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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10 호주-시드니 1
  2. 2006.07.10 블루마운틴
  3. 2006.07.10 본다이비치
  4. 2006.07.10 호주② 달링하버, 블루마운틴

[현지취재] 호주-시드니

전날 비행의 여독이 다 풀리지 않은 몸으로 시플레인(Sea plane)에 올라탔다. 운전자를 포함해 여섯 명이 타면 꽉 차는 이 작은 비행기는 수면위를 조심스레 오가다가 귀가 멍멍해질 정도의 굉음소리를 내며 하늘로 힘차게 솟아오른다. 해안가를 따라 부서지는 파도위 절벽에는 평화로운 모습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우리 발 밑에서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저 건너 하버브리지는 손을 뻗으면 곧 닿을 듯 가깝게만 느껴진다. 시드니는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창문을 열어젖혔을 때 들어오는 햇빛만큼이나 신선하고 강렬한 느낌 그 자체다.

오페라 하우스 넘어 시드니
더 강렬하고 신선하다



● 오페라하우스에서 눈을 돌리면
시드니하면 오페라하우스, 오페라하우스 하면 시드니를 떠올릴 만큼 조개모양을 닮은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의 명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오페라하우스는 너무 많이 다루어졌으니 다른 곳에 관심을 더 가져달라’던 일행의 말이 아니더라도, 시드니 다운타운 곳곳에는 보다 많은 볼거리가 가득하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모델이라는 시드니 아쿠아리움에는 다양한 열대어들과 오리너구리, 악어, 물개, 페어리 펭귄 등 약 만 천 오백 마리의 호주산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 중 단연 으뜸은 아쿠아리움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해양수족관의 상어 떼이다. 뱅글뱅글 계단을 한참 내려가다보면 히든카드처럼 숨겨진 곳에 사람들이 수족관 앞에 모여있고, 그 너머에는 수 십마리의 상어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유한 모습으로 물 속을 헤엄치는 상어들이 다이버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 장면(죽은 생선을 가지고 들어오기 때문에 일부러 헤엄치는 듯 생선을 움직이게 하여 상어에게 먹인다고 한다)은 하루에 몇 번 보기 힘든 광경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상어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터치풀이 있어 체험학습도 가능하다. www.sydneyaquarium.com.au

시드니 3대 건축물의 하나라는 시드니타워는 도시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이곳에는 시드니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시드니 스카이 투어가 바로 그것이다. 오리엔테이션 캠프장, 탐험텐트, 발견의 방에서는 스카이투어의 안내자 닉이 설명해주는 원주민과 초기 유럽인들의 역사와 각기 다른 호주의 풍경을 귀와 눈으로 체험한다.

이곳의 단연 인기는 대호주 탐험라이드다. 놀이기구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헤드폰을 끼면 스크린에 맞추어 움직이는 의자, 특수음향과 효과와 함께 퀸즈랜드의 주털리강을 가르며 내려가기도 하고, 울룰루의 거대한 암벽을 오르며, 거대한 염수악어의 곁을 지나가는 등 실제와 같은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www.sydneyskytour.com.au


● 호주의 자연왕국 센트럴 코스트

시드니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만 가면 이렇게 멋진 곳들이 가득하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 센트럴 코스트에는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힘든 여러 가지 액티비티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크랩 앤 오이스터 크루즈(Crab N’ Oyster Cruise)를 타면 신선한 게와 굴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굴과 게를 먹는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잡는 것을 눈으로 보고, 그것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의 물은 민물이라도 짠물이라 그맛이 무척 독특하다. 별다른 첨가료 없이 갓 잡아올린 굴을 한 입에 꿀꺽 삼키는 그 맛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온갖 퍼포먼스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아저씨가 불러주는 노래소리를 들으며 점심으로 나오는 갓 잡아올린 게를 먹는 동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신선하고 맛있다는 말을 빼고는 다른 말이 나올 수 없는 곳이다. www.crab-n-oystercruises.com.au

차를 돌려 오스트레일리안 파충류 공원(The Australian Reptile Park)으로 향한다. 동물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목도리도마뱀이 떡 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입구를 지나면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각종 악어 떼와 다채로운 색깔에 또아리를 튼 뱀들. 게다가 한 곳에는 온갖 종류의 거미들이 거미줄을 치고 있다.

이곳의 최고 인기는 단연 ‘에릭(Eric)’이라는 악어이다. 이곳에 오기 전 어린 아이 두명을 잡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같은 암컷 세 마리를 물어죽인 흉악한 이 녀석은 홈페이지에 팬클럽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의 인기동물이다. 또한 이곳에는 호주하면 떠오르는 동물인 코알라가 있는데, 나무에 매달려 쉴새없이 유칼리잎을 먹다가 조는 모습이 너무나도 깜찍하다. 한 켠에 자유 망목되어 있는 캥거루는 직접 먹이를 주고 같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그 밖에도 거북, 박쥐, 올빼미 등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www.reptilepark.com.au

매일 오후 세시 삼십분이 되면, 엔터런스 타운(the Entre town)의 메모리얼 공원(the Memorial Park) 한 가운데 만들어진 작은 노천무대는 펠리컨들의 차지다. 약 삼 백 마리정도 되는 까만 눈에 분홍빛 몸을 한 펠리컨들이 몰려드는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부리 밑에 달린 주머니를 크게 벌리며 던져주는 물고기를 받아먹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약 20 여 년전, 한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 식당에서 시작한 이 행사는 이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스폰서에 의해서 이곳의 명물이 되었다. 목을 날개밑에 숨기고 잔뜩 움추려 있다가는 서로 던져주는 물고기를 먹겠다고 달려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삽십 분 정도의 짧은 쇼이지만, 가까이에서 이렇게 많은 펠리컨을 보는 것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멋진 경험이다.

호주=장다정 객원기자 akatowel@hotmail.com
취재협조=캐세이패시픽항공 02-3112-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관광청 02-752-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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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매력을 찾아서 Ⅷ- 블루마운틴

분명히 내륙 깊숙한 숲 속을 달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저 멀리 아득한 곳에 짙푸른 바다가 일렁이고 있었다. 아무리 공기가 맑아 시계가 좋다고는 해도 이건 좀 어이없는 노릇이다. 웬 바다냐고 따지듯 묻자 베테랑 호주 가이드 아저씨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호탕한 너털웃음과 함께 “이곳에 무슨 바다예요, 숲 아니면 하늘이겠지!”란다.

워낙 넓고 시야가 탁 트여서인지 호주에서는 숲인지 바다인지 하늘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한 두 번 숲을 바다로 혹은 하늘로 착각하고 나면 나중에는 진짜 바다를 보고도 혹시 저것도 숲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대지가 바다처럼 넓고 숲의 나무들 또한 작은 파도처럼 일렁이기 때문에 이런 착시가 종종 일어나기도 하겠지만 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빛깔에 있지 않을까 싶다. 서로의 빛깔을 쏙 빼다 닮은 그 유사성이 숲과 바다와 하늘의 경계선을 흐릿하게 휘저어 놓았을 것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 하나인 ‘블루 마운틴 국립공원(Blue Mountains National Park)’은 바다와 하늘을 닮은 숲의 전형이다. 광활한 숲이 바다인양 하늘인양 아스라하게 펼쳐지고, 야생의 미를 그대로 간직한 깊고 넓은 협곡들은 파도처럼 노을처럼 하늘거린다.

인간의 섣부른 접근을 거부하는 그 웅장하고 거친 태고의 아름다움은 ‘호주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약 2억년 전부터 지속돼 온 침식과 융기 작용은 해발 1,000m를 넘나드는 산들을 겹겹이 쌓아 놓았고, 기묘하고 아찔한 절벽과 협곡을 이곳저곳에 마구 흩뿌려 놓았다.

더욱 인간을 압도하는 것은 블루 마운틴이 연출하는 ‘색깔의 마법’이다. 햇볕이 뜨거운 날이면 블루 마운틴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 빛깔을 내뿜는다고 한다. 마치 푸른 안개에 휩싸이기라도 한 듯한 신비한 장관을 연출하는 것이다.

비밀은 유칼립투스 나무에 있다. 알코올 성분이 많은 유칼립투스 나무의 수액이 공기 중으로 증발되면서 푸른빛을 분출하기 때문에 산 전체가 신비한 빛깔에 휩싸이는 것이다. 블루 마운틴이라는 명칭도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대자연의 웅장한 아름다움과 신비한 푸른 안개에 이끌린 호주 원주민들의 발길을 시작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블루 마운틴은 이후 개척시대의 금광 개발기를 거치면서 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블루마운틴 매력의 집결지 카툼바!

블루 마운틴은 북쪽 퀸즈랜드 주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뉴사우스웨일즈 주를 거쳐 빅토리아 주까지 이르는 거대한 규모인 만큼 수많은 관광명소와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 관광객들이 주로 찾고 있는 곳은 블루마운틴의 상징 격인 ‘세 자매 바위(The Three Sisters)’가 있는 카툼바(Katoomba) 지역이다.

카툼바까지는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 반 가량만 달리면 쉽게 도달할 수 있고, ‘에코 포인트(Echo Point)’라는 전망대와 ‘씨닉월드(Scenic World)’의 케이블카 등을 통해 다채로운 방법으로 블루 마운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어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씨닉월드에는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지난 1878년에 세워진 ‘씨닉 레일웨이(Scenic Railway)’를 비롯해 1958년에 마련된 케이블 카 ‘씨닉 스카이웨이(Scenic Skyway)’, 2000년에 새롭게 등장한 ‘씨닉센더(Scenisender)’가 있어 즐거움의 폭이 넓다.

이곳에서 채굴된 석탄을 실어 나를 목적으로 설치된 씨닉 레일웨이는 최고 경사도 52도의 급경사면을 오르내리는 짜릿함을 관광객들에게 선사한다. 절벽을 따라 450m의 거리를 오르내리는데 승객용 궤도열차로는 가장 경사진 열차로 기네스 북에 올라와 있다. 처음엔 아찔한 급경사면에 압도돼 안전장치를 잡은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가지만 나중에는 짧은 거리를 아쉬워하며 내리게 될 정도로 재미가 쏠쏠하다.

레일웨이에서 내려서는 숲 속에 마련된 산책로(Board Walk)를 따라 옛 광산 입구와 열대림, 폭포, 야생조류와 동물, 웅장한 양치류 등과 만나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산책이 끝나면 매 10분마다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씨닉센더를 이용해 다시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다시 씨닉 스카이웨이를 타고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카툼바 폭포와 세 자매 바위 등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굳이 이들 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정상에 마련된 극장과 레스토랑, 기념품점 등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어 입체적인 블루마운틴 즐기기가 가능하다.

산 정상의 낭만적인 해변 도시

블루 마운틴 국립공원이 다른 국립공원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바로 해발 1,000m가 넘는 산 정상에 크고 작은 마을이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정상의 완만한 언덕배기에 옹기종기 들어앉은 유럽풍 건축양식의 건물들은 블루마운틴이 뿜어내는 푸른 안개와 더 없는 조화를 이뤄 마치 유럽의 어느 해변마을과도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카툼바에 오르는 길목에서 마주치는 산 위 첫 번째 마을인 ‘루라(Leura)’ 타운의 분위기가 그렇고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수많은 호텔과 레스토랑들의 느낌이 그렇다. 특히 ‘마운틴 헤리티지(The Mountain Heritage)’ 호텔 등은 호젓한 경치와 낭만적인 분위기가 일품이어서 허니문으로는 물론 점심식사 장소로도 많은 인기를 받고 있다.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블루 마운틴의 호텔로는 루라 타운에 있는 ‘페퍼스 페어몬트 리조트(Peppers Fairmont Resort)’가 있는데, 대자연 속에 안겨 있는 초특급 리조트의 빼어난 시설과 서비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테니스 코트와 스파, 수영장 등의 다채로운 시설은 물론 18홀의 골프코스까지 갖추고 있어 투숙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호주 블루마운틴 글·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관광청 www.tourism.nsw.gov.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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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매력을 찾아서Ⅳ- 본다이비치

완만한 호를 그리며 뻗어있는 해변, 그 끝자락엔 오랜 세월의 흔적을 차곡차곡 쌓아온 낮은 절벽이 자리한다. 가늘고 고운 모래, 적당한 높이로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인간의 손길로 마지막 손질을 한 멀리 언덕위의 아름다운 별장들에 이르기까지 본다이 비치는 클래식한 해변의 전형을 보여준다.

시드니 중심에서 동쪽으로 불과 8km 거리에 위치해 시드니 주변의 여러 해변 중에서도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이 곳은, 서프보드를 옆구리에 낀 채 활보하는 젊은이들로 일년 내내 붐비는 곳이다.

첨단기술이나 효율성, 혹은 시간관리와 같은 단어들에 시달린 탓일까. 현대인들은 여행을 하면서 조차 그토록 바라던 느긋함이나 여유로움 대신 끊임없이 무엇인가 해야한다는 조급증에 시달린다. 그러나 적어도 이 곳에서는 일정에 대한 고민 따위는 잠시 접어두고 바다가 주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자유로움을 맘껏 즐겨보도록 하자. 마음 내키는 대로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이 곳에서의 시간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

시드니라는 도시 전체가 그렇지만, 본다이비치 역시 사진만 몇 장 찍어서는 제대로 다녀왔다고 하기 어렵다. 이왕 이 곳까지 왔다면 구릿빛 피부를 한 젊은이들 틈에 섞여 다가오는 파도에 몸이라도 맡겨볼 일이다. 파도가 좀 높지만 바다수영의 재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파도타기가 아니던가.

영화 ‘폭풍속으로’의 마지막 장면에서 패트릭 스웨이지에게 달려들던 집채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주먹을 불끈쥐고 파도에 뛰어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변에서의 느긋한 휴식을 원한다면 노천에 늘어선 레스토랑에서 시원한 칵테일 한잔을 마시며 해변의 경치와 파도소리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젊음의 열기로 넘쳐나는 본다이 비치의 경치와 파도소리로 분위기가 한 껏 고조되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해변 초입 언덕에 자리한 휴고스(Hugo’s) 레스토랑을 찾아가 보자.

96년 영업을 시작한 이래 수차례 우수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이곳은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에서 첫 눈에 품격이 느껴지는 곳이다. 창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거칠 것 없는 해변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위치상으로도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한다. 거기에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편안하게 흘러나오는 R&B 와 어덜트 컨템포러리 계열의 탁월한 음악선곡은 식사의 즐거움을 한층 배가시킨다.

하지만 레스토랑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결국 음식의 맛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휴고스는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한다는 것은 바로 가장 완벽하고 멋진 시드니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 이라는 평가에 전혀 손색없는 곳이다.

하루종일 제공되는 아침식사 메뉴는 10에서 15호주달러 선으로, 프렌치 토스트나 베이컨 등의 기본 메뉴도 좋지만 콘 또띠야 위에 살사크림, 아보카도, 콩, 계란 등을 얹어 만든 후에보스 랜처러스 (Huevos Rancherous) 같은 새로운 음식도 시도해 볼 만하다.

저녁이 되면 테이블마다 놓여진 수제 촛대에서 나오는 은은한 빛으로 좀 더 세련된 분위기를 만드는 이 곳에서의 저녁식사는 한층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주인이자 요리사이기도 한 피터 에반스씨가 계절마다 특색있는 메뉴를 제공하므로 방문하는 시기에 따라 요리의 종류는 조금씩 달라진다. 메인요리가 35호주달러 선이며, 대체로 신선한 해산물 중심의 요리들을 많이 선보이는 편이다.

단순히 해변을 걷거나 레스토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해 볼 용의가 있는 사람들에게 본다이 비치는 부끄럽게 감춰두었던 속살을 못이기는 척 드러내 보인다. 해변의 모습이 세련되고 정돈된 익숙한 아름다움이라면, 본다이에서 클리프 비치에 이르는 4km의 산책로는 덜 다듬어 졌지만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역동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시드니 근교에서 가장 멋진 산책로 중 하나로 꼽히는 ‘본다이-브론테 절벽 산책로’는 본다이 비치에서 남쪽으로 뻗어 있으며, 해변을 따라 숨막힐 듯한 경치가 모양을 바꿔가며 계속 펼쳐지는 곳이다. 보통은 본다이에서 남쪽 브론테 비치쪽으로 걸어가지만, 이른 시간이라면 거꾸로 브론테비치에서 걷기 시작하여 오는 길에 일출을 본 뒤 본다이 비치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도심으로 돌아서는 발걸음이 아쉽다면, 오는 길엔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보자. 더들리 페이지, 사우스헤드 근처의 갭 파크, 왓슨스 베이 등은 본다이 비치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시드니의 색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더들리 페이지는 본다이 비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 공원으로 그 자체로는 볼 것이 없지만,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포함한 도심의 전경이 거칠 것 없이 펼쳐지는 곳이어서 잠깐 들러 사진찍기에 좋다. 갭 파크 역시 사우스헤드 근처의 언덕에 위치한 조그만 공원으로 사우스헤드를 포함한 독특한 해안 절벽지형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들르는 왓슨스 베이에서는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며 느긋하게 주변 풍경을 즐기는 것이 제격이다. 사우스헤드로 이어진 산책로를 걷다가 항구와 멋진 해변의 경치에 빠져 한없이 여유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시계를 잠시 벗어두고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맡겨보자.

인상적인 볼거리들과 개인적인 느낌사이의 좁은 틈으로 조금씩 스며들어 결국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게되는 여행의 참맛은, 지나는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까닭이다.

호주 본다이비치 글=김승범 객원기자 kismet8004@orgio.net
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광청(www.tourism.nsw.gov.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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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호주② 달링하버, 블루마운틴

대륙 전체가 하나의 나라인 호주의 자연 환경은 여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함이 엿보인다. 캥거루, 코알라와 같이 보기만 해도 순해 보이는 동물들이 호주인들의 심성 자체를 표현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사람은 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는 환경결정론이 신빙성을 더한다.

보면볼수록 매력적인 곳
포트스테판의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시드니로 향하는 차내에서도 먼 산만을 바라보았다. 지난 2일간의 포트스테판의 날들이 한컷 한컷 영상이 되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 지나간다.
달리는 차내에서 호주 대륙의 광활함을 다시 한번 느껴볼 기회가 마련됐다.
아주 먼 옛날이다. 그것도 인류의 흔적이라곤 없었던 그런 시절, 지구상에 대륙은 하나의 거대한 육지인 판게아(Pangea)를 이루고 있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서로의 길을 달리 하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은 대륙 분포를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개념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그런 시간을 지나 호주 대륙에서만 볼 수 있는 다른 대륙에 흔하지 않은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기분좋은 여유로움 ‘달링 하버’
3시간여를 달려왔을까 다시 사람들의 분주함이 느껴지는 시드니로 들어오기가 무섭게 대표적인 위락시설이 집중된 달링 하버(Darling Harbour)로 걸음을 옮겼다. 간간이 오가는 배들이 항구라는 것을 일러줄 뿐 바다 비린내나는 항구를 연상시키기 힘들다. 여기저기 걸터 앉아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그런지 놀이공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달링 하버를 가로지르는 피어먼트 다리 위의 원색 깃발이 유난히도 펄럭이면서 갈매기들도 그 장단에 맞춰 주위를 맴돈다.
호주는 이민의 나라다. 세계 어느 곳이라도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는 중국인들에게 호주 역시 예외일리는 없다. 19세기 중반 이후 시드니로 이주한 중국인들은 달링 하버에 모여 차이나 타운을 형성했다. 이들이 이렇게 차이나타운을 이뤄 나갈 수 있는 저력은 그들만의 협력 정신이다. 동족을 배신하는 행위는 바로 ‘죽음’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서로 협력해 가며 그들만의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 중국인이 아닌 호주인으로서 그 사회의 기여도가 상당히 높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이민사를 보면 부끄럽다. 대부분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업종에 머무르고 있고 호주인들은 한국계 호주인들에 대한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고 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감탄사 연발 ‘시드니 수족관’
잠시 쉬는 시간을 마치고 5,000여종의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시드니 수족관(Sydney Aquarium)에 들어섰다. 섬나라라고 말하기는 어패가 있지만 사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호주의 해양 생물사를 한 눈에 관람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관심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시간여를 관람하고 난 후 발길을 돌려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으로 향했다.

푸른신비 간직 ‘블루마운틴’
시드니에서 약 1시간 30분정도 걸린 것 같다. 광활한 협곡, 폭포, 아름다운 숲이 어우러져 있는 해발 100m의 산이라기 보다 고원으로 느껴지는 국립공원으로 바다보다는 산을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산들을 뒤엎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증발된 유액이 햇빛에 어우러져 빚어내는 푸른 안개현상으로 멀리서 보면 마치 산 전체가 푸르게 보이는 것 같아 블루 마운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블루 마운틴, 쓴맛과 신맛이 잘 조화되어 입 끝에 감도는 잔향이 담백한 커피가 갖는 맑고 투명한 붉은 자주색과는 달리 푸르름을 간직해 신비감이 더하다.
에코 포인트(Echo Point)에 오르자 짙푸른 유칼립투스 나무가 끝없이 이어지는 원시림이 한눈에 들어왔다. 왼쪽으로 세자매봉이 눈에 띈다.
‘아름다운 세 자매에 얽힌 전설로서 에코포인트에 살고 있던 세 자매의 소문을 들은 마왕은 그녀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그 음모를 알게된 세 자매의 아버지는 주술을 걸어 잠시동안 딸들을 바위로 변하게 해 마왕의 손으로부터 도망을 칠 수 있었지만 나중에 전쟁에서 아버지가 사망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지금까지 바위로 남아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어디가나 호사가들에 의해 그럴듯하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한국과 다를 바가 없나 보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환절기 때문인지 날씨가 꽤 쌀쌀했다.
항상 여행을 할 때마다 여행지의 일상적인 삶에 대해 느껴보고 싶은 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사람 사는 것이 어디를 가나 다를게 없지만 이미 호주에 몇 차례 오면서 반해버린 마음이 인지에 대한 욕심으로 승화돼 가눌 수가 없다. 거대한 대륙의 나라에서 느껴본 평화스러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평온함 그런 기분이다. <계속>
시드니=김헌주기자 hippo@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코러스투어 02-754-1959
콴타스호주항공 02-777-6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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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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