로 혈이 맺히지 않는다. 겨울철에는 온난하고 여름에는 차가운 물이 좋은 물이다.

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주로 건강과 관련이 있지만, 풍수지리에서의 물은 길흉화복에도 영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주택지를 선정하거나 장사를 지내는 데 활용하면 추길피흉(趨吉避凶)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

글 최명우 대한현공풍수지리학회 연구소장 http://cafe.daum.net/gusrhdvndtn

Posted by 동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