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에 해당되는 글 80건

  1. 2006.07.10 호주-빌라봉 생투어리
  2. 2006.07.07 시드니 - 사랑과 낭만의 도시
  3. 2006.07.07 긴 여정, 짧은 여행 ‘시드니­-발리’
  4. 2006.07.07 브리즈번

[현지취재]호주-빌라봉 생투어리

호주 동북쪽의 작은 항구도시 타운스빌(Townsville)에 위치한 빌라봉 생투어리(Billabong
Sanctuary)는 지난해 북퀸즐랜드주에서 환경관광상을 차지한 친환경적인 야생공원이다. 진
귀한 호주의 동물들이 10헥타아르에 걸쳐 열대우림, 유칼립 숲, 늪지가 공존하는 빌라봉에서
인간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할당된 먹이 한봉지 주며 자연스레 친해져
빌라봉 생투어리(Billabong Sanctuary)에 들어서자 일단 여러 가지 잡곡이 섞인 먹이가 한
봉지씩 할당된다. ‘이걸 다 처치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걸까?' 미심쩍어
하면서 울창한 숲 속으로 들어섰다. 사진으로 많이 본 유칼립 나무를 빼면 온통 낯선 열대
우림의 식생이 펼쳐진다.
우리는 이 거대한 야생공원에서 호주 특유의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안아보고, 또 직접 먹이
를 주는 ‘와일드 토크 앤 쇼(wild talk and show)'에 참가하는 중이다. 앞서가던 안내원이
갑자기 멈추더니 우뚝하니 서 있는 나무 꼭대기를 가리킨다. 가지 끝에 달린 시커먼 비닐봉
지들이 박쥐라고 말한다. 대낮에 햇빛을 쬐는 박쥐가 신기해서 목이 아픈 줄도 모르고 올려
다보고 있는데 등뒤에서 나뭇잎이 ‘사각'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색다른 움직임이 감지된
다.
“앗! 캥거루"
종이 봉지에서 얼른 먹이를 한 움큼 꺼내어 손을 내밀자 작은 캥거루 한 마리가 총총 다가
와 눈치를 한번 쓰윽 본다. 이렇게 관광객을 따라다니며 배를 채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걸까? 후레쉬가 터질때마다 도망가 버릴까봐 조심스러운데, 녀석은 오히려 내가 먹이를 쥐
고 멀리 가 버릴까봐 걱정이 되는지 작고 가는 두 손으로 내 손을 꼭 쥐고 있다.

빌라봉에서는 이렇게 사방에서 기척도 없이 다가오는 레드 캥거루, 동부 회색 캥거루와 캐
소워리(Cassowary 화식조), 오리(Plumed Whistling Duck) 따위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자칫하면 공원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겠다. 먹이 봉지를 비우느라, 또 동물들과 시선을 맞추
느라 넋을 놓고 있으니 어디가 길인지 어디가 숲인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토끼가 아닌 캥거루를 따라 자꾸 자꾸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면 어쩌나?
가다보면 토토로처럼 집채만한 캥거루가 진두지휘하는 캥거루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아니
집채만한 코알라는 어떨까?
코알라 하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빌라봉에서 가장 신이나 했던 캐시. 그녀는 코알라의 극
성팬이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첫날부터 코알라 그림이 그려진 가방을 매고 나타나 코알라
에 대한 애정을 만천하에 공표하더니 다음날은 아예 코알라 티셔츠까지 입고 나왔다. 야생
코알라를 볼 수도 있다는 말에 싫다던 새벽 5시 산행도 가뿐히 나섰던 그녀는 마지막날 코
알라 모자까지 장만했다.

자연의 일부돼 짜릿함 만끽
캐시의 열성적인 홍보 덕택도 있겠지만 가장 인기를 독차지하는 건 역시 코알라다. 한없이
졸린 눈. 느릿느릿한 움직임. 늘어진 카세트테이프 음악처럼 한없이 축축 처지는 코알라들.
마치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쪼갤수록 모자라는 인간의 시간을 벗어나 순간을 영원처럼
사는 듯하다. 한 순간의 고뇌도 책임도 없이 평화로운 그래서 무료한 얼굴. 사람들이 연신
카메라를 눌러대며 코알라의 시선을 끌어보려고 분주한 동안에도 눈 한번 떴다 감는 것조차
가슴 터치게 느리다.
잠시 후 어디선가 슈퍼모델 코알라가 등장했다. 방문객들의 품에서 품으로 즐거운 여행을
즐기는 이 커다란 코알라는 특히 미녀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동작은
굼뜨기 그지없다.
그 다음으로 등장한 움뱃(Wonbat)은 새끼곰처럼 생겼다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굴곡 없는
몸체가 네모난 인형쿠션을 닮았다. 1년쯤 세탁 안한 쿠션 말이다. 조심스럽게 무릎 위에 올
려놔 보지만 나도 낯설고 움뱃도 역시 어색한 표정이다. 하지만 희귀하고 귀엽고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동물들을 보고 쿠션 따위를 연상하는 척박한 상상력도 여기까지다.
철창 너머로 2미터 악어와 매서운 독수리를 앞에 두니 사고(思考)가 정지하고 소름이 쫙 끼
친다. 한국의 동물원에서도 봤던 맹수들인데 새삼 두려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 싶지만 이곳
빌라봉의 산림감시원들은 동물들의 야생성을 자극한다.
안내원이 휘두르는 막대기에 반응해 번쩍 번쩍 솟아오르는 인도-태평양 악어는 다 크면 길
이가 6∼7미터가 된다고 한다. 악어는 지구상에서 2억4,000만년을 살아온 동물이다. 지금 우
리가 볼 수 있는 종류의 악어도 6,500만년동안 그 형태를 지속해 온 것이라고 한다. 악어는
흐린 진흙물 속에서 죽은 듯 잠복해 있다가도 미끄러지듯 재빠르게 움직인다.
저렇게 우리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데 만져보라는
건 무리한 요구다. 그러나 빌라봉의 안내원들은 방문객들이 구경만 하며 스쳐가는 것을 원
치 않는다. 애완견을 쓰다듬듯 직접 만져보고 안아 보면서 짜릿한 경험들을 얻어가라고 한
다. 사람들이 하도 비단뱀을 두려워하자 한 안내원은 아예 비단뱀과 ‘진한' 키스까지 해
보인다. 그냥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가 되어 보라는 적극적인 충고(?)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와일드 토크 앤 쇼’
악어·뱀 만져볼 수 있어
빌라봉은 호주 동북쪽의 타운스빌 시내에서 남쪽으로 17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
며 20분 정도 소요된다. ‘와일드 토크 앤 쇼' 프로그램은 오전 8시30분부터 수시로 이어진
다. 코알라와 껴안기, 악어와 비단뱀 만져보기가 하루에 몇 차례식 마련돼 있고 거북이, 독
수리, 악어 등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것은 한 차례씩 진행된다. 호주 내에서는 특히 아이들
을 위한 교육용 장소로 인정받고 있다. 가족단위의 휴가여행이라면 꼭 한번 들러야 할 곳이
다. 호주의 숙소에서 전화로 예약하면 오전에 8시, 9시30분, 오후 1시30분에 출발할 수 있고
사정에 따라 오전10시30분이나 오후 2시, 혹은 4시30분에 돌아올 수 있다.
(www.billabongsanctuary.com.au)

'오스트레일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본다이비치  (0) 2006.07.10
호주② 달링하버, 블루마운틴  (0) 2006.07.10
시드니 - 사랑과 낭만의 도시  (0) 2006.07.07
긴 여정, 짧은 여행 ‘시드니­-발리’  (0) 2006.07.07
브리즈번  (0) 2006.07.07
Posted by 동봉
,

[현지취재]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매력을 찾아서-시드니

사랑과 낭만의 도시

도시의 차원을 넘어 이제는 사랑과 낭만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시드니. 시드니를 세계 3대 미항의 반열에 올려놓은 천혜의 자연과 그곳에 깃들여진 고즈넉한 아름다움에 빠져 보라. 누구라도 시드니를 사랑과 낭만의 도시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대형 조개껍데기들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양의 오페라 하우스에서부터 하버 브리지, 수많은 부두와 유람선 등 시드니를 대표하는 명물들의 공통된 특징은 바로 정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촉촉해지고, 잊고 지냈던 추억들을 고스란히 끄집어내는 그런 매력 말이다. 때문에 시드니에서는 정처 없이 걷는 것만으로도, 혹은 아무 곳에서건 무작정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동의 나이테를 켜켜이 쌓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열정적 도전 ‘브리지 클라임’

그러나 시드니가 품고 있는 매력의 스펙트럼은 이보다 훨씬 넓고 다채롭다. 마치 양파와도 같아서 한 겹 벗겨내면 또 다른 매력들이 겹겹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평화롭고 한갓진 시드니의 매력을 슬쩍 들춰보면 그 안에는 역동적이고 활기찬 즐거움이 빼곡하다.

“오페라하우스에도 들어가고, 시드니타워에도 올라가 보고, 유람선도 타보고…. 하여튼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볼 생각이에요.”
“그럼 브리지 클라임도 꼭 해보시겠군요?”

펍에서 호주산 캐스캐이드 맥주를 마시다가 술친구가 된 현지 아저씨도, 거리에서 길을 묻다 함께 걷게 된 묘령의 아가씨도 지레 신이 나서 브리지 클라임을 권한다. 시드니를 제대로 알려면 반드시 해 봐야 할 그 무언가 중 하나란다. 관광객들은 물론 현지인들의 가슴까지도 콩닥콩닥 뛰게 만드는 걸 보면 낯설지만 절대 예사로운 코스는 아닌 듯 싶다.

브리지 클라임(Bridge Climb)은 말 뜻 그대로 다리 위를 오르는 체험 관광 코스다. 정복 대상은 오페라하우스와 함께 시드니를 상징하는 하버 브리지. 브리지 클라임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통로와 계단을 이용해 하버 브리지의 아치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종착점인 아치 맨 꼭대기 지점의 높이는 해발 134m로 이곳에 서면 시드니의 전경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지난 1998년 마련된 이후 65만명 이상이 하버 브리지를 등정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에는 호주정부관광청의 투어리즘상을 받기도 했다. 하버 브리지 완공을 기념해 비공식적으로 아치를 정복하곤 했던 옛 젊은이들의 열정이 비로소 관광상품으로 정착한 셈이다.

브리지 클라임은 언뜻 생각하면 시시해 보이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높이도 높이려니와 바람과 비 등 변화무쌍한 기후조건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담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아치 꼭대기까지의 거리도 1.5km에 달해 출발부터 아치 정복, 되돌아오기까지는 꼬박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복장과 장비도 철저하게 갖춰야 한다.

날씨 조건에 맞춘 안전복에서부터 통신장비, 안정장비 등을 완벽하게 갖춘 뒤에야 10명 단위로 전문리더의 지휘 아래 아치 정복에 나설 수 있다. 힘겹고 다소 버겁지만 그만큼 매력은 커지는 것일 게다. 게다가 오직 시드니에서만 가능한 일이니 그 희소성에서 비롯되는 뿌듯함은 또 얼마나 크겠는가!

제 날짜에 예약을 못했거나 시간이 촉박하다면 하버 브리지의 교각에 마련된 피런 전망대(Pylone Lookout)에 오르는 것으로 자위해도 좋을 듯 싶다. 이곳에 오르면 발 아래로 시드니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버 브리지 아치를 정복 중인 등반객들의 활기찬 표정도 생생하게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www.bridgeclimb.com

짜릿한 재미 ‘하버제트 보트’

세계 3대 미항으로 손꼽히는 만큼 호화 유람선에 몸을 싣고 오페라하우스 곁을 스치기도 하고 하버 브리지 밑을 통과하면서 항구도시의 낭만에 잔뜩 취해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하지만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험을 원한다면 하버제트보트(Harbour Jet Boat)와 요트 세일링이 제격일 듯 싶다.

하버제트보트는 뭐랄까, 마치 훈련되지 않은 야생마를 타고 물위를 질주라도 하는 듯한 거칠지만 짜릿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수 제작된 제트보트는 다링하버에서 출발해 최고 시속 75km로 수면 위를 날아가듯 질주하면서 항구 이곳저곳을 들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수면 위에서 곡예를 하기 시작한다. 속도가 절정에 올랐다 싶으면 급브레이크를 걸어 돌연 멈춰 서버려 롤러코스트를 탈 때 보다 더한 가슴 울렁거림을 만든다.

또는 돌연 멈춰 선 뒤 상하좌우로 빙그르르 회전하기도 하는 등 잠시도 숨을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급회전하거나 급정거 할 때마다 엄청남 양의 바닷물 세례를 받게 되지만 짜릿함에 겨운 탑승객들의 즐거운 비명소리는 멈출 줄 모른다. 별도의 우비를 착용하고 탑승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흥건히 젖은 상태로 나오기 일쑤다. 30분 코스가 기본이지만 기호에 따라 배와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www.harbourjet.com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요트’

시드니에서는 호화스러운 요트도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지형적 특징상 시드니 항구의 파도는 언제나 잔잔하지만 바람은 충분하다. 요트 세일링의 최적의 조건인 셈이다. 때문에 요트 정박장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관광객들은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러쉬커터만(Rushcutter’s Bay)은 요트 세일링의 대명사가 된 곳으로, 수많은 요트가 언제나 말끔한 자태로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관광객은 자신의 실력 수준에 따라 세일링 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숙련된 선장의 조종 아래 새하얀 요트의 갑판 위에서 한껏 거드름을 피울 수 있고 선장의 지시에 따라 직접 돛대를 펴고 키를 잡아볼 수 도 있다.

본격적인 세일링이 시작되면 요트는 거의 수직으로 물살을 가르면 항해한다. 전복될 것도 같지만 용케도 버틴다. 요트의 설계 구조상 바람이 아무리 세도 절대 전복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수직으로 항해하는 요트에 아슬아슬 몸을 맞기고, 밧줄을 잡아당기고 키를 조정하다 보면 어느새 오페라하우스 옆을 스치기도 하고, 다른 요트들 사이를 빠르게 헤집고 나가기도 한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시드니의 역동적인 낭만이 새파란 물결 속에 그대로 녹아내린다. www.eastsail.com.au

시드니 글·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관광청

[현지취재]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매력을 찾아서Ⅱ- 시드니

쇼핑천국, 시드니를 만나다

대중매체들이 반복적으로 재생산해낸 이미지 탓에 사람들은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배경으로 한 낭만적인 풍경만으로 시드니를 기억한다. 하지만 조금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시드니는 금새 수없이 다른 얼굴을 가진 자신의 매력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내어 초기 정착민들의 터전에서 고풍스러운 유럽의 흔적을 찾아보면서, 원주민들의 예술작품을 통해 호주에서 수만 년을 살아온 그들의 생명력을 느껴보면서, 혹은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한가운데에서 동시대 호주인들의 삶에 흠뻑 젖어보면서 시드니가 제공하는 선물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과 쇼핑의 즐거움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시드니만의 색깔이 물씬 풍겨나는 장소들을 찾아 떠나보자.

바위 위에 지어진 도시 - 록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오페라 하우스의 건너편 하버브리지 아래에 고풍스런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거리, 록스에 가보자. 1788년 죄수들과 이들을 감시하기 위한 군대가 유럽에서 도착해 처음으로 정착한 곳답게, 이곳 록스에는 곳곳에 초기 정착민들의 흔적이 스며있다. 주변 지형의 대부분이 샌드스톤이어서 ‘록스(The Rocks)’라고 불리는 이 곳에서는 초기에 돌을 깎아내고 건물을 지은 곳들이 많아 바위 위에 지어진 도시로 통한다.

록스 지역을 효과적으로 돌아보려면 워킹투어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 산뜻한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나이 지긋한 가이드가 시드니 안내센터를 시작으로, 캐드먼스 코티지, 조지 스트리트 등 주변을 돌면서 주요 건물들의 역사적인 배경을 친절히 설명해 주는데, 주의 깊게 듣다보면 예정된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록스 지역에서는 특색 있는 기념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곳들이 많은데, 주로 조지 스트리트, 플레이페어 스트리트, 아가일 스트리트 등에 밀집되어 있으며 종류도 다양하여 선택의 폭이 넓다. 운 좋게 이 지역을 주말에 방문하게 되었다면 조지 스트리트 북쪽 끝에 서는 록스 주말시장(The Rocks Market)에 들러 꼼꼼히 둘러볼 것을 권한다.

호주 풍의 의상에서부터 유리공예, 오팔제품, 원주민이 제작한 예술 작품들까지 다양한 물품들이 길이 100여 미터의 골목에 빽빽이 전시되며, 직접 제품을 만든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얘기할 수도 있어 색다른 재미가 느껴지는 곳이다.www.therocks.com

원주민들의 생명력을 느낀다 - 가발라

달링하버에 들렀다면 아쿠아리움이나 IMAX 같은 유명시설을 관람하는 것 외에 하버사이드(Harbourside)에 잠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이곳은 쇼핑과 오락, 음악, 식사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대규모 종합쇼핑센터로 저마다의 특색을 갖춘 수 백 개의 업체가 입점해 있어 각종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하버사이드 2층에 있는 갤러리 가발라(Gavala)는 시드니에서 유일하게 원주민이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어서 더 특별해 보이는 곳이다.

호주를 유럽인들이 ‘발견’했다는 서양중심의 세계관이 아직도 당연한 것으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인지, 수만 년 전부터 이곳을 자신들의 터전으로 삼아 나름대로의 문화를 발전시켜 온 원주민들은 현대 호주에서는 문화적, 사회적으로 변방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가발라에서는 호주 전역에서 활동하는 원주민 아티스트들의 진품을 전시 및 판매한다. 천장에 있는 대형 부메랑을 포함해 다양한 예술품들이 그리 크지 않은 점내를 메우고 있는데, 원색이 주는 역동적인 생동감으로 가득하다. 점을 찍어 형태를 나타내는 독특한 미술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으며, 부메랑, 디제리두, 기타 수공예품도 만날 수 있다. 주인인 가반 플릭씨가 볼을 잔뜩 부풀린 채 민속악기인 디제리두를 부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요청하면 직접 불어볼 수 있게도 해 준다.www.harbourside.com.au

고풍스런 건물에서 현대를 만난다 -퀸 빅토리아 빌딩

시드니 시내를 관광하기로 했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퀸 빅토리아 빌딩(Queen Victoria Building)이다. 시내 중심의 타운홀 역(Town Hall Station)과 연결되어 있는 로마네스크 풍의 이 아름다운 건물은 호주인들에게 단순한 쇼핑센터 이상의 의미를 갖는 곳이다.

한 블록을 통째로 차지하는 길이 190미터, 폭 30미터, 총 4층의 건물 규모가 대단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1898년 공식적으로 개관하여 100년 이상 호주의 성장을 지켜본 이 빌딩의 역사적 의의 때문이다.

건물 내부의 장식물들과 역사적인 의미를 설명하는 한시간 짜리 투어가 있을 만큼 볼거리로 가득한 빌딩 내에는 층별로 남녀 패션, 보석류, 미술작품, 골동품 등 현대적인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어 다양한 쇼핑경험을 제공한다.

200여개에 가까운 가게를 순회하다 지겨우면 각 층의 복도를 천천히 걸어다녀 보자. 영국 왕실 시계 제작자들이 만들었다는 로얄 시계, 4톤 규모의 그레이트 오스트레일리안 시계, 300톤 이상의 생옥을 사용하여 만들었다는 2톤 짜리 옥마차 등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구경거리들이다. 좀 더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벽면에 위치해 있는 역사적인 자료들이나 그림들, 스테인드글라스 등에서도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행중 시간이 없더라도 퀸 빅토리아 빌딩은 방문해 볼 필요가 있으며, 여유가 있을 경우 거리 전체가 쇼핑으로 유명한 주변의 피트 스트리트(Pitt St.)까지 함께 돌아보면 시드니의 최신유행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www.qvb.com.au

피트 스트리트와 함께 시드니의 유행을 선도하는 지역 중 하나인 옥스퍼드 스트리트(Oxford St.)도 빼놓지 말아야 할 쇼핑 명소다. 옥스퍼드 스트리트는 주로 시드니의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유행을 창조해내는 한국판 명동이나 신촌과도 같은 곳이다. 현대적 감각의 쇼핑은 물론 우리네 재래시장과도 같은 주말시장에서는 각종 기념품과 액세서리, 의류, 조각품, 먹거리 등과도 만날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시드니를 하루에! -시드니 익스프레스

시드니 익스프레스(Sydney Express) 버스 티켓을 구입하면 록스와, 하버사이드, 퀸 빅토리아 빌딩 등은 물론 시드니의 다른 명소들도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다. 요금은 어른 1일 30 호주달러, 4∼16세 사이는 15 호주 달러이다. 빨간색 버스이며 측면에 ‘시드니 익스프레스’ 라고 써있는데, ‘본다이 익스프레스’라고 쓰여 있는 파란색의 버스는 다른 노선을 운행하므로 주의해야한다.

시드니 익스프레스는 아침 8시40분에 서큘러 키에서 첫차가 출발하며, 막차는 5시 22분에 출발한다. 한 번에 총 26곳의 시드니 주요 관광지를 1시간30여분에 걸쳐 순환 운행하며, 운행 중에는 주요 관광명소에 대한 안내방송이 나와 짧은 시간 안에 시드니는 물론 호주에 대한 지식을 쌓기에도 제격이다. 시드니 익스프레스는 티켓만 소지하고 있으면 하루종일 무제한 승하차가 가능하며, 티켓은 승차하면서 버스 안에서 구입할 수 있다.

시드니 글=김승범 객원기자 kismet8004@orgio.net
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광청(www.tourism.nsw.gov.au)

[현지취재]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매력을 찾아서Ⅲ- 시드니

‘현지에서는 현지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일종의 비공식 여행격언이 생겨났을 정도로 음식은 특정 여행지에 대한 깊고 폭 넓은 문화코드를 지녔다. 어떤 음식을 선택하느냐는 가장 기본적인 고려사항이지만 어떤 장소에서 즐기느냐에 따라 그 음식에서 느껴지는 맛 자체가 변할 수도 있다.

사랑과 낭만의 도시로 불리는 만큼 시드니에는 연인들을 위한 저녁만찬 명소가 수두룩하다. 일부러 애써 찾지 않더라고 어느 곳에서건 둘 만을 위한 낭만적인 분위기와 맛을 찾을 수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장소가 있다.

시드니 야경 속 황홀한 저녁만찬 AMP 타워

‘AMP타워(혹은 Sydney Tower)’는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리지와 함께 시드니를 대표하는 명물로 부상하고 있다. 시내 어디에서건 우뚝 솟은 AMP타워의 모습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상징물로서의 가치는 오히려 오페라하우스나 하버브리지보다도 높다고 할 수 있겠다.

AMP타워가 시드니의 상징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비단 시내 한 복판에 우뚝 솟아 있고 어디에서건 눈에 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그와 함께 AMP타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시드니의 황홀한 야경과 그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오붓하게 즐기는 저녁 만찬, 호주의 역사와 문화를 짧은 시간 내에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시뮬레이션 투어 등 각종 재미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AMP타워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로 응축할 수 있다. 하나는 해발 304m로 호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원형 회전식당인 시드니타워 레스토랑에서 시드니의 야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영상으로 감상하면서 저녁만찬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멀미가 날 정도로 실감나는 3차원 시뮬레이션 영상인 스카이투어(Sydney Tower&Skytour)를 통해 호주의 역사와 문화, 지질학적 요소 등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방문객들 대부분은 AMP타워 회전식당에 들르기 전에 스카이투어를 먼저 경험한다. 전면과 좌우의 거대한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3차원 시뮬레이션 영상이 너무도 실감이 나서 종종 멀미가 나기 일쑤이기 때문. 스카이투어는 약 40분정도 진행되는데 호주의 동식물, 지질, 역사, 문화, 관광명소 등 총체적인 면을 응축해 놓아 재미는 물론 호주를 이해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다. www.sydneyskytour.com.au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AMP타워 레스토랑은 연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사랑의 장소가 된다. 눈 아래로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비롯해 항구와 건물, 공원 등 시드니의 전경이 한 눈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원형식당은 70분에 한 번꼴로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느긋하게 앉아서 식사를 즐기다 보면 시나브로 모습을 바꿔가는 시드니의 황홀한 풍경을 파노라마 영상으로 완전히 즐길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약 700만명이 이곳에서 저녁 만찬을 즐겼다.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모습을 바꿔가는 시드니의 야경이 눈 아래로 펼쳐지고 식탁에는 은은하게 흔들리는 촛불이 레드와인과 조화를 이뤄 몽환의 분위기를 선사한다. 누구라도 식당이 한 바퀴 회전하기 전에 사랑의 밀어를 토해내고야 말 정도의 분위기다. www.sydney-tower-restaurant.com

호주 속의 이탈리아 이탈리안 포럼

호주 속에서 호주 이외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탈리안 포럼(Italian Forum)’을 방문하는 게 제격이다. 이곳은 ‘호주 속의 작은 이탈리아’로 건물양식은 물론 음식과 쇼핑센터, 사람 등 모든 면에서 이탈리아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안 포럼은 타원형으로 꾸며졌는데 입구에서부터 광장, 아케이드 등이 모두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각종 명품 쇼핑센터, 카페 등으로 꾸며져 있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이탈리아 정통 피자와 파스타 등으로 식사를 하고, 카페에 들러 여유롭게 음료를 즐기고, 고급 명품들로 가득한 쇼핑센터 등을 들르다 보면 서너 시간도 짧게만 느껴질 뿐이다.

특히 해가 지고 가로등에 불이 켜지면 광장의 대리석 바닥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불빛을 퉁겨내 한참 동안 발길을 붙잡아맨다. 광장 한 켠 에 마련된 ‘이탈리아어의 아버지’로 불리는 단테의 동상 또한 분수대의 하얀 물거품과 불빛 속에 파묻혀 이탈리안 포럼의 유럽풍 색채를 더욱 진하게 만든다.

거대한 석양잔치 달링하버

항구도시 시드니의 어느 곳이건 마찬가지겠지만 그 중 특히 달링하버(Darling Harbour)는 석양으로 하늘이 붉게 물들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낮의 생기발랄함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대신 노을을 닮은 한갓진 여유와 낭만이 항구 전체를 물들인다.

노란 나트륨등과 새하얀 수은등은 일렁이는 바다에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시키고, 수많은 유람선과 건물은 경쟁이라도 하듯 온통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다. 육지와 바다와 하늘 모두가 온통 울긋불긋 잔잔하면서도 화려하게 물들어 버린다.

항구를 에워싼 카페와 레스토랑들은 잠시 문을 닫고 저녁만찬 준비에 여념이 없고 6~7시가 되면 일제히 손님을 맞이하기 시작한다. 카페와 레스토랑별로 저마다 독특한 특색을 갖고 있어 해산물이건, 캥거루 정식이건, 바비큐이건 최고의 맛과 분위기를 선사한다. 달링하버를 이루고 있는 건물과 바다와 거리 모두가 저마다 독특한 느낌을 뿜어내면서 달링하버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카페가 된다.

화려한 공연과 함께 하는 선상 디너

크루즈 디너도 빼 놓을 수 없다. 써큘라키(Circular Quay)를 비롯해 많은 항구에서 디너 크루즈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바다에서 시드니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혹은 배 안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디너쇼를 감상하면서 저녁 만찬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킹스트리트 선착장(King Street Wharf)에서 출발하는 ‘시드니 쇼 보트(Sydney Show Boat)’는 화려하고 수준 높은 뮤지컬 공연과 노래, 마술쇼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려한 쇼도 볼거리지만 유창한 한국어와 일본어로 쉴 새 없이 농담과 웃음을 던지는 사회자의 입담도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다.

시드니 글·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광청(www.tourism.nsw.gov.au)

'오스트레일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주② 달링하버, 블루마운틴  (0) 2006.07.10
호주-빌라봉 생투어리  (0) 2006.07.10
긴 여정, 짧은 여행 ‘시드니­-발리’  (0) 2006.07.07
브리즈번  (0) 2006.07.07
시드니  (0) 2006.07.07
Posted by 동봉
,

[현지취재] 긴 여정, 짧은 여행 ‘시드니­-발리’(1)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이웃한 나라다. 하지만 두 나라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시드니와 발리는 비행기로 한나절이 넘는 거리에 있다. 어차피 타야하는 비행기라면 너무나 다른 두 곳을 한꺼번에 방문하는 여행이 흥미로울 것 같기는 한데…

긴 여정엔 우여곡절도 많다

인천-자카르타-발리-시드니. 가루다 인도네시아가 취항한다는 것 말고는 도무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이 도시들을 14명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2시간이 느린 자카르타와 1시간이 느린 발리, 한국보다 1시간이 빠른 시드니를 이동하는 동안 오로지 정신을 차리고 있는 시계는 배꼽시계뿐이다.

‘꿩 먹고 알 먹고’하려면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천국의 휴양지 ‘발리’와 낭만적인 항구도시 ‘시드니’를 한 눈에 담아오려면, 우선 비행기의 소음을 자장가로 삼고, 기내식을 최고의 요리로 즐길 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무리 인도네시아와 호주가 이웃한 나라라고 해도 알다시피 호주의 땅덩어리는 한반도의 33배나 된다. 그러니 발리와 시드니간의 비행은 한나절을 꼬박 잡아먹는다.

계산이 복잡하니 이렇게 설명하자. 오전 11시30분에 인천에서 가루다 인도네시아의 비행기를 탄다. 자카르타에 1시간 정도 내렸다가 다시 발리에 도착해 비행기를 갈아타고 시드니에 도착하는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대략 다음날 새벽 6시. 그렇게 거의 하루 밤낮을 날아오면 모두들 어제 아침에 봤던 그 사람이 아니다.

이른 아침 시드니 도착. 일찍 시작될 것 같던 첫날 투어는 공항에서 발목이 잡혔다. ‘칼’이다 ‘지팡이’다 하며 여러 가지 의심을 샀던 최 모 대리의 ‘낚시대’가 발리 공항에서 주인을 놓쳐 버렸다. 짐을 확인하러 간 그가 돌아오면 즉시 출발한다는 엄포에 1시간 동안 화장실도 마음 편히 못 갔던 일행은 그에게 ‘낚시’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호주 비자를 미리 받지 않아 출발 아침에 소동을 일으켰던 ‘여권’양에 이어 두 번째다. 발리야 무비자라지만 호주 비자는 반드시 사전에 받아 둘 것. 짐은 시드니까지 한꺼번에 보낼 것. 이것이 여행사 스터디 투어다.

푸른산을 하산하다

어쨌든 늦어진 시드니 투어의 첫 코스는 시드니 서부의 카툼바(Katoomba)에 위치한 국립공원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이다. 차는 있는 듯 없는 듯한 경사로를 부드럽게 올라가더니 어느새 산 정상이라며 사람들을 내려준다. ‘그린’이 아니라 ‘블루’인 산도 처음이지만, ‘등산’이 아니라 ‘하산’을 해야 하는 산도 처음이다.

화산처럼 급격한 지각활동이 없는 호주의 땅덩어리는 완만한 침식과 융기작용으로 지형이 형성됐다. 푹 패인 분지에 대규모의 숲을 만든 주범은 유칼립스다. 이 나무에서 증발되는 유액이 태양빛에 증발되어 푸른 연무가 형성된 것이 바로 ‘블루’의 비밀이다. 거대한 기암인 세 자매봉(The Three Sisters)의 뒤쪽으로 숲은 끝없이 이어져 어느새 파란 안개에 휩싸인 호수인가 싶더니 망망대해 바다가 된다. 고개를 들면 머리가 ‘어찔’할 정도로 짙푸른 하늘이 술술 바다로 풀려 내려온다.

전망대에서의 기념 촬영후에는 식순에 따라 매 10분마다 운행하는 궤도열차(Katoomba Scenic Railway)와 케이블카(Sceniscender Cable Car) 탑승이 기다리고 있다. 왕복 이용은 물론이고 열차를 타고 내려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다든지, 혹은 그 반대도 가능하다. 일단 케이블카에 먼저 올랐다. 경사도 급하지만 속도감도 만만치 않다. 거리가 짧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궤도열차를 타기 위해 유난히 아름다운 그늘을 드리우는 숲 사이를 걷는 동안 기분이 상쾌해 진다. 국립공원 내에는 여러 산책로와 정원, 숙박시설 그리고 카누, 래프팅, 암벽 오르기, 산악 자전거 등의 레포츠 시설들이 입주해 있다. 올라오는 길은 뒷덜미를 확 끌어올리듯 뒤로 솟구쳐 올라가는 궤도열차에 몸을 맡겼다. 열차가 통과하는 어두운 광도는 마치 시간을 뒤바꿔놓는 블랙홀 같다. 푸른 낙원에서의 시간은 짧기만 했고, 사람들을 출발 장소로 순식간에 복귀했다.

시드니 발리 글·사진=천소현 기자joojoo@traveltimes.co.kr
취재협조=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02-753-8848

호주의 보물에 손자국을 내자

호주에는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보물들이 있다. 그것도 살아 움직이고 엄청난 먹이를 먹어치우고 배설을 하는 그런 보물들이다. 호주야생공원(Australian Wildlife Park)에서 만난 보물들도 호주 정부의 정책아래 철저하게 보호받고 있다. 코알라야 그 사랑스러움에 있어서 견줄데가 없고, 어디선가 나타나 총총 뛰어가는 작은 캥거루 월러비는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

만져보고 사진을 찍는 열기는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차이가 없다. 자이안트 염수 악어는 이끼 낀 푸른 물속에서 오랜 잠수를 하고, 박쥐는 피곤한 날개옷을 접었다. 두툼한 쿠션처럼 생긴 웜배트는 부지런히 땅을 훑고 시드니 올림픽 마스코트였던 쿠카부라는 큰 부리 때문에 다른 새와 섞여 있어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이 동물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원측에서 매일 1~2회씩 공연하는 시골 양털 깍기 시범, 뱀들의 행진, 코알라와 생애 등의 쇼를 관람하면 되는데 집중탐구를 원한다면 고아나 혹은 민물 악어와의 대화 시간을 활용하면 된다. 그도 모자라면 광적인 악어와의 대화시간도 있다.

[현지취재] 긴 여정, 짧은 여행 ‘시드니­-발리’(2)

10월의 시드니는 따스한 미풍이 가득할 뿐 아니라 누가 매일 청소라도 하는지 푸른 하늘에는 티끌하나 없다. 본능에만 충실한 아이 때부터 백지라면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가 아닌가. 호주의 미항 시드니에는 하늘에다 낙서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필기도구 비행기.

처음 시드니를 방문한 건 한 겨울로 접어드는 5월이었다. 하지만 때 마침 찾아온 이상 기후로 시드니의 기온은 겨울 코트를 입고 다닐 정도로 뚝 떨어져서 ‘열대의 한파(tropical freeze)’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다시 찾은 10월의 시드니는 따뜻한 미풍이 불어오는 전형적인 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눈부신 가을하늘까지 고스란히 안고 있다. 그 푸른 하늘에 낙서를 하겠다고 조그만 경비행기 하나가 어지럽게 날아다닌다. 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무얼 쓰나, 고개가 꺽어져라 쳐다봤더니 고작 아그파 필름 광고다.

‘A.G.F.A’. 하지만 가끔은 푸른 하늘에다 사랑을 고백하는 낭만파도 있단다. 고백의 단어들은 얕은 바람에도 쉬이 흩어지지만, 가슴속에 새겨진 사랑은 모진 풍랑에도 거뜬하지 않겠는가.

시드니의 둘째날은 시드니 하버와 동부 해변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지난밤 우리의 컵라면을 벌써 2개나 축냈다는 ‘유쾌한 라면’씨의 육성 고백을 듣다보니 금세 ‘맥쿼리스 부인의 의자’에 도착했다.

미시즈 맥쿼리스 의자(Mrs Macquaries Chair)가 있는 왕립 식물원의 끄트머리 전망대는 기념사진 찍기의 경연장 같다. 시드니의 상징인 오페라 하우스(Opera House)와 하버 브릿지(Harbour Bridge)를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 볕이 잘 드는 둔턱에 웃통을 벗은 채 다정하게 누워있는 한쌍의 ‘남남(男男)’도 이방인들의 사진속에 겹치기 출연을 한다.

멀찍이서 우아한 ‘자태’를 감상했으니, 이제 가까이서 뜯어볼 시간. 그러나 뉴사우스웨일즈 아트갤러리(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에서 너무 지체한 탓인지 시간이 빠듯하다. 요령부득 급한 마음에 멀찍이서 사진기만 찰칵찰칵 눌러본다. 켜켜이 지붕을 겹쳐놓은 오페라 하우스의 독특한 디자인은 ‘요트의 흰 돛’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지붕은 온통 100만 장이 넘는 스웨덴제 세라믹 타일로 덮여 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오페라 하우스의 매력은 그 독창성뿐 아니라 좌우대칭을 깡그리 무시하고 지은 대담성에 있는 것 같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매번 새롭고 낯설다. 최고의 명소답게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이 곳에서 서큘러 키(Circular Quay)쪽으로 노점상들이 쭉 늘어서 있다. 질서 정연한 하얀 파라솔 아래 손수 만든 여러 가지 악세서리와 기념품 등이 팔려 나가고 있다. 그 짧은 시간에도 표지가 귀여운 핸드메이드 앨범을 사고야 말았던 두 여인을 재촉해 빠른 걸음으로 크루즈에 오른다.

배가본드 크루즈(Vagabond Cruises)의 점심 뷔페에는 김치까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김치 보다 인기가 높았던 것은 무한정 제공되는 새우. 서로 사이좋게 껍질까지 벗겨주며 새우를 동내고 난 다음에야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어디서나 선명한 랜드마크를 이루는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야 너무 익숙한 장면. 요트 선착장까지 갖추고 있다는 해변의 고급주택이나 식민의 역사가 실린 건물들을 스쳐가는 동안에도 다들 잠잠하더니 일순간 배안이 소란스러워진다. 저 앞에 누드비치가 있다는 비보를 접한 디지털캠코더들이 일제히 줌(Zoom) 성능을 시험하고 나섰다. 물론 한국에서 건너온 카메라들만. 약조대로 나중에 시사회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볼 사람들은 다 봤다고 한다.

해는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지만 기온이 가장 올라가는 오후의 본다이 비치(Bondi Beach)에는 반라의 남녀들이 가득하다. 크루즈에서부터 머리위에 떠 있던 ‘아그파’라는 글자는 이 곳까지 따라왔고, 벗은 몸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도 역시 따라왔다. 톱플리스(Topless)를 찾아 헤매는 눈길들은 여기에서도 발군의 실력들을 발휘한다. 서로 정보 교환도 활발하다.

잠깐 숨을 돌리고 나서 파도가 부서지는 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갭(The Gap)으로 올라갔다. 한국에서는 추석 명절로 떠들썩할 시기인데,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는 중년의 한국 부부들도 보인다.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대는 바람에 밀려 왓슨 베이(Watsons Bay)로 내려오니, 바다의 풍경이 한결 호젓하다. 경사도 사투리를 질펀하게 쓰는 한국인을 보고 북한 사람들이라는 터무니없는 오보를 날렸던 모 이사님께 따뜻한 커피와 코코아를 한잔씩 얻어 마시는 동안 오후의 바다에는 은빛이 내렸다.

시드니 글·사진=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취재협조=자유여행사 02-777-7501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시드니-발리 연합상품’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시드니-발리 연합상품은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의 야심작이다. 가장 큰 장점은 물론 저렴한 가격. 호주와 인도네시아라는 두 나라를 여행하는 7박8일 상품이 89만9,000원(11월)이다. 7만원 가까운 시드니와 발리의 공항세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매년 한국인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를 조사하면 당당 1위를 차지하는 호주의 매력도 대단하지만,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발리에 대한 동경도 만만치 않다.

시드니에서는 관광을 충분히 즐기고 발리에서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단점은 비행시간이 길다는 것. 시드니까지 거의 꼬박 하루 밤낮을 날아가야 하는 여정은 고생스럽다. 하지만 이틀 동안 아름다운 도시 시드니를 여행하고, 다시 3일 동안 발리에서 ‘천상의 휴가’를 보내고 나면 돌아오는 길은 멀지 않다. 매주 금요일에 4인 이상이면 출발 가능하다. 현재 자유여행사에서 간사를 맡고 나스 항공, 인터 파크 등의 패키지 여행사에서 연합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주-빌라봉 생투어리  (0) 2006.07.10
시드니 - 사랑과 낭만의 도시  (0) 2006.07.07
브리즈번  (0) 2006.07.07
시드니  (0) 2006.07.07
본다이 해변 3 - 日出  (0) 2006.07.07
Posted by 동봉
,

[현지취재] 호주 5대도시를 누비다 ⑥ 브리즈번 上

◆ 여행객 감싸는 아늑한 여유

느릿느릿 걷고 그늘진 노천 카페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바쁠 것 전혀 없는 이곳, 여행의 지친 여독을 푸는 것은 물론 일상에 지친 마음의 노곤함까지도 녹녹히 풀어내는 호주 제일의 휴양 관광지답다. 긴 여정 끝의 마지막 목적지였기 때문일까. 모든 것이 낯설기 만한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 세심한 친절이 마치 집에 돌아온 것처럼 편안하다.

브리즈번이 속해 있는 퀸즈랜드주는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주. 남회귀선이 통과하는 열대 지역으로 연중 무덥고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을 가지고 있어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라고도 불린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알려진 골드 코스트, 선샤인 코스트를 비롯해 아름다운 해변이 산재해 있고 동해안을 마주하고 길게 뻗은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는 세계 8대 명물 중 하나로 꼽힌다.

브리즈번은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호주에서 시드니 다음 가는 대표적인 목적지. 시드니, 멜버른에 이은 호주 3대 도시의 하나로 세 도시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개인적인 고백이지만 사실 브리즈번에서는 아무 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긴 여행의 종착지였고 그동안 정신없이 돌아다닌 자신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었고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너무 지치지 않고 일로 돌아가야 겠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시원한 파도 소리가 들리는 넓은 비치에 누워 일광욕도 하고 책도 읽고 느긋하게 생각을 가다듬고 싶었다. 저녁엔 비록 혼자일지라도 맛있는 레스토랑에 찾아가 향이 풍부한 와인 한잔에 스테이크를 먹거나 한식 또는 일식으로 지친 입맛을 달래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브리즈번은 그런 편안함이 넉넉히 묻어있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그저 내 맘대로 하기란 애당초 틀린 일. 대강 짐을 풀어놓고는 어슬렁거리지 않으면 좀이 쑤실 수 밖에. 브리즈번의 다운타운은 킹 조지 광장에 있는 시청에서부터 시작돼 바둑판 모양으로 형성돼 있다. 걸어서 넉넉하게 30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대규모 쇼핑가인 퀸스트리트 몰을 비롯해 다양한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한국어가 가능한 인터넷 카페 등이 몰려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점심 저녁이면 즉석 공연도 펼쳐진다.

브리즈번을 제대로 돌아보기 위해선 사실 도보로만 이동하기는 힘들다. 시청앞 광장을 기준으로 다양한 투어가 시작되며 18군데의 주요 볼거리를 순환하는 시내 관광버스도 운영된다. 시내 관광버스에는 페리 요금도 포함돼 있어 브리즈번 강 크루즈에도 나설 수 있다.

풍차 오두막이 있어 브리즈번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알려진 윅캄 테라스, 표고 276m의 언덕으로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마운트 쿠사, 각종 레스토랑과 카페 등이 즐비한 강변 유원지인 워터프론트, 브리즈번 엑스포가 열렸던 사우스뱅크 파크랜드, 호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코알라 보호구역으로 꼽히는 론파인 등을 둘러볼 수 있다.

◆ 시내밖에서 만난 또다른 여유

하지만 브리즈번, 퀸즈랜드를 더 잘 즐기기 위해선 시내 밖으로 벗어나는 것이 좋다. 그 중 하나가 남동쪽에 위치한 클리브랜드. 울창한 가지와 잎을 자랑하는 멜라루카 나무가 줄지어 서있고 바닷가에 면해 있는 이곳은 공장지대나 다운타운과도 떨어져 있어 조용하게 살고싶은 주민들에게 인기있는 생활터전이다.

이곳의 레이비 베이(Raby Bay)는 브리즈번에서도 손꼽히는 부자동네다. 육지로 들어와 호수처럼 형성된 바다에는 새하얀 요트들이 줄지어 서있고 각양각색의 널찍하고 예쁜 집들을 밖에서 슬쩍 눈요기하는 것도 흥미롭다. 클리브랜드 포인트에 위치한 라이트 하우스(Light House) 레스토랑. 지중해풍 데코레이션도 인상적이지만 모턴만을 바라보며 즐기는 차한잔이 너무도 감미롭다.

반나절 브리즈번 안내에 나섰던 유칼립투스 투어스의 마릴린 스미스씨. 아이가 있는 중년의 그녀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브리즈번의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설명한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격증을 획득하고 15인승 밴 한대로 유칼립투스 투어스를 혼자 운영하고 있다. 퀸즈랜드주 관광청이 선정한 개별 여행 서비스 베스트 여행사 상을 받을 정도로 투어 그룹에 맞는 세심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일본어도 공부하고 컴퓨터도 익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브리즈번에서 접한 또 다른 감동이다.

골드코스트로 향하기 전 잠시 시간이 남아 브리즈번 시청앞 광장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상상밖으로 너무도 많은 곳에서 들려오는 한국말. 많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브리즈번에 와 있다고 하지만 그것을 넘어 호주는 더 이상 우리에게 먼 나라가 아니었다.

브리즈번 글 사진=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현지취재] 호주 5대도시를 누비다 ⑦ 브리즈번 下

끝없이 밀려왔다 다시 밀려나가는 파도. 바다의 끝은 어디인지 짐작 조차 가지 않는다. 따가운 햇볕이 잦아든 이른 저녁. 어둠이 사뭇 내려앉는 비치를 한손엔 샌들을 벗어들고 하염없이 해변을 걸었다.

한낮 내내 선탠이나 서핑을 즐기던 사람들은 하나둘 주섬주섬 물건들을 챙겨 떠난다. 어둠이 내려앉아 파도소리만 귓가에 맴돈다. 발가락 사이를 모래가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하늘엔 초롱초롱 별이 하나둘 고개를 내민다. 길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너 참 잘했다'고 스스로를 격려한다. 직장 생활 만 5년. 그리 오랜 기간은 아니었지만 '잘 헤쳐나왔다'고 위로한다. 호주에서의 마지막 밤, 골드코스트(Gold Coast).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하지만 집과 일상에 대한 그리움도 함께 커져간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어떤 모습을 해야 할까.

'나 다운 모습'이 어떤 건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일은 다르리라' 는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누구에게나 그렇고 그래서 가끔은 일상을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여행은 그렇게 지친 일상을 위로해 준다. 게다가 아주 적절하게 골드코스트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혹은 누군가를 위로해주며 다시금 각오를 다지기에 적당하다.

끝없는 하얀 해안선 위로 하얀 파도가 부서지고 누구를 방해하거나 방해받지 않고 편안하게 즐기기에 적당하다. 그저 머무는 동안 내내 늘어지게 여유를 만끽해도 좋고 바쁘게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싶다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부지런히 구경하고 즐길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골드코스트는 브리즈번에서 75km 떨어진 퀸즈랜드주의 남동쪽에 위치한다. 북쪽의 쿠메라(Coomera)에서부터 남쪽의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경계가 되는 쿠란가타(Coolangatta)까지 총길이 약 45km의 눈부신 해안선이 이어진다. 겨울철 평균 기온이 21℃. 연중 300일이 넘게 온화하고 맑은 날이 계속되는 이름 그대로 황금 해변이다.

고층 호텔과 리조트, 콘도미니엄들이 해변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호주 최대의 리조트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큰 물결의 파도 때문에 서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해변이고 각종 이벤트가 연중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골드코스트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서퍼스 파라다이스 거리에는 각종 쇼핑상점과 카페, 레스토랑, 나이트 클럽 등이 즐비하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시간부터 늦은 밤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거리 공연도 구경하고 맛있는 거 사먹기에 정신이 없다.

골드코스트에는 각종 테마파크를 비롯해 즐길 거리도 많다. 드림월드(Dream World)는 호주의 디즈니랜드라고 불리우는 놀이공원. 워터 슬라이드, 로그 라이더, 롤러 코스트 등의 탈 것이 많지만 가장 인기있는 것은 코알라 컨트리와 타이거 쇼. 직접 코알라를 안고 사진촬영을 하며 덩치 큰 호랑이가 훈련사들과 벌이는 타이거 쇼는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호주에서 가장 인기있는 최대 해양 공원인 씨월드(Sea World)에서는 화려한 수상스키 쇼, 물개쇼, 수상 제트코스터, 화산밑 탐험, 아이맥스 영화관 등이 있다. 워너 브라더스 무비월드(Movie World)는 헐리우드 영화 세계를 재현한 테마파크. 베트맨과 베트걸, 슈퍼우먼 등 영화속 인물들이 돌아다니며 영화 카사블랑카, 베트맨, 폴리스아카데미 등에 등장했던 세트 장치가 그대로 재현돼 있다.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스튜디오 견학. 투어 기차를 타고 순회하면서 스튜디오의 사용 상황과 실제 세트를 둘러본다.

이외에도 물놀이와 관련된 모든 놀이시설들이 있는 웨트 앤드 와일드(Wet & Wild) 등이 있으며 골드코스트 교외에는 자연 휴양림과 야생 동물 보호구역, 섬 휴양지 등이 즐비하다. 골드코스트 시내 관광은 물과 바다에서 모두 통하는 아쿠아버스를 이용해보자. 서퍼스 파라다이스 오키드 로드에서 출발하는 이 버스는 육지에서는 일반 버스같지만 물로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전천후 관광 버스다. 골드코스트 중심부를 굽이굽이 도는 나랑 강에서 바라보는 골드코스트의 풍경 또한 색다른 느낌이다.

호주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는 오키드 로드에 위치한 한 호주식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와 와인으로 정했다. 제이콥스의 붉은 와인 한잔과 적당히 익은 스테이크로 비록 혼자였지만 외롭지 않은 만찬을 가졌다. 가족을 위해 건배, 지난 여행을 위해 건배, 나와 미래를 위해 건배를 했다. 혼자든 누군가와 함께든 다시 올 것같은 진한 예감이 들었다.

호주 골드코스트 글 사진 =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취재협조= 키세스투어 02-733-9494
퀸즈랜드주관광청 02-756-9011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퍼스 파라다이스 리조트
그 많은 호텔과 리조트 중에서도 골드코스트의 분위기를 만끽하려면 '코트야드 메리어트(Courtyard Marriot) 서퍼스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찾아보자. 코트야드 메리어트는 골드코스트에서도 중심 번화가인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에 위치한 고급 호텔. 게다가 넓은 객실과 시원하게 장식된 인테리어, 바다가 보이는 장쾌한 전망, 알찬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코트야드의 객실 수는 총 405개. 모두 개별 발코니를 가지고 있으며 미니바와 냉장고, 개별 커피포트, 헤어드라이기 등을 가지고 있다. 허니무너들을 위한 허니문 스위트에는 스파 욕조도 가지고 있으며 장애인들이 투숙하기에 편리한 시설도 구비하고 있다. 코트야드는 또 다른 콘도미니엄 스타일의 객실, 펜트하우스 스위트(Penthouse Suite)도 운영하고 있다.

180도 서퍼스 파라다이스 해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을 자랑하며 3개의 더블 침대, 옥외 스파, 잘 정돈된 부엌 시설과 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브리즈번 국제공항에서 골드코스트의 코트야드까지는 차로 55분 걸린다. 코트야드 측은 향후 한국의 허니무너와 중상층의 여행객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1800-074-317

'오스트레일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드니 - 사랑과 낭만의 도시  (0) 2006.07.07
긴 여정, 짧은 여행 ‘시드니­-발리’  (0) 2006.07.07
시드니  (0) 2006.07.07
본다이 해변 3 - 日出  (0) 2006.07.07
본다이 해변 2 - Topless  (0) 2006.07.07
Posted by 동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