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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산과 아차산은 이어져 있다. 봉우리는 용마산이 더 높은데도 예전부터 이름이 난 것은 아차산 쪽이었다. 한성백제 시대의 석성인 아차산성 덕이 아닐까. 더구나―학계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고 하지만―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로 유명한 고구려의 온달 장군이 이곳에서 전사했다는 이야기까지 곁들여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이 아차산의 남쪽 밑자락, 주택가가 끝나고 등산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잡은 산기슭 생태공원이다. 그러나 연재의 여섯 번째로 다뤘던 우면산자연생태공원과는 모습이 좀 다르다. 규모로 따져도 연재 중 가장 작은 7000평 남짓밖에 되지 않으며(다른 곳들은 보통 5만평을 넘는다), 경관 역시 자연 그대로라기보다는 인공조성된 야생화 동산에 가깝다.
공원으로 조성된 공간 자체도 숲이 아니라 논밭으로 쓰던 사유지였다고 한다. 그것을 국가나 시가 아닌 광진구가 매입해서 생태공원으로 꾸민 것이다. 복원의 어려움과 예산 및 행정상의 한계 등이 겹쳐 야생화 동산이라는 타협점으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
성격 자체를 두고 시비를 가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길동생태공원처럼 까다롭게 운영되는 교육과 보전 위주의 공간도 필요하고 강서나 샛강처럼 보전과 자유이용이 중심인 곳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곳처럼 가볍게 아이들 데리고 나와 꽃구경 하고 바람 쐴 곳도 필요한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서울에 이런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쪽일 것이다.
"서양등골나물은 보는 즉시 뽑으라"고 씌어 있는 안내문이나 주변 경관과 엇박자를 보이는 몽골 게르(천막)와 인어공주상도 짚어둘 필요가 있을 듯하다. 대다수의 시민은 서양등골나물이라는 이름조차 낯설 텐데 어떻게 식별을 하고 뽑아 없애라는 것일까. 외래종을 보는 시각에 대한 생태학적 논의는 미룬다 하더라도 말이다. 또한 산기슭의 몽골 게르까지는 자매결연의 산물이라니 애교로 봐준다 해도, 삼국시대 유적지가 지척인 자생식물 연못 한가운데 앉아 있는 인어공주는 영 어색하다. 물과의 연관성이라면 심황후도 있고 선묘낭자도 있을텐데, '퓨전'치고는 좀 과도했던 것이 아닐지. 이에 대해서는 많은 지적이 있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의 공원과 유휴지를 생태공원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아차산생태공원 또한 좋은 시범케이스가 될 것이다. 적어도 구마다 하나씩은 이런 곳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마음, 시장이 앞서 '환경도시'를 외치는 시대에 과욕은 아니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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