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대장정 제22구간 / 갈전곡봉] 풍수

물의 성질에도 풍수가 통한다
수질이 길흉화복에 미치는 영향력

▲ 인자수지(人子須知)에 나오는 주자 고조모의 명당도. 금두양상(金斗梁上·대들보에 걸려있는 큰 그릇 모양)이라는 대명당에 장사를 지내 대유학자인 주자가 나왔다고 한다.
인자수지(人子須知)라는 유명한 풍수고서에 주자의 고조모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이 있다. 내용인즉, 송나라 때의 풍수명사인 오경란(吳景鸞)과 제자 홍사량(洪思良)이 지금의 강서성 동북부에 있는 무원현( 源縣) 관갱령(官坑嶺)를 지나가다가 목이 말라 샘을 찾아 물을 마시는데, 물맛이 이상하게도 한묵향(翰墨香) 맛이 났다고 한다.

오경란 선생은 “이 샘은 매우 이상하므로 틀림없이 귀한 땅이 있을 것이다”고 말하고 산으로 올라가 금두양상(金斗梁上·대들보에 걸려있는 큰 그릇 모양의 혈)이라는 대명당을 찾았다.

이후 주희의 4대 조모인 정씨(程氏)의 묘를 이곳에 1059년에 장사를 지내고 예단하기를 “큰 부자나 큰 벼슬은 나오지 않더라도 공자와 같은 총명한 현인이 한 사람이 나올 것이다”라고 했는데, 과연 72년 후인 1130년에 주희 선생(사주팔자는 경술년 병술월 갑인일 경오시)이 탄생했다.

주자의 고조모는 금두양상의 대명당

이 묘는 형국론으로 표현하면 금두혈로, 금두는 곡식을 담는 큰 그릇이기 때문에 부자가 나오고, 그림에 보이는 멀리 있는 조산을 두고‘차격원재천표비천량기청불가득견첨수특이(此格遠在天表非天郎氣淸不可得見尖秀特異· 조산의 품격은 멀리 하늘 끝에 나타나 있는데 남쪽 천량의 산기운이 맑지 않았더라면 뾰쪽하고 수려하여 특이한 조산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하여, 정면으로 멀리 보이는 첨봉이 문필봉이 되어 대학자가 나온다고 한 것이다.

오경란 선생의 풍수지리학의 전승계보는 풍수의 조사이며 세칭 구빈(救貧) 선생이라고 불리는 양균송(楊筠松·당) 선생으로부터 시작하여 증공안(曾公安·당)에게 전수했고, 증공안은 아들인 증문천(曾文 ·당)에게 전수했고, 증문천은 진희이(陳希夷·오대)에게 전수했는데, 진희이 선생은 풍수지리뿐만 아니라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유행되고 있는 자미두수(紫微斗數)계에도 대가다.

진희이 선생은 오극성(吳克誠·오대)에게 전수했고, 오극성은 아들인 오경란(吳景鸞·송)에게 전수했고, 오경란은 홍사량(洪士良·송)에게 전수했는데, 이 명사들의 출신지와 활동무대가 모두 중국 강서성 출신이므로 일명 강서파라고 부르기도 하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풍수명사들이다.

또한 오경란의 풍수저서로는 현기부(玄機賦)와 현공비지(玄空秘旨)가 있는데, 이 책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귀한 저서다. 또한 홍사량은 풍수지리를 익혀 직접 부인의 묘를 풍취나대(風吹羅帶)라는 대명당에 장사를 지냈는데 증손자대에서 삼형제는 시호를 받을 정도로 유명한 학자가 됐다.

그런데 오경란 선생이 산자락의 샘물 맛을 보고 명당을 찾았다고 하는데, 물이 풍수지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약수가 많은 강원도 백두대간

▲ 1 백두대간 산자락 아래에 있는 방동약수는 탄산, 철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있는 약수다. 2 갈천약수의 수조에 보이는 붉은 색은 철분이 많다는 증거다. 샘물 중에 신맛이 나는 이유는 철광 때문이며 인근 지역에는 명당이 없다고 한다.
백두대간의 구룡령은 56번 국도 상의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서면 경계에 위치한다. 구룡령에 이어 백두대간 상의 갈전곡봉(1,024m)의 계곡물은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로 흘러가는데, 이곳 방동리에는 방동약수라는 유명한 약수가 있다. 방동약수는 무색투명한 광천수로, 특히 탄산 성분이 많아 사이다 맛이 나며, 탄산 이외에도 철분, 망간, 불소 등의 성분이 들어 있어서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또한 방동약수에서 백두대간 넘어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는 갈천약수가 있는데, 이곳의 약수도 방동약수와 성분과 맛이 비슷하다. 이렇게 강원도 지역 내의 백두대간에는 약수터가 많은 곳에 산재하고 있다.

풍수지리에서 기본적인 요소는 산과 물인데, 산은 인물과 관계가 있고, 물은 재물과 관련이 있다. 중국 청조에 심호(沈鎬) 선생이 지은 형기풍수 고서인 지학(地學)을 보면 물에 관한 설명 중 특히 수형(水形) 이외에 물에 관련하여 상세한 내용이 있다.

풍수지리에서 물은 수형(水形) 즉 물이 흐르는 형태로 분합(分合)과 내거(來去)의 방향·대소·원근 등을 보고 길흉화복을 판단하지만, 수성(水性)·수질(水質)·수색(水色)·수미(水味)·수기(水氣)·수성(水聲)·수광(水光) 등의 요소도 작용한다는 특이한 내용이다.

물은 풍수지리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일상생활에서 특히 식수의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지학(地學)에 나오는 물의 질, 색, 맛 등의 내용을 소개한다.

‘보라색 물은 그 귀함을 말로 다 할 수 없다’

수질(水質)에는 청(淸·맑음), 탁(濁·흐림),후(厚·두터움), 박(薄·엷음)이 있으며, 색의 기, 맛의 기, 소리의 기로서 판단한다. 수색(水色)은 맑음[澄淸]을 근본으로 삼고, 보라색과 푸른 색[紫碧]은 특이한 것이며,백색은 보통이고, 황색은 많이 떨어지고, 홍색은 많이 흉하고, 흑색은 제일 나쁜 색이다.

징청수(澄淸水)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은 맑고 깨끗하여 움직임이 없어야 하고, 밑바닥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어야 하고, 무색이어야 하고, 맑은 날 하늘처럼 가리는 것이 없어야하고, 티끌 한 점도 없는 거울 같은 물이 최고로 귀하여 청수(淸秀)한 인물이 나오고 복록이 오래 간다.

자수(紫水)는 대개 샘과 우물과 굴에서 나오는 물로, 이 물을 잘 보면 보라색을 느낄 수 있다. 연보라색 물은 미녀와 명현이 나오고, 짙은 보라색 물은 아주 귀하여 여자는 왕후가 나오고 남자는 재상이 나온다. 물을 바라보아 보라색을 띠고 올라오면 그 귀함을 말로 다 할 수 없다.

벽수(碧水)는 대개 샘이나 굴(窟)에서 나오는 물로, 화가가 사용하는 푸른 색으로 고매한 인물이나 과거급제가 나오고, 이름난 선비나 어진 신하가 나오는데, 이 물을 바라보아 푸른 색이 녹아있으면 바로 발응하는 시기다.

백수(白水)는 평범한 물로 대개 푸른 색이거나 백색이지만 자색, 벽색, 흑색, 녹색의 물과는 다르다. 이 물을 깊은 그릇에 담으면 청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얕은 그릇에 담아서 보면 역시 백색으로 보인다. 또한 가까이서나 멀리서 보아도 백색이다. 산은 작은데 물이 많고 넓게 보이는 곳에서의 혈은 보통으로 큰 복은 없지만, 샘이나 굴의 물이 백색이며 쌀뜨물처럼 보이고 맛이 달면 길하다. 다만 신맛은 꺼린다.

황천(黃泉)은 기본적으로 등급이 아래인 물로, 물의 탁한 기운을 없애기 어렵다. 가난하거나 비천하게 되는데, 부자라면 어리석다. 만약에 흙속에서 누런 색의 물이 새나오거나 부패한 물을 유농수(流膿水)라고 하는데, 악성종기가 생기거나 장기적인 질병이 발생하게 만들며, 오래 되면 자손이 끊긴다.

홍천(紅泉)은 구리 광산의 영향으로 생기는 물이다. 광산이 있는 곳에는 혈이 없다. 만약에 광산이 아닐지라도 병든 용의 앞에 흐르는 물이나 샘물이 홍색 거품이 나거나 새나오면 유혈수(流血水)라고 하며, 토혈(吐血·피를 토하는 질병)이나 붕루(崩漏·자궁출혈) 등의 고치기 힘든 질병에 걸리고, 용의 목의 위치에서 붉은 물이 솟아 나오면 살상을 당하거나 횡사한다.

만약에 본래는 홍천이 없었는데 갑자기 용맥을 뚫은 곳에서 붉은 녹물이 나오면 용이 잘리고 맥이 끊어진 것으로, 갑자기 재앙이 계속 발생하여 급히 고치려고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흑수(黑水)는 용의 악한 기운에서 생기는 물로, 중국의 서북쪽 변방이나 중원의 산간지역에 간혹 있다. 혹자는 물 옆에 있는 느릅나무나 잣나무의 잎사귀에 물들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혹자는 물의 아래에 검은 암석이나 검은 개펄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이 아니다.

물은 본래 검지 않으나 다만 흐르는 물에서도 특정한 지역에서는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릇에 담아서 보면 검게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물이 흐르는 장소에서 보면 캄캄한 동굴의 땅과 같으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곳의 사람은 고집이 세고 어리석어 아는 것이 없으므로 이런 물을 보고 장사를 지내면 영원히 복을 받을 수 없다. 만약에 깊은 곳에 모여 있다면 가리거나 제거하면 된다.

별도로 홍의수(紅衣水), 자의수(紫衣水), 녹의수(綠衣水)가 있는데,물의 표면을 가리고 있으므로 제거하지 않으면 혈이 있더라도 발복하지 못한다. 또한 홍조(紅藻), 자조(紫藻), 녹조(綠藻)라는 것도 있는데, 심하면 물을 완전히 덮기 때문에 지기는 쇠퇴하고 땅은 스스로 덮어씌우게 되므로 덮인 기는 하늘까지 이르게 되어 사람의 힘으로 청소하면 역시 복을 받을 수 있다.


‘철광지대에는 명당이 없다’

물은 맛(水味)이 있으므로, 입안을 깨끗이 하고 맛을 보아 맛이 있으면 좋은 물이고, 싱거우면 보통이고, 사탕수수 즙과 같으면 반드시 귀기(貴氣)가 있으나, 지나치게 달면 기운이 물에 모였으므로 혈에는 오히려 영험이 없다.

샘물 중에 신맛이 나는 이유는 철광(鐵鑛) 때문이며 혈은 없다. 만약에 광맥을 피하여 장사를 지내더라도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사람이 난다. 떫은 물은 사람을 곤경에 빠지게 하고, 쓴 물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며, 매운 샘은 전쟁을 일으키고, 짠 샘은 천한 사람을 나오게 하므로 이런 곳에서는 좋은 혈이 없다.

짜고 매운 물은 추잡한 사람이 나며 좋은 혈도 없다. 짜고 매운 물맛이 나는 곳은 반드시 초석(硝石)이 있으며, 또한 염전으로 짜다면 풀이 나지 않는데, 장사를 지내면 불행하게 되어 절대로 복된 사람이 나지 않는다.

수기(水氣)는 향기가 나는 물이 제일이다. 묵향(墨香)은 대유학자기 나고, 지분향(脂粉香)이 나는 물은 미녀가 나고, 쌀밥의 향이 나면 부자노인이 난다. 물맛이 특별한 맛이 없으면 좋지만 비린내가 나면 천하거나 흙을 비리게 만든다. 평범한 물이 물고기나 뱀의 비린내가 난다면 불길하다는 징조이다.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악취가 나는 물은 죽은 물이므로 이러한 곳의 혈은 전염병이 유행시키게 된다. 소나 돼지에 의해 오염된 폐수는 정화해야 한다.

물 위에 생기는 물안개는 반드시 산이 없는 연못으로 인하여 생긴 것으로 복지(福地)가 아니고, 산안개를 바라보아 자벽(紫碧)색은 귀하여 길한 기운이다. 연기나 먼지가 덮어 가리는 날이 빈번한 지역은 반드시 길한 기운을 막아 이르지 못하게 만든다.

사계절 물의 기운이 항상 차가운 물은 냉장천(冷漿泉)이라고 하는데, 발복을 받지 못하며, 또한 사계절 물의 기운이 항상 더운 물은 탕천(湯泉)이라고 하는데, 이는 땅의 기운이 모두 샘에 모였으므로 혈이 맺히지 않는다. 겨울철에는 온난하고 여름에는 차가운 물이 좋은 물이다.

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주로 건강과 관련이 있지만, 풍수지리에서의 물은 길흉화복에도 영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주택지를 선정하거나 장사를 지내는 데 활용하면 추길피흉(趨吉避凶)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

글 최명우 대한현공풍수지리학회 연구소장 http://cafe.daum.net/gusrhdvndtn

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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