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에서의 한 시간
작성자 : 원성필작성일 : 2006.05.11조회수 : 82

아침 5시에 눈을 뜬 우리들은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의 일정과 기대를 한껏 온몸에 두른 채 버스에 올랐다. 월요일 아침 여느 때 같았으면 도로가 온통 출근하는 버스들로 붐볐겠지만 5월 1일 노동절 휴일인 관계로 여유있는 나들이를 나설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3시간쯤 달린 후 도착한 폼페이 하지만 폼페이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벌써 우리와 같은 관광객들의 차량으로 붐비고 있었다. 어느 나라나 연휴에 관광지는 마찬가지인가보다.

입구에서 기다리던 이탈리아인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입장한 폼 페 이.

우리가 들어선 곳은 관광지가 아닌 서기 79년에 화산재가 삼켜버리기 전의 그 번성하고 화려했던 로마시대의 항구도시였다. 바로 2000년전으로 발걸음을 옮겨 놓은 것이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도로. 커다란 돌로 길바닥을 만들어 비가오거나 건조해도 마차가 다니거나 사람들이 통행하는데 전혀 불편이 없는 마차도로와 건널목. 그리고 길바닥을 수놓고 있는 하얀색 대리석 가로등-달빛에 반사되어 가로등 역할을 했다고 함.-
폼페이 유적지의 목욕탕 내부 전경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그것과 전혀 다름이 없는 목욕탕의 구조와 시설들. 오히려 당시에는 지금 보다 훨씬 장식적이고 화려한 내부 장식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있었다. 정말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는 당황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완벽한 상하수도 시설.... 2000년전의 상하수도 시설이라... 믿어야 할까? 가이드가 혹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혹시 이탈리아정부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교묘한 계락은 아닐까?

연이어 나타나는 길가에 즐비한 상점들- 목욕 후 갈증을 달래주려 포도주와 음료수를 팔던 술집, 밀을 갈던 방아와 그 밀가루로 빵을 만들던 오븐이 아직도 있는 빵집, 그리고 선원들과 남자들을 위해 존재했던 유곽....

그리고 주민들과 그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여가를 위해 만들어진 원형극장-그 곳의 구조는 매우 완벽해서 무대에서 연극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낭송하거나 할 때 그 음향이 극장의 곳곳으로 퍼져나간단다.

영화에서 보았던 검투사들의 연습장-보통은 노예의 신분인자들이 많았으며 그 경기에서이기는 사람들은 종종 좋은 대접을 받기도 했다고 함. 하지만 그들은 사람대접을 받았다기보다는 하나의 소모품으로 존재했었다고 보는 것이 옳겠다.

폼페이유적의 원형극장전경
하지만 이러한 화려함 속에는 감추어져 있는 도시의 다른 역사가 있다. 이른바 우리가 말하는 “비극” “최후”라는 단어. 79년 당시 화산에서 분출되어 나온 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시체들의 모습들- 코를 막고 앉은 채 죽은 사람, 쓰러져 죽은 이들 그리고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져있는 여인과 불룩 나온 그녀의 배에서 자라고 있던 아기... 정말로 놀랍고도 슬픈 것은 그들 모두가 노예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태어나면서 혹은 어떠한 사연에서건 노예로써 고단한 삶을 살았건만 죽음도 그처럼 비극적이었다는 것은, 그리고 이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그들의 주인들은 이미 멀리 도망쳐버렸다는 건 과연 이 도시가 환락과 퇴폐의 대명사인 소돔과 고모라와 되어야 할까? 그건 너무도 억울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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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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