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060917

노닐기 2006. 9. 19. 16:43


텔레비전 사극 상도로 유명해진 계영배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계영배는 잔이 가득 차면 술이 새는 잔입니다. 이는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술은 ‘제례’, ‘관례’, ‘혼례’, ‘상례’, ‘향음주례’등 전통 생활에서 늘 함께 해왔습니다. 생활을 주관하는 주요예법에서 술을 찾고, 술이 예법 사이로 스미는 과정이 반복 되어 왔던 것입니다. 무조건 취하고 보자는 술이 아니라, 술을 대하면서 자연스럽게 술의 의미들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밖에 계영원에서는 전국에 있는 전통술이 전시되어 있고 전라북도 및 전국에서 유명한 이강주, 송화백일주, 송죽오곡주, 진도홍주 등 전통주를 판매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지방을 대표할 수 있는 술들을 지도로 그린 전통술 분포도가 있어 한눈에 전통술들을 볼 수 있습니다.
술 빚는 과정을 꼼꼼히 배우다보면 그 정성과 지혜에 새삼 놀라게 됩니다.


세심한 배려와 풍성한 마음을 담아 만들어지는 술 생산과정을 바라보면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화합으로 빚어지는 술의 의미를 자연스레 체득하게 됩니다.


양화당은 전통적인 술 빚기 과정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 민족이 술을 담글 때 사용하던 도구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만화와 패널을 통해 전통술이 빚어지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연구사’ 또는 ‘수을사랑회’ 회원들이 전통술빚기를 활발하게 진행하여 잊혀지고 맥이 끊겨진 우리 전통가양주 빚기를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양화당’에서 빚은 술은 숙성실을 통해 숙성시키고 냉각후 발효실에서 2~4주정도 발효시킵니다. 발효실과 숙성실의 항아리속에서 감칠맛나게 익어가는 술들을 눈으로 확인해 보실수 있습니다.

“가득 채움을 경계하라”는 뜻을 갖고 있는 ‘계영배’는 ‘절주배(節酒杯)’라고도 불리우며 70%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흘러내려 버리므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대 중국에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하늘에 정성을 드리며 비밀리에 만들어졌던 의기(儀器)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현대의 ‘탄탈로스의 접시’라는 화학실험기구와 그 원리가 비슷하며 한국에서는 실학자 하백원(1781~1844)과 도공 우명옥이 계영배를 만들었다고 전합니다. 하백원은 전라남도 화순 지방에서 태어나 20세까지 학문을 배우고 23세부터 53세까지 30여년간 실학연구에 몸을 바친 과학자. 실학자. 성리학자였습니다. 그는 계영배를 비롯하여 양수기 역할을 하는 자승차, 펌프같이 물의 수압을 이용한 강흡기와 자명종 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도공 우명옥은 조선시대 왕실의 진상품을 만들던 경기도 광주분원에서 스승에게 열심히 배우고 익혀 마침내 스승도 이루지 못한 설백자기를 만들어 명성을 얻은 인물로 전해집니다. 그 후 유명해진 우 명옥은 방탕한 생활로 재물을 모두 탕진한 뒤 잘못을 뉘우치고 스승에게 돌아와 계영배를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그 후 이 술잔을 조선시대의 거상 임 상옥(林尙沃:1779~1855)이 소유하게 되었는데, 그는 계영배를 늘 옆에 두고 끝없이 솟구치는 과욕을 다스리면서 큰 재산을 모았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TV드라마 「상도」를 통해 유명해진 계영배를 술 박물관 계영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떠나 보자! 현장 체험 학습] 전주한옥마을
전통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

전주한옥마을 전경. 국내 최대의 한옥 밀집 지대로 기와 지붕의 곡선ㆍ처마ㆍ뒤 안ㆍ대청마루 등 조상들의 전통 주거 형태를 배울 수 있다.

전주는 조선 왕조의 뿌리를 간직한 도시다. 그 중심에 800여 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룬 ‘전주한옥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한옥을 통해 조상의 전통 주거 형태를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전ㆍ오목대 등 문화 유적지, 한방문화센터ㆍ한옥체험관처럼 우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전주한옥마을(전주시 교동과 풍남동 일대)은 일제가 조선 시대 성곽을 헐고 상권을 침범하면서부터 이에 대한 반발로 1930년대 자연스레 형성됐다. 이후 1977년 ‘한옥마을 보존지구’로 묶여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한옥마을의 체험은 관광안내소(063-282-1330, 이하 지역 번호 생략)부터 시작된다. 이 곳에서 한옥마을 약도를 받은 뒤 안내원과 체험에 나서면 된다.

가장 먼저 둘러볼 곳은 한옥마을 입구에 자리한 경기전.

한국 최초의 순교 터에 세워진 전동 성당.

고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어진’(임금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입구의 ‘하마비’가 눈에 띈다. 하마비는 두 마리의 사자 조각을 받침돌로 삼아 비를 올린 것으로, 문화 해설사들은 “전국에서 가장 예쁜 하마비일 것.”이라고 자랑한다.

그 맞은편에는 ‘한국 천주교 순교 1번지’(사적 제288호)로 불리는 전동 성당이 우뚝 솟아 있다.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섞인 독특한 구조로,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일컬어지는 성당이다.

이 곳 성당을 나와 1970년대 이발소와 점집 등을 지나 10 분을 걸으면 오목대에 이른다. 이성계가 고려 말 우왕 6년(1380년)에 남원 황산에서 왜적을 무찌르고 돌아가던 중 승리를 자축한 곳으로, 한옥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목대 아래에는 전통한지연구소(232-6591)가 위치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제조 기술자들의 한지 공정 과정을 살펴본 뒤, 직접 종이 한 장을 떠 보고(만들고) 자기가 만든 종이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한지 제작 체험 후에는 조선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 씨가 머물고 있는 승광재(284-2323)를 찾아보자. 황실의 사진과 당시의 의복을 감상한 뒤, 황실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독특한 장소다. 승광재 바로 맞은편 설예원에서는 다도 예절ㆍ다식 만들기ㆍ천염 염색 체험을 3000 원~5000 원씩에 해 볼 수 있다.

승광재를 나와 다시 오른쪽으로 50 보만 걸으면 최명희 문학관(284-0570)과 마주한다. 호남 지방의 세시 풍속과 생활사를 생생한 우리말로 복원해 ‘모국어의 보고’로 평가받은 대하소설 ‘혼불’을 남긴 최명희 선생의 삶과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전시실에는 고 최명희 씨의 약력과 사진, 친필 원고와 편지 글이 가득하다. 특히 ‘작가의 방’은 생전의 집필실을 재현해 놓았다.

온 길을 되돌아 승광재를 지나고 왼쪽으로 30 걸음만 더 가면 전주전통술박물관(287-6305)을 만난다. 이 곳에서는 누룩 빚기 등 호남 지방의 전통 술 제조 비법을 보고 술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술 만드는 기구도 감상할 수 있다.

또 이 박물관에서 50 m 떨어진 곳에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287-6300)이 위치해 있다. 안채(단영원)와 사랑채(세화관)로 나뉘어져 있으며, 숙박을 할 경우 조선 시대 양반 생활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다 마당에서 윷을 놀고 투호를 던지고, 서예ㆍ판소리 등 한국 전통 생활 문화도 두루 접할 수 있다.

이 밖에 국내 유일의 한의학 박물관인 전주한방문화센터(232-2500)에서는 한의학적 진단을 통해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를 알아 볼 수 있으며, 전주 공예품전시관(285-0002)에서는 다양한 공예에 대한 자료를 보고 광주리ㆍ조리 등 공예품을 제작해 볼 수도 있다. 한편 전주전통문화센터(280-7001~2)에서도 전주 비빔밥ㆍ김치ㆍ한과 등을 만들어 보고 기악ㆍ전통춤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승용차 = 호남 고속 도로 전주 IC -> 남원 방향으로 직진 -> 전주시청 -> 남부 시장 -> 전주한옥마을

△KTX = 용산역에서 익산역 1 일 18 회 운행(1 시간 50 분 소요)

△고속 버스 = 서울에서 전주 10 분 간격 운행(2 시간 30 분 소요)

전통한지연구소에서 한지 만들기를 직접 체험해 보고 있는 어린이들.

설예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원장의 안내로 다도 체험을 하고 있다.

황손의 집 '승광재'. 조선 왕조의 역사를 사진 등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사진 오른쪽은 승광재를 찾은 어린이 관람객들.

전주한옥생활체험관. 고리걸기ㆍ굴렁쇠굴리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작가의 삶과 문학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최명희 문학관.


전주=글ㆍ사진 서원극 기자 wkseo@hk.co.kr

전주는 지금, 세계 소리 축제의 바다
오는 24일까지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 계속
권오성(kosmosos) 기자
▲ 개막식 공연.
ⓒ 권오성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안숙선)가 지난 1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지금 한창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치러지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소리, 놀이’이고, 주제어는 ‘우리는 소리로 논다’라고. 9일 동안 모두 3부문 13개 분야 1000여개의 공연 및 행사가 펼쳐진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판소리를 매개로 시작한 축제로, 이제는 세계 각국의 소리와 음악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집중기획 판소리, 프로그래머의 눈, 전통과 전위(호주편), 월드 보이스 스페셜, 소리-워매드 페스티벌, 축제 속의 축제, 소리프린지페스티벌 등이다.

▲ 축제장 풍경.
ⓒ 권오성

▲ 김소희 명창 추모하는 전시회.
ⓒ 권오성

▲ 공연을 통해 여러 악기를 체험하는 '세계의 악기 기행'.
ⓒ 권오성

집중 조명 받는 ‘판소리’

소리축제 제대로 즐기려면

올해 축제는 예년과는 달리 새롭게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일 입장권으로 모든 공연을

성인 기준 1만원 짜리 입장권을 구입하면 그날 하루는 모든 공연과 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 조직위원회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와 축제의 저변 확대를 노린 것이다. 다만 실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2시간 전부터 좌석권을 발급 받아야 한다. 한편 야외의 놀이마당은 매표소 밖에 있어 입장권이 없이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세·중·굿 소리캠프

세마치·중모리·굿거리 등 우리의 장단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소리와 놀이·교육이 어우러지는 축제 마니아들의 야영 행사이다. 참가비 2만5천 원을 내면 식사(3끼)·1일 입장권·텐트가 제공된다. 참가자들은 사물놀이·판소리·단가·단소 등에서 하나를 선택,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배우게 된다. 저녁에는 축제장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밤에는 대동마당과 귀신 체험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20일부터는 ‘김제지평선축제’와도 연계해서 캠프에 참여할 수 있다.

소리-워매드 축제

1982년 영국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24개국 145차례 공연을 펼쳐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로 인정받고 있는 워매드(WOMAD·World of Music Arts and Dance)가 소리축제와 네트워크를 통해 22∼24일까지 치러진다. 스코틀랜드·프랑스·인도·카메룬·중국 등 11개국에서 정상급의 12개 아티스트·팀이 초청됐다. 소리 마니아들은 이번 주말을 놓치지 말 것. / 권오성
집중기획 판소리는 ‘판소리의 정수를 느끼고 시대변화에 따른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소개’하기 위해 제대로 작심하고 만든 행사이다. ‘바디(한 마당 전부를 다듬어 놓은 소리)별 명창홍보 흥보가’(17~21일)는 명창의 서로 다른 각 유파적 특성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다섯바탕 판소리’(20~24일)는 소리축제 고유의 정수를 보여주는 놓칠 수 없는 공연이다.

이밖에 유파별 산조의 밤(19~21일), 판소리 젊은 시선(22~24일), 대학 창극 축제(19~23일), 중요 무형문화재 초청(19~23일) 등의 다양한 공연이 전통과 창작의 변주 속에서 숨 가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만정 김소희 명창(1917~1995)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행사들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고 있기도 하다. 이미 16일 ‘하늘소리, 김소희’ 공연을 시작으로 해서 ‘만정의 생애와 예술 세계’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치러졌으며, 축제 기간 내내 전시장에서는 명창과 관련한 각종 자료와 참신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노년을 쓸쓸히 보낸 김소희 명창을 이제나마 차분히 되돌아 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서 무척 다행이다.

변화를 모색하는 축제

국악과 클래식의 조화를 시도하는 ‘프로그래머의 눈’(18~21일)은 모두 4개의 공연으로, 저녁 7시에 전당 연지홀에서 올린다. 금난새와 유라시안 스트링즈가 함께하는 ‘신동의 소리’, 국악팝스오케스트라 ‘여민’, 한·중 시각장애인 연주자의 ‘천상의 소리’, 전주시립국악단의 ‘어울림 콘서트’가 그것.

‘전통과 전위’는 매년 특정 지역의 국가를 선정하여 각 민족의 전통 음악이 현대의 대중과 소통·교류하고 미래의 음악으로 발돋움하는 현장을 소개하는 무대이다. 올해는 호주의 전통음악을 소개하는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월드 보이스 스페셜’은 세계의 정상급 목소리를 가진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무대이다. 아치와 루비(호주), 상트 페테르부르크(러시아), 아카펠라 칸타빌레(영국) 등의 공연이 치러지고 있다. 우리 소리가 어떻게 세계로 나아갈 것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축제 속의 축제’와 ‘소리프린지페스티벌’은 가족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교육적 효과와 함께 소리축제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어린이 소리축제, 어린이 소리판, 어린이를 위한 야외공연, 소리 음식촌, 세·중·굿 소리 캠프 등의 행사와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인 공연 무대를 접할 수 있다.

▲ 17일에 열린 국제포럼 '공연예술의 국제 교류, 그 현황과 전망'.
ⓒ 권오성

▲ 월드 보이스 스페셜에 참가한 '아치와 루비' 공연.
ⓒ 권오성

▲ 어린이 소리판 공연.
ⓒ 권오성

▲ 축제장 풍경.
ⓒ 권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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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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