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도 이런 여행을 하고 싶다! (동봉)


제목처럼 유럽에 다녀왔습니다.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 많이들 가보셨고, 가시고 싶어하는 곳에 처음 가봤어요. 가셨던 분들은 그때 느낌과 아련한 경험을 공유하고, 가실 분들에게는 유익한 정보와 부푼 기대(?)를 만들어 드리고자 후기를 남기기로 했습니다.

매일 매일 일어났던 일들을 하루 한편 정도씩 쓸 예정입니다.

아래의 글들은 독백처럼 서술됩니다.

혹시 반말처럼 생각하지 마시고, 제가 스스로에게 하는 1인칭 서술형이라 생각하세요 ^^

I. 여행개요편

1. 여행개요

추석연휴(라고 해봤자 토욜,일욜껴서 3일이지만.. ^^;) 를 이용해서 휴가를 붙이고 이래저래 13일('05. 9. 13~ 9. 25)을 만들어서 유럽여행을 결심했다.

생전 처음 유럽을, 그것도 혼자서 가겠다고 결심한데는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이 보고싶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열성팬인데, "냉정과 열정사이"에 나오는 주인공(아오이와 쥰세이)의 재회장소였던 그곳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이렇게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3개국에 모나코 왕국, 바티칸 시국을 거치는 여행일정을 계획하고 급하게 여행 준비를 했다.

2. 여행코스개요

-. 9/13(화) #1 서울출발 → 두바이경유 → 파리드골공항도착

-. 9/14(수) #2 파리

-. 9/15(목) #3 파리 → (야간열차) 니스

-. 9/16(금) #4 니스도착 → 모나코 → 깐느 → 니스

-. 9/17(토) #5 니스 → (야간열차) 베네치아

-. 9/18(일) #6 베네치아

-. 9/19(월) #7 베네치아 → 밀라노 → 루쩨른 → 인터라켄

-. 9/20(화) #8 인터라켄 → 베른 → (야간열차) 피렌체

-. 9/21(수) #9 피렌체 → 피사 → 로마

-. 9/22(목) #10 로마 → 바티칸

-. 9/23(금) #11 로마 → 뽐페이 → 나폴리 → 로마

-. 9/24(토) #12 로마→ 밀라노 → 두바이

-. 9/25(일) #13 두바이 → 서울도착

3. 여행비용 (1인기준)

-. 항공료및 보험 : 895,940원 ( 요금 759,000원 + TAX 128,300원 + 보험 8,640원)

-. 유레일 패스 : 385,000원 ( $369 )

-. 숙박비 : 204,050원 (EUR 141 +CHF 25 )

-. 식비 및 간식비 :206,090원

-. 입장료 및 잡비 : 260,000원

-. 열차이용료 : 117,560원 ( EUR 70 + CHF 32)

=====================================================================

계 : 2,000,000원 ( 1,281,000원 + EUR 430 + CHF 180)


II. 여행준비편

1. 여행지역 및 코스선정

-. 당초에는 8월 중순 광복절을 전후로해서 미국 뉴욕, 유럽, 일본의 3개지역을 검토하였다. 동남아

는보라카이에 가보아서 다른 지역도 비슷할 느낌이고, 미국 서부(LA→라스베가스→그랜드캐년→

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 지역도 다녀왔으니 이번엔 뉴욕을 거점으로 한 동부지역을 보고싶었

다.시트콤 "프렌즈"의 배경도 뉴욕이고 이친구들이 매일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하는 central

perk까페 에 가보고싶은 마음이 우선이었다. 진짜 Chandler를 만날 수 있다면 더욱 좋은거고...

-. 하여간 뉴욕에 가기로 결심하고 6월부터 준비를 했다. 미리 항공편에 대기자로 올려놓고이것저것

알아보고 구체적인 계획에 들어갈때쯤 회사일이 점점 바빠졌다. 그래도 8월이 되면 휴가시즌이

니갈 수 있으리라 판단하였으나 이건 나만의 오해.

-.추석 후에 시작되는 예년의 회사 중요 일정이 한달 이상 앞당겨진 것!!! 도저히 자리를 비울 상황이

되지 못했다. 게다가 부서 막내인 나는 윗분들의 휴가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감안을

해야했다. 예상대로(?) 부장, 과장님은 광복절을 전후로 휴가를 신청했고, 그 기간이 업무적으로

가장바쁜 시간이 되어버렸다. 2주동안 매일 야근을 하면서 뉴요커의 꿈은 잠시 접어두어야 했다.

-. 문득 달력을 보니 어느덧 8월 말.

언제까지고 휴가를 미룰순 없어서(부서내 거의 모든 사람이여름휴가를 사용했었다.)10월 3일

전후에 가기로 휴가를 신청하고 다시 항공권을 알아보는 도중 생각해보니 걸리는 점이 2가지

있었다.

첫째, 월말-월초가 바쁜데 이때 자리를 비우는 것도 그렇고

둘째, 어쩌다보니(?) 헬라 운영진이 되었는데 10월 15일이나 22일에 있을 MT 책임자가 나였다.

10월 9일쯤 귀국해서 정신없는데 MT 준비를 하는 건 불가능할 듯 싶어 휴가를 앞당기기로

하였다.

-. 이제 남은 대안은 추석.

솔직히 이건 피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작년에도 추석을 이용하여 미국서부여행을 다녀왔고, 내년

에는 추석이 정말 황금시즌이다 (노는 날만 세어본다는 ^^;) 그때도 아마 여행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 매년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아서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업무의 큰 틀이 잡혀 있는 상태이고, 월 중순이라 휴가를 받기는 오히려

좋겠다는생각이 들었다. 안그래도 추석 전후로 휴가를 사용하라는 회사의 지침도 있었으니*^^*

-. 추석기간으로 휴가가 바뀌면서 여행지도 바뀌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9월부터는 유럽의 성수기 시즌이 비성수기로 바뀌면서 여행객이 많이 감소한다. 이것은

출발일까지 10일이 남은 지금 시점에서 원활한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과 풍부한 숙소,

철도망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예산이 많이 절감된다 ^^v

둘째, 이때가 가장 날씨가 좋은 계절이다. 7~8월이 성수기이긴 하나 굉장히 무더운 것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셋째, 미국엔 작년에 가보았으나 유럽엔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더군다나 피렌체의 두오모가

있다. (^^)

넷째, 추석연휴동안엔 혼자 여행을 가도 많은 동행들을 만나서 다니므로 결코 외롭거나 힘들지

않다는 주변인물1의 조언까지..

-. 자, 이제부터 준비 시작이다.

여행지만 유럽으로 정했지 여행 루트나 가볼 곳, 일정, 숙소, 철도망 등 모든 걸 혼자 공부해서

계획을 세워야 했다. (사실 이때부터 여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무지 즐거웠으니까)

꼭 가보고 싶은 곳은 피렌체(이탈리아)와 모나코, 니스(프랑스).

12박 13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무지 짧은 일정. 유럽의 특성상 많은 나라를 이동할지

나라수보다는여러 도시를 갈지 고민하다절충안을 내놓았다.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모나코, 바티칸 시국. 이러면 5개국 아닌가?

그리고 최대한 그 나라의 도시들을 모두 돌아보기로 결정.

-. 이 세 나라들이 가장 볼만하다는 주변인물2의 조언도 있고, 여행사의 호텔팩, 배낭여행 상품,

다양한 여행 관련 서적및 네이버 지식검색(난 이친구를 사랑한다 *^^*)을참조하니 이정도의

스케쥴이 나로서는괜찮겠다는 판단이 섰다.

2.항공권준비

-. 최초에 세운 일정은 로마 in, 파리 out 이었다(이런 표현을 배낭여행 공부하면서 알았다.)

이게 한국인 유럽여행객들의 일종의 rule같은것.

주로 런던 in 로마 out 혹은 런던 in (로마를 거쳐서) 파리 out혹은로마 in 파리 out이다.

시계 방향으로 도는 코스를 많이 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10일 전에 와서 항공권을 구하려고 하니 이런 표는 없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있지만, 모두 비싼 표들뿐. 가장저렴하면서도 맘에 쏙 드는 놈 찾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시간은 없고,마음은 급해지고..

-.내 친구 네이버가 해법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유명한 TOP항공이나 회사 내 항공권 전문 업체, 신용카드 회사, 여행전문업체 들에서 얻지

못한 표를 구할 수 있는사이트를 알려준 것.

www.whypaymore.co.kr 괜찮은 곳이다. 업체 홍보할 마음은 없지만, 그럭저럭 저렴하고

서비스도 괜찮은 편.

-. 여기서도 로마 in 파리 out 표는 없어서 일정 변경! 파리 in 로마 out! 완전히 코스를 정반대로

뒤집었다.

대다수 한국인들의 코스를 똑같이 밟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만의 여행 일정과

경로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맘이 생겼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순전히 표가 없어서 생긴 일에 나만의 이유를 갖다 붙인거다 ^^;;)

3. 유레일 패스 준비

-. 자 이제 유럽여행의 필수인 철도편을 준비해야한다.

한국에선 기차도 별로 안타보고 TGV도 타 본적이 없어서 이참도 많이 타볼 생각을 했다.

야간열차도 타보고. "Before Sunrise" 같은 영화 주인공도 한번 되어 보고..

(꿈도 야무지다. 과연 이런게 영화에서만 있을지는 다음편들에서 확인하시고 ^^)

-. 패스도 참 다양했다.

유레일 패스, 유레일 셀렉트 패스, 유로 패스 ...

나는 겨우 13일 여행이고, 3개국만(모나코,바티칸은 제외) 가니 3개국 셀렉트 패스로 5일, 6일,

8일중에 고르면 될 것 같았다.

이걸 고르면서 국가를 하나 정도 추가해서 오스트리아(빈)에 가볼까도 생각했다.

밤에 모짜르트의 도시에서 클라~식도 듣는게 어떻겠냐는 주변인물3의 조언!!!

하지만 시간이 어려울 듯 하여 과감히 제하였다.

이번 여행은 중부유럽이고, 다음번에 올 수 있다면 북부와 동부유럽을 다닐 생각을 하면서..

-. 유레일 셀렉트 3개국 6일 권으로 낙찰.

원래 패스 구입시엔 총 여행일자 중 일주일 정도를 빼고 구입하라고 했다.

13일 여행이라고 13일짜리를 사면 바보되는 거다.

이동으로 2일 빼고, 한 도시에 머무는 경우 5,6일은 이동을 안하니 6일 정도면 충분.

5일권로도 될 것 같았으나 40$ 정도의 차이고 이정도면 만일을 대비해서 넉넉히 잡는게 좋을

듯 싶었다. (결과적으로 괜찮았다)

와이페이모어 (이름이 첨엔 낯설은데, 그 뜻을 곰곰 생각해보면 재밌다. 왜 돈 더내니? ^^) 에선

항공권과 패스를 같이 구입하면 패스를 10% 할인해준다.

-. 나이가 나이인지라 26세 이하가 구입할 수 있는 유스 패스(2등석)는 구입하지 못하고 1등석으로

구입해야했다. 여행 계획이 있으신 젊으신(?) 분은 어서 떠나시길..

유럽엔 노인 경로 보단 어린이, 학생 들의 천국이었다.

-. 마지막으로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다.

돈 얼마 안하니 꼭 가입하라는 예전 친구의 말을 그대로 들었다.

앞으로 후기를 보면 알겠지만 챈은 참 귀가 얇다 ㅡ.ㅡ^

4. 환전

-. 이제 남은 건 돈.

스위스를 빼곤 모두 유로를 사용한다.

물론 스위스도 스위스 프랑과 유로가 모두 통용되나 유로는 다시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되니

금액적으로 손해다.

-. 그럼 어느 정도를가져가야 할까?

여행책에서는 하루에 5~6만원 정도를 예산으로 잡으라고 권고한다.

거기에 기념품이나 엽서, 예기치 못한 경비들로 20만원 정도를 계산하면 된단다.

이동일 2일을 빼면 11일이니 66만원 정도가 필요하고, 20만원은 신용카드로 대체할 생각이었다.

(이것이 나중에 재밌는 일이 벌어지게 한다 ^^)

-. 그 돈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현금, 여행자수표, 신용카드.

이것들을 골고루 분배해서 가져가는 방법, 현금만 왕창, 현금은 조금하고 여행자수표에

신용카드를 가져가는 방법이 있다.

여행자수표는 안전하나 현지 환전이 불편할 수 있고 수수료가 비쌀 수가 있다.

미국과 달리 얘네들은 현금으로 환전 후에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백화점 등은 받지만..

그렇다고 현금만 가지고 다니는 것은 웬지 불안하다.

고민에 고민끝에 현금 : 여행자수표 : 신용카드 = 5 : 3 : 2 정도로 정했다.

여행자수표 환전을 경험삼아 꼭 해보고 싶었고, 환전하느라 (더 싼 환전소를 찾느라) 여행시간을

낭비하고는 싶지않아 현금 비율을 다른이들보다 높였다.

그리고 신용카드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

-. 여행 가이드 북에는 분명히 여행 출발 3~4일전 환전을 완료해놓으라고 했으나 업무시간에는

은행가기가 힘들고 환전을 뒤로 미루던 챈은 출발 전날 오후 3시 30분이 되서야 은행을 찾았다.

외환은행 환전 클럽에 가입해서 수수료 50% 할인 받고 주변인(동생이 이럴땐 참 유용하다^^)

추천 좀 하니 환전을 꽤 좋게 했다.

솔직히 수수료 그렇게 크진 않으나 최대한 절약하는게 좋지 않은가?

배낭족들은 짠돌이가 되어야 한다고 책에 쓰여져 있다.

5. 여행책자 준비

-. 이제 기본적인 준비는 끝났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았다. 가이드 북!!! 혼자서 가는 길이라 여행책자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떤 책으로 정하느냐에 따라서 여행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 마침 유럽여행을 간다고 하니 주변인물4(상무님 비서)가 다음날 책을 빌려준다.

예전에 자기 여행갈때 봤던 책인데, 추천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맘이 고운 사람이다)

유럽여행 100배 즐기기 - 첨에 제목은 그저 그랬는데 살펴보니 괜찮았다.

한권으로는 부족할 듯 하여 회사 도서관에 잠시 짬을 내었다.

Lonely Planet 의 서유럽 편이 있었다. 아주 두꺼운 책. 유럽의 12개국 정도가 설명되어 있다.

아주 다양하고 깔끔하게 나라와 도시, 여행 전반에 관해 두루두루 나와 있어 아무 맘에 들었다.

-. 이렇게 책을 구입하지 않고 2권을 빌렸다.

서점에 따로 갈 시간도 없었고, 가지고 있는 책으로 충분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유럽 도시들의 지도를 따로 구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각 도시마다 우리들의 친구 information이 있어 무료지도는 맘껏 구할 수 있다.

물가 비싸고 불친절한 베네치아만 빼고 ㅡ.ㅡ^

하지만 챈도 나중에 책을 빌려온 것을 한번 후회하게 된다.

-. 아무튼, 이 2권의 책은 챈에게 정말 소중한 친구요, 선생님이요, 부모와 같은 존재가 된다.

캄캄한 동굴속에서 한줄기 불빛이 되어준 책들에게 감사한다.

여러분~ 책을 사랑합시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여행사 직원에서 출판사 직원으로 직업이 바뀌었다 ^^ )

6. 기타준비물

-. 여권.회사에 보관중이던 것이 있고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그대로 사용하면 되었다.

-. 옷 몇벌, 비상약, 카메라, 세면도구, 우산, 건전지등

-. 복대, 자물쇠.

온갖 도둑들이 모인다는 유럽. 한국에선 상상도 못하는 절도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지역이라

여권과 돈, 신용카드를 보관할 복대를 새로 주문하면서 배낭의 지퍼를 잠글 자물쇠도 새로

구입했다.

책은 정신적 지주, 복대와 자물쇠는 물질적 지주였다.

-. 고추장, 김, 라면.

어머니가 볶아주신 소고기 고추장, 김, 라면.

정작 쌀도 없고 취사도구도 없이 혹시나 해서 가져가봤다.

이제 출발이다!!!

III. 여행기록편

9월 13일 (화)

(유럽을 향해서)

1. 인천공항 -> 두바이공항

-. 9월 13일 00시 30분에 출발하는 EK323편(참고로 나의 비행기는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이었으므로

3시간전인 9월 12일(월) 밤9시 30분까지 공항으로 갔다. 우리집 근처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마지막공항버스가 8시 20분이므로 공항에 도착하니 9시 30분이 조금 넘었다.

-. 여기서 잠시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는 솔직히 잘 모르는 항공사다.

이 항공사를택한것은 저렴한 항공권이고 경유는 한번 하지만 그렇게 오래 대기하지 않고(1~2시간)

00시 30분에출발하므로 시간이 생명인 배낭여행객에게는 딱이었다. 파리에 도착하면 오후 1시

정도이므로남은오후를 버리지 않고 알차게 쓸 수 있는게 맘에 들었다.

-. 밤 10시 가까운 시각에 공항에 온 건 처음인데 대부분 불이 꺼지고 사람도 별로 없었다.

넓은 공항청사에서 내가 check-in 해야할 곳이 금방 보였다. 여기만 불이 켜져 있고, 특이한

문양이 금새 눈에 띄었다. 아랍 사람들이 와서 보딩 패스를 주는 줄 알았더니 한국사람이고

대한항공 직원이었다.

-. 내가가진 짐은 소형 배낭 하나, carrier 하나였다. 배낭여행 가면서 carrier 가져간다고 친구들이

놀리긴 했지만, 그 큰 배낭을 메고 다닐 자신이 없었다.여행준비하면서 제일 신경 많이 쓴 부분

중 하나가 배낭이냐 캐리어냐 였다. 배낭은 기동성은 좋으나 너무 무겁고, 캐리어는 바닥 사정이

안좋은 곳은 많이 불편하다고 해서내사랑 네이버 지식인들도 갑론을박 이었다.

그래도 늘 가져간 carrier라 이번에도 이녀석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결론적으로는 잘한 선택!

엄청난 크기의 배낭을 메고 다니는 애들은 몸좋은 유럽 남자 혹은 여자들 뿐이고

대부분은 carrier를 이용하는 모습. 난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배낭여행이라고 해서 배낭을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는 넘 웃기다.

붕어빵에 붕어 들어가던가??? ^^

-. carrier를 맡기고 소형 배낭엔 책2권(유럽100배 즐기기, Lonely Planet의 서유럽편)과 카메라

정도만 넣고 천천히 공항을 돌아다녔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라 보딩시간도 남고해서

국제전화 자판기에서 10,000원 짜리를 하나 사서 시험통화도 한번 해보고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시간을 때웠지만 문을 열어놓은 곳이 거의 없어서 그냥 출국수속을 밟기로 했다.

-. 공항안전요원에게 여권과 보딩패스를 확인받고 검색대에 짐을 집어넣고 아무생각없이 통과하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소형 배낭에 뭔가 있다는 것이다. 난 대수롭지 않게 기다렸는데 x-ray로 막대

같은게 몇개 보이는거다. 배낭을 열어달라는 주문. 지퍼는 이미 번호자물쇠로 잠겨져있었다.

비밀번호를 맞춰 풀어주니 가방속을 보다가 충전용 밧데리 4개를 꺼내는 것이다. MP3와 카메라를

위한 밧데리였다. 이건 괜찮은 듯 넘어가려다가 다시 검사하라는 검색요원1(넘 꼼꼼하다 ㅡ.ㅡ;)

검색요원2는 다시 샅샅이 뒤지다가 victorinox칼(일명 맥가이버칼)을 꺼내든다.

-. 검색요원1 "이건 가져가실 수 없습니다."

챈 "네? 이거 꼭 사용하려고 어제 주문해서 산건데요."

검색요원1 "그럼, 이것만 항공편으로 다시 보내세요"

-. 이렇게 해서 챈은 다시 check-in 장소로 돌아온다.

대한항공직원에서 경유를 설명했더니 난색을 표명하면서

직원 "이거 버려야할텐데요."

챈 "아니, 이거 하나만 보낼 수 있다고 하던데요?"

직원 "그럴러면 포장해주는 곳이 작업을 해야하는데 지금 아무도 없을텐데요"

챈 "꼭 가져가야 하는데요. (가이드 북에 꼭 필요하다고 해서 스위스에서 사고싶은 걸 일부러

먼저 산건데 못가져간다면 넘 억울하지 않은가??)

직원 "그러시면, 아까 안보낸 배낭에 이걸 넣어서 같이 보내세요"

챈"흐음..." ('책이랑 카메라는 어쩌구...' 음냐음냐.. 더 조그만 쌕을 안가져 온게 아쉽군)

-. 어쩌랴.. 스위스칼이 항공기내에 반입이 안된다는 걸 몰랐으니 이런 일을 겪는구만.

좋은 경험했다치고 쌕에 칼을 넣고 책 2권, 수첩 하나만 뺐다. 책이 둘다 부피가 있어 들고다니기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두권다 필요해서 가지고 다니기로 결정!

-. 깨끗이 짐을 맡긴 후 검색대를 통과해서 항공편 대기실에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자기 밧데리가

없어서 그러니 전화 좀 빌려달라고 한다. 내 전화기도 밧데리가 없을텐데요 하면서 빌려줬다.

중국무역상인가보다.. 무슨 물건에 대해서 잠깐 통화하다가 전화가 끊긴 모양이다.

말없이 전화기를 건넨다. 용건은 많은데 전화를 다 못해서 아쉬운 모습.

이때 탑승하시라는 승무원의 방송. 일어서던 아저씨 한마디 한다.

"(매우 다정한 목소리로) 학생, 고마워~~~"

졸업한지 5년됐는데 아직도...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

-. 우여곡절끝에 탑승. 아까봤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아랍계 의상을 입고 맞이해준다.

무슨 협약같은 걸 한 모양이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아니면 화요일 항공편이라 그런지

탑승객이 좀 적다. 챈의 옆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다가 옆의 넓은 칸으로 옮긴다.

아싸~ 창가쪽 2자리를 편하게 쓰게 됐다.

-. 책 2권을 놓고 비교해가면서 보는데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식단표를 나누어주더니 잠시후에

기내식이 나왔다. Light Meal이었다.(Night Meal과 헛갈렸다 ^^;)

Roasted Chicken Thigh (구운 닭 가슴살 요리)선택! 한국에서 출발해서인지 메뉴도 한글로

설명이 되어있고농협김치도 나오고 맛도 괜찮다.

-. 한국시간 9월 13일 08:00에 깨우더니 Breakfast를 줬다. Vegetable Omelette으로 선택!

맛은.. breakfast다. 비몽사몽간에 먹었더니 잘 기억이 안난다.

-. 한국시간 9월 13일 10:15 아랍의 두바이 공항 도착.

아랍시간 9월 13일 05:15.

2. Transfer in Dubai

-. 파리행편 탑승까지 2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천천히 공항을 둘러보았다. 지난번 LA에 다녀올때

경유했던 타이페이 공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냄새도 안나고 이국분위기가

물씬나는 멋진 모습이었다. 특히 면세점이 중앙에 있고 자기의 Gate에 가려면 한 층 밑에 있는

면세점이 한눈에, 그것도꼭보일 수 밖에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면세점은 위에서 그 광경이 보이는데,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보여준다.

-. 제일 열심히 본 곳은 Swatch, G-Shock. 평소 시계를 안 차는 나로서는 이렇게 여행나올때만

시계 욕심이 생긴다.예전엔 늘상 같이 온 친구가 시계가 있으니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았는데

혼자오니 이것저것 생각할게 많다. 아무튼 향수, 술 ,보석 등 명품점들을 돌아보다 마지막으로

간 곳이 전자제품관. 여기서 탁상용 Alarm 시계를 발견했다. 여행 중 Alarm 시계가 꼭 필요하다는

가이드 글을 비행기 내에서 보고 마음에 걸렸는데 이참에 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 한참 고르다 snooze 기능이 있는 것이 5 Dhs(아랍의 화폐) 비싸지만 그것의 효용을 잘 알기에

Seiko 시계로 구매 결정! 그런데, 여기는 Dhs와 $만 통용된다. 유로와 스위스프랑만 있는

나로서는 거스름돈은 Dhs만 준다는 말에 그나마 차이가 적은 스위스프랑으로 사서 3 Dhs를

거슬러 받고 근처Market에서 Polo(난 이녀석을 좋아한다) 와 Fruit-tella라는 카라멜을 두개

사서 0.25 Dhs 를받았다. 이것만 두바이 기념품으로 하기로 했다.

-. 예전엔 그나라 동전을 기념품으로 가져오곤 했는데 막상 한국에 오면 보지도 않고 소용도 없어

웬만하면 동전은 다 써버리는게 내 철학이다. 괜히 여행 중에 짐만 되고..

어쨋든 여기서 산 것들은 모두 여행 중 긴요하게 사용되었다.

특히 시계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

3.Dubai -> Paris

-. 아랍시간 9월 13일 08:00 -> 파리 출발

내가 탄 비행기는 Boeing 777 기종. 인천서 올때보다 훨씬 좋은 기종이었다.

좌석앞의 TV 화면도 더 크고, 리모컨은 같지만 앞에 붙어있어 팔걸이에 붙어있을 때보다 훨씬

사용이 편리했다.

-. 이 항공편은 승객이 좀 더 많았지만, 그래도 우리 4개의 좌석 중에 승객은 3명. 그중에 내 옆자리만

비어있었다. 이히~~ 여전히 책을 펴놓고 파리를 집중적으로 연구. 처음 비행기에선 전체적인

여행 루트를 다시 한번 검증했고, 이젠 파리를 공부해야 했다.

-. 파리로 가는 외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느낌이 물씬나는 건 기내식이다. 그러나 제일 이국적인

감이 느껴진건 화장실. 바로 이 변기의 높이이다. 좌석위치가 사뭇 높아 까치발(?)을 한 채로

겨우일을 볼 수 있었다. 초등학생때 변기를 이용하던 아득한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해보라~ 참 우스꽝스럽지 않았을 것인가..

다시 보니 내 좌석도 좀 높은 것 같다. 글구 스튜어디스의 외모는 뭐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

-. 파리 시각 9월 13일 13:40 Paris CDG 드골 공항 도착!!!

이제 첫 발을 대디딜 역사적 순간이다


(파리에서의 첫날)

-. 두바이 공항에선 느긋해서 파리 드골공항에 오자 맘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어서 짐을 찾고, 미리

공부해 둔 대로 파리 시내로 이동해서 내가 묵을 숙소에 짐을 놓고 맘껏 파리 시내를 돌아보다가

야경을 보고싶었다.

-. 짐이라곤 책 2권과 수첩 하나, 시계 하나, 간식거리를 담은 봉투.

중간에서 조금 앞쪽자리였으므로 기내 통로를 나오는데 입구에서 공항 보안요원들이 여권을

검사하고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여권을 보여줬는데, 한녀석이 무지 열심히 쳐다보더니

여권을 뺐으면서 한쪽 구석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 이건 웬 날벼락! 대한민국 모범시민을 뭘로 보고...

'야 임마! 난 Republic of Korea에서 온챈이야~'

하지만 여긴 프랑스다. ㅡ.ㅡ; 입국도 안했는데, 겨우 기내를 나오다가 문제 발생시킬 필요도 없고

금방 잘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기다렸다.

기내에서 모든 승객이 여권검사를 하고 밖으로 나갈때까지 파리 관광지와 루트를 외우면서

기다리니 두녀석이 다시 내게로 왔다. 이번엔 돋보기를 꺼내들더니 여권을 정밀 조사하는거

아닌가? 내가 그렇게 위험인물로 보이는가? 아니면 Korea라는 나라를 믿지 못하나?

여튼 한참 검사하던 녀석이 여권을 돌려주며 Ok 라고 짧게 말한다.

나도 한마디 했다. "Ok? huh?"

-. 나중에 곰곰 생각해보니 North Korea와 South Korea 의 구분이 여권에선 없다.

위험국가로 분류된 North Korea를 헛갈리고, 게다가 혼자 온 내가 의심스러웠던 모양이다.

암튼, 여행오기 전부터 콧대높고, 건방지며 한국인들을 무시한다는 프랑스인들에 대한 소문과

나의 선입견이 확인되면서 이번 여행이 참 힘들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같이 왔던 여행객들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난 표지판을 보고 입국심사대 앞에 줄을 섰다.

내 옆줄의 동남아인들에게 심사관이 영어를 못하냐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었다.

아시아인들만 이런 걸 겪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나도 그러면 어쩌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조용히 입국스탬프만 쾅 찍어주는거다.

-. 입국심사대를 빠져나와서 나의 짐을 찾았다.

도착하자마자 금방 carrier와 배낭이 보였다. 반가운 녀석들~ 일이잘 진행된다.

짐을 다시 정리하고 내가 가야할 숙소와 교통편을 되뇌었다.

-. 이제 내가 가장 먼저 가야할 곳은 information center. 여행 내내 나의 친구가 되어줄 곳이다.

공항 한쪽 구석에 위치해 있었다. 첨엔 말꺼내기 그렇고 여기가 맞나 싶어 공항을 조금

돌아다닌 후 다시 가서 직원에게 지도 좀 달라고 했더니 "Sure"라고 한다.

영어가 통하는 군..

영어를 알아도 못 들은 척 하고, 영어 쓰면 싫어한다는프랑스인의얘기를 어릴때부터 들어서

걱정했는데 한시름 놨다. 그래도 여긴 공항이니 괜찮은 거겠지..

-. 이런 생각을 하며 시내로 갈 버스를 탈 곳을 찾고 있었는데 한국이 커플이 보인다.

길을 물어볼까 하다가 내 여행 목적을 떠올리면 지나쳤다.

'되도록 한국인은 피하고 물어볼 것도 그 나라 국민들에게 물어보자' 는게 내 생각.

이 때 한국인 아저씨가 다가온다.

40대 아저씨 : "한국인이죠? 내가 전화를 해야하는데.. Kotra.. 무역공사.. 신용카드로 된다고

들었는데, ..그게..&*^$%&((&&^%%^ "

챈 : "(약간 주저하다가) 어.. 저도 지금 여기 막 와서 잘 모르는데요"

솔직히 뭐가 뭔지도 지금 잘 모르겠고, 신용카드 얘기를 하는게 갑자기 경계심이 생겼다.

한국인이라고 어떻게 다 믿을 수 있는가...

-. 아저씨와 헤어지고 근처 공항직원에게 350번 버스를 어떻게 타냐고 물었다.

역시 친절한 영어 설명.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버스 터미널로 왔다.

이젠 표를 사야할 차례. 지하철 매표소 같은 곳에서 10장 묶음 까르네(낱장보다 20%정도저렴)

를 사려고 했는데 이건 파리 시내에서만 살 수 있다면서 구입 실패.

뭔가 의사소통이 잘 안된 것 같지만 여기서 30분 지체했으므로 그냥 버스로 갔다.

-. 여행중인 것 같은 뚱뚱한 할머니 2분이대기중인 차에 올라타길래 나도 그 뒤를 따라 탔다.

기사에게 내가 갈 곳을 지도를 보여주면 설명하자 4.2 유로를 내라고 한다. 10유로를 주니

거스름돈을 한웅큼 주면서 표 3장을 준다.

'음.. 책에서 파리 동역(Gare I'est)까지가려면 지하철표 3장이 필요하다고 했으니 이게

맞군. 근데 우리 버스는 그냥 돈내면 끝인데, 얘네는 3장을 주네.'

'아.. 얘네들은 버스표 검사를 수시로 하니까 그때를 대비해서 가지고 있으라는거군..'

-. 챈은 가이드북대로 표를 꼬~옥 쥐고 버스를 타고 간다.

여기서 프랑스 버스를 묘사하자면 우리처럼 앞만 보는 좌석이아니라 네명이 마주보게 되어있다.

그러니까 2명이 앉는 의자가 앞뒤로 마주보는 형국.

나중에 보니 유럽은 거의 이런 식인 것 같다.

-. 한참 가니 사람들이 많이 타고 내린다. 내가 첨 탈땐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는데, 시내로 가면

갈수록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서서 있었다. 내가 앉은 칸(?)에도 4좌석 중 3좌석에 사람이

앉아 있었고, 나는 2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배낭과 캐리어를 좌석에 놔두었는데

이걸 한쪽으로 치우려고 했다. 다른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 이때, 내 대각선쪽의 약간 머리가 벗겨진 30대 후반의 남자가 눈빛과 손짓으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다. 왜 그럴까 했는데 옆의 사람과 하는 얘기(프랑스어)하는 걸 대충 짐작해보니

'이 버스에는 지하철이나 열차처럼 짐을 올릴 수 있는 짐칸이위에 따로 없으니 괜찮다'

뭐 이런거였다. 그것도 조용히 말하면서 나를 안심시키는 표정과 손짓이었다.

-. 상상도 못한 친절이었다. 내가 처음 보는 버스를 두리번 거리자 조용히 눈짓으로 내릴땐

이쪽 벨을 누르면 된다.. 라고 말해주었다. 프랑스인의 호의속에 난 지도도 보고, 길거리의

집들도 보면서 편안하게 시내투어(?)를 했다.

-. 이때, 아까부터 궁금했던 의문이 다시 시작되었다. 버스에 탑승하면서 어떤 사람은 그냥

기사에게 뭔가를 보여주기만 하고 어떤 사람은 기사옆의 조그만 기계에 표를 넣어서 체킹을

하는 것이었다. 불현듯 나도 그렇게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받은 표 3장이

기사가 그냥 주었으니 새것이고 기계에 검표를 해야 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러나 이제 와서 다시 찍기고 귀찮고, 분명 내가 외국인이고 처음 탄 걸 알면서 기사가

아무말 안한것도 좀 이상하고, 내 앞의 할머니 2분도 안찍지 않았던가? 검표를 하더라도

봐달라고 하면 "친절한" 프랑스인들은 인정해 줄 것이다.. 라는 혼자만의 상상을 하면서

계속 갔다.

프랑스인의 수식어가어느새 거만한에서 친절한으로 바뀌었다. ^^

-. 앞좌석의 정말 친절한 남자가 내리면서 다시 한번 눈인사를 하면서 목례를 한다. 감동.

아무튼, 다들 내리고 난 종착역까지 왔다. 여기가 맞나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확인하자

기사가 다음역에 내리면 된다고 말해준다. 묻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날 기억하고 있었군 ^^;

좀더 가다가 지하철 탈거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하니까 지하철 입구 앞에서 세워준다.

친절하면서도 착한 녀석들~~~

-. 이제 나의 숙소로 가야한다. 프랑스 현지 한국인 민박집.

숙소도 많이 고민했다. 이국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유스호스텔에 가야한다.

뭐, 돈 많으면 호텔가도 되고.. 그래도 유럽은 처음이고 아직 잘 모르는 내용도 많은데다

다음 여행지에 관한 지식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한국 민박집으로 정했다.

앞으로의 여행지엔 호스텔, 현지 농가 민박, 이런데 묵기로 결정하고서 말이다.

-.11호선 Rambuteau역.

표를 사야한다.프랑스선 지하철, 버스가 모두 같은표(1.4유로 = 1,820원)로 사용가능하다고

책에 씌여있었다. 프랑스 지하철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게 서울 지하철이라 이용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갑자기 아까 받았던 표3장이 생각난다. 이 표로 사용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이게 사용가능하다면 난 아까 그 버스를 무임승차한 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투입구에 표를 한번 집어넣어본다. 성공!

아.. 먼리타향 이국에서 완전범죄를 성공시켰다.

고국에 계신 동포여러분 기뻐해주십시요~ ^^&

물론, 이런 식으로 경비를 절약해서 비교적 싸게 유럽여행을 다녀온건 절대 아니다.

앞으로의 후기를 보면 챈의 금전적인 고난을 알게된다.

-. 한국에서 미리 봐둔 약도대로 찾기 쉽게 되어 있었다.

역에서 나와 20m 거리. 한국으로 따지면 초역세권.

한국 아파트 광고에서 지하철역 도보 5분이면 거의 뛰어서 5분 거리가 부지기수라

첨엔 까페 글을 믿지 않았는데 사실이다. 정말 가까운 집. 아주 맘에 든다.

비밀 번호 480A를 누르고 올라간다. 4층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다. 짐이 무지 무겁다.

-. 9월 13일 16:45 드디어 숙소에 도착한다. 주인 아주머니가 물을 주신다.

미리 예약을 해놔서인지 잠자리를 보여주신다. Dormitory. 한방에 6명이 잔다.

위아래 침대가 3개. 난 위쪽 침대를 쓰라고 하신다. 짐을 대충 풀고 위층으로 올라가서

내 일정을 말하고(2일 묵을 예정) 아주머니의 파리 설명을 듣는다.

조심해야 할 것들, 중요 관광 포인트, 주변 민박집들의 얘기, 우리집이 싸다, &*^#$*..

-.한가지 정말 좋은 조언을 들었다. 무조건 걸어다니라는 것. 게다가 여긴 중심가라 지하철을

타고 나갈 필요없이 그냥 걸어서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단다. 또 지하철은 1시 넘어서까지

운행되고 이 근처는 치안이 잘 되어 있어 애들이 맘놓고 밤새 놀고, 이 집은 특별히 통금도

없으니 맘껏 다니라는거다.

다른 집은 안가봐서 모르지만 정말 숙소를 잘 골랐다고 생각했다.

만나는 모든 한국인 여행자에게 이 집을 추천하고 다녔다. 정말 좋았으니까. 식사 빼고 ^^;

-. 한국인(정확히는 조선족) 민박집은 오전 8시, 저녁 8시에 식사를 준다. 이날은 배도 별로

고프지않고 어서 파리 시내를 보고파서 오후 5시에 숙소를 나왔다. 저녁따윈 중요치않다.

이때부터 챈은 끼니시간을 잘 맞추지 않았다.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다는게 책에서만

나오는 얘기는 아니었다.

-. 파리 젊은이들이 좋아하는다는 뽐삐두센터 부터 시작. 민박집 바로 옆에 있었으니까 ^^

밤새 춤추고 놀거리, 볼거리가 많단다. 한국으로 치면 코엑스몰 정도일까??

현대국립미술관도 안에 있다. 건물밖의 모습은 짓다말은 모습이지만, 이게 원래 계획대로

만들어진 거라고 한다. 건축도 예술적으로 하는군..

-. 근처 예술분수에서 사람들도 보고, 젊은이들의 거리(대학로??)인 레알지구를 거닐다가

거리의 악사, 거리화가, 토론하는 대학생들, 그냥 누워서 쉬는 젊은이들을 지나쳐서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어느새 퇴근시간인가보다. 사람들이 바삐 지나간다.

-. 지도와 가이드북을 비교해 가면서 찾아간 곳은 뽕 뇌프 다리.

영화에서 보다 직접오면 실망한다고 하지만 난 그냥 그대로 좋았다. 세느강변을 따라

쭉 늘어선 기념품점도 보고, 다양한 그림도 보면서 걸었다. 한강에 비하면 일개 하류천에

불과한 세느천(?)을 이렇게 멋지게 구성해 놓다니...

-. 이렇게 걷다보니 루브르 박물관 앞이었다. 어차피 시간이 늦어 들어갈 수는 없지만,

온김에 그 넓다는 겉모습도 보고 지상의 건물도 볼 겸 안으로 들어갔다.

유리 피라미드 건물을통해 내부도 잠시 보고,웅장한 건물도 사진찍으며 계속 나아가자

뛸르리 공원이 나온다. 이쁘고 아기자기하게 되어있다.

-. 정신없이 보다보니 꽁꼬드 광장으로 와 있었다. 이집트에서 훔쳐왔다는 오벨리스크를

보는데 날이 서서히 어두워지고 멀리서 에펠탑이 보인다. 오늘 나의 마지막 여정인곳.

중간중간 궁도 둘러보고,멋진 거리를걸어다녔다.

-.나무로 이루어진 산책로가 사라지면서 휘황찬란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샹젤리제 거리. 노래가 절로 나온다.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

샹송인지 뭔지 모르지만 익숙한 노래가 입에서 흥얼흥얼..

-. 한참 가니 개선문이 나왔다. 샹젤리제 거리의 마지막. 원래오던길에서 그대로 개선문을

지나쳐 쭈욱 가면New 개선문도 있고, 파리 시내를 대체하는New 도시도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늦어져서 이젠 에펠탑을 보러 가야한다.

-. 지도를 보면서 파리 시내 거리 구경도 하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 옛것을 그대로 보존한

것에 놀라면서 한참을 가니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뻐근. 배고 고프고..

멋진 레스토랑에서 프랑스 요리를 먹고싶은 맘도 있었으나 내 머리는 그걸 허용하지

않았다. 한시간 이상 저녁을 먹고 나면 이 멋진 야경을 그만큼 못 본다고 생각하니

허락할 수 없었다.

-. 한참 가니 샤를 드골 광장을 알려주는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이 앞에 샤이오 궁이 있고

여기가 에펠탑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씌여져있다. 신호등을 건너서 샤이오 궁

인듯한 곳을 가다보니 갑자기 확 트인 곳이 보이면서 눈부시게 환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 에펠탑.

사진으로만 보던 모습이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이다.

정말 멋지다. 힘들고 피곤했던 기억은 하나도 없다. 다른 사람들처럼 계단에 걸터앉아

넋을 놓고 쳐다본다. 사진 찍다가 옆의 사람들도 찍어지고 나도 부탁하고..

-. 이제 좀더 가까이 보려고 다리를 건넌다.

다리위에 올라갔을 무렵 갑자기 에펩탑이 번쩍번쩍한다. 기존의 점등외에 하얀 불을

밝히는 거다. 아마 9시였을 거다.

-. 한참 바라보다 탑에 올라가기로 한다.

입구는 2개인데 사람들 줄이 쫘~악.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1층, 2층, 3층 전망대로 구성. 입장료는 만원정도로 기억한다.

-. 조금 기다려서 1층 전망대에 올라간다. OTIS 라는 엘리베이터 업체.

올라가서 보니 좋다. 약간 바람이 불긴 하지만..

-. 2층 전망대에 가려니 사람이 많아서 한참 기다렸다.

이때부터 조금 쌀쌀해졌다.

-. 3층 전망대 역시 한참 기다렸다.

에펠탑을 돌면서 파리의 야경을 보는게 정말 아름다웠다.

세느강 위에는 유람선이 다니고 있고, 저 멀리 샹젤리제 거리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보인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춥고 피곤해서 내려와야 했다.

역시나 한참 기다려서...

-. 체력이 이제 다했다. 정말 피곤했다.

원래는 숙소까지 걸어가려고 했으나 도저히 그럴 힘이 없었다.

표를 사서 지하철에 들어갔는데, 내가 갈 역으로 가려니 무지 복잡한거다.

어떤 경로가 좋을까 생각하며 지하철map을 보려있으려니 몸집이 큰 흑인이 다가온다.

날 보더니 '길을 잃었냐? 어디 가는데? 도와줄까?' 한다.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와서 호의를 베푼다.

완벽한 도움은 되지 못했으나 (이친구보다 내가 생각한 경로가 더 좋았다) 친절함에

감동했다. ^^

-. 지하철역에서 나와서 숙소앞에 오려니 한국인들(같이 묵고 있던 애들인가보다)이

같은 민박집 정문에서 올라간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씻고 간단히 원래 있던 사람들과

인사하고 침대로 올라간다.

-.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를 쓰고 내일 일정을 확인하다 넘 피곤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몸도아프고 눈도 아프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

파리에서의 첫날밤은 이렇게 지나갔다.


(파리에서의 둘쨋날)

-. 첫날 무리를 해서인지 8시쯤 기상. 민박집에서 먹는 아침을 먹었다. 그다지 맛이 없는..

민박집의 교통편은 시내중심가에 있어서 참 좋았지만, 식사의 질은 높지 않다. 뭐, 밥먹으러

여기까지온건 아니니까 ^^

-. 어젠 밤에 들어와서 못봤는데 한국인이 꽤많다. 13명 정도. 다들 너무 조용히 밥만 먹는다.

피곤해서 그런가??? 아님 한국말을 벌써 잊은건가???

그래도 내가 알아야 할 정보들과 파리에 대해서 궁금한것 등을 물어보면 대답은 잘 해준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 서먹해서 말을 잘 안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식사를 끝내고 빨리나갈 준비를 한다. 민박집엔 남자욕실 하나,여자 욕실 하나. 집주인이 사용하는

욕실 하나 이렇게 있는 것 같았다.샤워를 하는데문을 여는 인기척이 들린다.

스윽~ 쳐다보니 여자다. &*^%$^&# 날 자세히는 못 봤을 거다. 샤워실은 화장실 안에 유리문이

하나 더 있어서 불투명하게 보일테니..

-. 아무튼 프랑스에 오더니 벌써 이쪽 문화에 길들여진건가?? 여자들의 행동이 매우 대담하다(?)

그 여자도 샤워실 안에 누군가 있다는 걸 알고 황급히 나간다. 음.. 한국여자 맞군. ^^

여자쪽 욕실은 많이 붐벼서 남자 욕실을 많이 쓴다고 나중에 들었다.

-. 세면을 끝내고 어제밤에 보다만 지도를 다시 본다. 어젠 파리 서쪽부터 동쪽을 돌아보았으니

오늘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볼 계획이다.

제일 먼저 갈 곳은 노뜨르담 사원 Cathedrale Notre-Dame.

-. 천천히 걸어가는데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참, 나도 여기선 외국인이지..

단체 투어를 온 중년 이상의 아저씨, 아줌마, 할아버지, 할머니가 참 많았다.

심지어는 휠체어를 타고 오신 분도 있다.

처음엔 몸도 불편한데 왜 저렇게 왔을까 생각했지만, 그런 상황에서 더욱 더 세상을 보러

나온다는 것이 더 멋있고 cool해 보였다.

-. 내부는 그다지 멋지지 않다는 가이드북의 조언에 따라 그 주위를 돌았다. 설명대로 정면보다

뒤쪽 공원에서 본 모습이 정말 훌륭했다. 연인들이 사진을 참 많이 찍는다. 말로만 듣던

자연스럽고 거리낌없는 애정표현들.. 담엔 꼭 앤이랑 와야겠다 는 생각이 든다.

아니 누구라도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분위기다.

-. 공원에서 한참을 구경(노틀담 or 애정행각들 ??) 을 하고 노점에서 엽서도 사고 돌아다니다

쌩 루이 섬 Ile Saint-Louis 섬으로 들어간다. 섬이라고 해서 배타고 들어가는게 아니다.

우리로 치면 뚝섬 같은 곳. 슬슬 걸어서 다리 넘어가면 그곳이다. 문화 예술품 등이 많이 있는

예술의 거리라고 해서 들어갔다.

-. 천천히 이것저것 보다보니 12시. 주위엔 기다란 바게뜨 빵을 들고 지나가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다. 나도 빵집에 들어가서 산다. 근처에 슈퍼가 있어 한참을 보다 점원에게 우유가 이게

맞냐 고 하니 다른 걸 권해준다. 계산하고 나오는데"사요나라" 그런다. "아리가또"라고 해줬다.

-. 공원에서 빵이랑 우유, 샌드위치를 먹었다. 우유는 집에서 어머니가 싸주신 미숫가루를 타서

먹었는데 맛보다는 운치가 참 좋았다. 여러 사람들이 공원에 나와 있다.

유모차를 밀고 온 아기엄마, 관광객으로 보이는 배낭커플, 역시 관광객같은 유럽여자 세명,

그리고 흑인 관광객, 약간 Home-less 분위기의 아저씨 등등

-. 점심을 먹다가 강가쪽을 보니 역시 식사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위에서 보니 이쁘게

도시락을 싸와서 나눠먹는 커플이 많았다. 빵한번 먹고 음료수 한번 먹고, 서로 입술 한번

축이고.. 아밀라아제가 소화제 였던가..?? 생물시간에 이렇게 배우면 절대 잊지 않을것같다^^

-. 쏘르본 대학 La Sorbonne 쪽을 이동한다. 우리 나라 대학가 신촌이나 대학로 정도일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과 세련된 거리 모습들. 활기차다. 지나가다 여러 성당,박물관에 들렀다.

이름은 희미한데, 다들 볼만했다. 그냥 밖에서만 봐도 멋있고 하얀 건물들이 참 아름다웠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분위기는 그런 멋진 곳의 계단에 털썩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보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엽서 쓰기, 대화하기, 간식먹기 등) 하는 것이었다.

-. 쉬엄쉬엄 보다보니 뤽상부르 공원 Jardin du Luxembourg 에 왔다.

룩셈부르크 공원으로 알았는데 그거 아니더군. 여튼 정말 이뻤다.

현재 프랑스 국회의사당으로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13일 여행 중가장 아름다운 공원.

날씨는 죽이고 그림처럼 만들어진 공원을 거닐면서 호수 주변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서

책도 보고 대화도 하고 휴식도 하고... 여기가 정말 천국이었다.

-. 한참 가도 끝이 없는 공원. 후문쪽에 오니 넓다란 잔디밭이 양쪽으로 있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서 공부도 하고 휴식도 하고 놀기도 하고.. 나도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글도 쓰면서 쉬었다.

-. 꽤나 좋은 자리였다. 옆으로는 금발의 미녀들이 재잘거리고, 조~오금 앞에서는 30분째

키스를 하는 커플도 있고, 사선쪽으로는 상반신을 썬탠하는 아가씨도 있고 ^^

-. 그냥 여기서 하루종일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약간의 낮잠을 자고나서 다시 움직였다.

가보고 싶은 곳이 넘 많은게 아쉬었다. 공원 반대편으로 걸어나오면서 몇번이나 다시

돌아보았는지..

-. 현대 예술인들의 거리인 빵떼옹 Pantheon 과 라스빠이 거리 Bd.Raspail으로 걸어갔다.

지도를 보고가도 가끔 헛갈리는 경우가 있었다. 이때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물어보면

아주 친절히 가르쳐준다.대개 길을 물어보기전에 저사람이 잘 가르쳐줄까 생각한 후에

물어본다. 이런 생각이 그 사람에게도 통하는가보다. 그렇게 보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먼저 웃으면서 날 바라본다. 내가 길을 물어볼 것을 미리 알고나 있었던 것처럼...

-. 현대 예술인들의 심오한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어려웠던것 같다. ^^

파리에서 에펠탑 다음으로 높다는 몽빠르나스 타워 Tour Montparnasse 를 보고나서

친숙한 몽마르뜨르 언덕 Montmartre 으로 간다.

-. 관광객이 무지 많다. 올라가는 케이블카도 있다고 하지만, 물론 사양하고 걸어간다.

언덕으로 오르는 길에는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기념품점과 식당이 가득하다.

입구에 들어가니 흑인들이 많다. 손목에 뭔가 감아주려고 한다. 공짜라고 하면서..

하지만, 얘네들의 상술은 민박집에서 들었다. 기념이고 공짜라면서 줄을 감아주고

장식을 해주다가 30 유로(4만원)를 내라고 한단다.

순진한 녀석은 겁이나서 그 돈을 다 줬고, 못준다고 버티던 녀석은 결국 2 유로를 주고

왔단다.

-. 내가 'No'라고 하면서 지나가는데 무례한 녀석이 있었다.

손으로 어깨를 잡아끌면서 '코리아에서 왔어? 난 아프리카, 세네갈이야. 잠깐만 봐"

참고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행동이 지하철에서 손으로 미는 사람과 어깨를 잡아채는

것이다

-. 수많은 흑인들을 지나쳐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평평한 파리에서 이런 언덕이 거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지천으로 널린 곳을 이렇게 관광명소로 만들다니...

계단 옆에 있는 잔디밭에 여느곳과 마찬가지로 많은이들이 누위서 휴식을 만끽하고있다.

-. 눕고싶은 욕구를 억누르고 정상을 올라간다. 점점 파리 시내가 한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 보니 어제 에펠탑에서 보던 곳과 또다른 느낌이 든다.

한참을 그렇게 보다가 바로 앞에 있는 성당에 들어간다.

-. 사끄레 꾀르 대성당 Basilique du Sacre. 다른 곳과 달리 공짜라서 허접할 줄 알았는데

정말 멋졌다. 그 분위기. 그 멋진 벽화. 천장의 화려한 모습들.

딱 하나. 사진을 못찍게 하는게 아쉬웠다. 감시요원이 계속 카메라는 안된다며 뛰어

다니길래 그냥 편안히 보기로 했다.

-. 밖에서 볼땐 하얀 건물이 참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들어와서 보니 넘 엄숙하고 경건했다.

중앙의자에 앉아서 상념에 잠겨서 그간의 짧은 일정을 돌아본다. 넘 좋다 *^^*

1시간 앉아서 보다가나오려고 할때 미사가 시작되었다. 날나리 신자지만 지나칠 수 없고

외국에서의 미사는색다른 맛(?)이 느껴져서 계속 있었다.

-. 나와보니 저녁노을이 막 사라지려고 할때였다. 썸머타임을 적용해서 낮시간이 정말 길다

이제 몽마르뜨 언덕 뒤편의 떼르뜨르 광장 으로 간다. 그 유명한 거리의 화가들이 있는 곳.

광장 중앙에 사각형을 된 노천 식당이 있고, 그 앞으로 쭈욱 화가들이 마주보고 앉아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 흥정하는 사람, 손님을 끌려고 갖은 말을 하는 사람,

벌써 짐을 챙기고 나가는 사람... 귀여운 유럽 소녀를 그리는 곳에 멈춰서서 봤다.

실물과 조금 다르지만 묘한 느낌이 난다. 다 그리고 나니 둘둘 말아서 고무줄로 묶어준다.

-. 예술가적인 의상에 길고 흰 머리칼이 있는 자그마한 40~50대 화가 아저씨근처에는 항상

사람이 많다. 다들 앉아서 그리는데 이사람만 서서 그린다. 그래야 화구의 높이를 맞출

수 있는 건가??? ㅋ 아무튼 목탄같은 걸로 슥슥 그리더니 하얀 색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 몽마르뜨르는 순교자들의 시체를 쌓아 두었던 언덕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20세기에는 가난하지만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이 언덕 위에

서있는 사끄레 쾨르(성심) 대성당은 1876년 시공하여 1914년에 완공한 것으로 파리 코뮌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 오늘도 저녁 시간은 한참 넘겼다. 배는 그리 고프지 않다. 가끔 간식먹고 거리를 보다가

밤늦게 숙소로 들어가서 하루를 정리하고 잠을 청한다. 여기가 뤽상부르 공원의 잔듸밭

이라고 생각하면서...




(파리에서의 셋째날)

-. 역시나 조금 늦게 일어났다. 8시.

생각해보니 넘 행복한 일이다. 한국에 있을때출근하려면 6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한다. 이렇게

늦잠자고 일어나도아무렇지도 않으니.. ^^

-. 오늘은 파리의 야외로 갈 계획이다. 베르사유 궁전 Versailles.

태양왕 루이 14세가 자신의 힘을 과시하듯 모든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늪지대를 메워서 만들기

시작한거대한 궁전. 도대체 프랑스 대혁명으로까지 연결되었다는 일련의 역사 현장을 직접

보고싶었다.

-. 역시 걸어서 뽐삐두 센터를 지나 어제 갔던 노트르담 사원 근처 역에서 RER C5선을 타러갔다.

파리 근교로 가기 위해선 지하철이 아닌 열차 RER선을 타야했다. 표를사고 바로 오는 걸 탄것

까지는 좋았는데 반대편으로 가는게 아닌가... 이런. 역무원이 second train을 타라는게

다음에 오는걸 타라는 거였구나.. next train이라고 말해야 되는거 아냐??? 이런 생각을 하며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보고 제대로 가는걸 탔다.

-. 얘네들의 RER선은 2층열차다. 타고내리는 입구를 중심으로 1층, 2층칸으로 나뉜다. 좌석은

언제나 그렇듯 4명이 마주보는 스타일. 베르사유로 제대로 가는걸 확인하자 긴장이 풀리면서

스스르 잠이 온다. 잠깐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누군가 날 깨운다.

-. 베르사유 궁전에 가려면 내려야 할 역이다. '내가 베르사유 궁전에 놀러가는 티가 그렇게

심하게 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새삼 고마웠다.친절한 녀석들. 궁전안에는 먹을 곳이

없다고 하니 점심거리를 사고 또다른 나의 친구맥도널드에서 화장실(유료 화장실에 가기엔

돈이 넘 아까웠다. 여긴 언제나 무료 ^^;)에들렀다가 궁전으로 걸어갔다.

-. 황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정문을 넘어서니 커다란 돌로 이루어진 광장에 루이 14세의 동상이

보였다. 수학 여행을 온건지 유럽의 중,고등학생들로 보이는 애들이 설명도 듣고 사진도

찍으면서 놀고 있었다. 민박집 아래층 녀석이 추천한 꼬마열차를 타고 이동을 시작했다.

-. 제일 먼저 그랑 트리아농 grand trianon 과 쁘티 트리아농 petit trianon에 갔다. 그랑

트리아농은 넵튠의 샘에서 트리아농 거리를 걷다보면 있는데 1687년 루이 14세가 퇴임 후

무슨 공작부인과 여생을 함께 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쁘티 트리아농은 1762년 루이 15세 때 지어진 것으로 후에 루이 16세가 마리 앙트와네트에게

주었고 실내 장식은 그녀의 취향에 따라 변경되었다.

-. 참 조용하고 아늑하게 만든 정원같은 농가였다. 프랑스농가 시골집 Le Hameau

이런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산다..정말 행복한 일일 것이다. 앙뚜와네트의 밀애장소

사랑의 신전 Temple de I'Amour 라는 설명을 보니 더욱 부러웠다 ^^;

-. 다시 미니트레인을 타고 정원 Les Jardins 으로 갔다.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고 싶었다. 만화에서 본 것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참 웅대하고

멋있었다.

-. 그 멋진 호수와 드넓은 잔디밭. 난 어디가나 이런 잔디밭이 넘 좋다. 달려가서 누워보고

싶은 충동에 둘러보니 역시 누워있는 사람들이 있다. 커플들. 옆엔 자전거도 있고.

낮부터 아주 진한 키스... 줌을 최대한 당겨서 봤다.부러웠다 ^^;

프렌치 키스의 어원과 뜻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었다.

-. 녹색융단같은 잔디밭을 지나니 아폴론의 샘 Bassin de Apollon 이 보이고, 라톤의 샘

Bassin de Latone 이 보였다. 다른 관광객들과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따사로운 햇볕을

느끼면서 계단에 앉아 책도 보고 말을 타고 사냥을 하는 상상도 해본다.

-. 갑자기 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려온다. 누굴까 해서 쳐다보니 민박집 주인아주머니와

출장와서 며칠간 묵는다는 어떤 아저씨. 두사람을 여기서 만나다니.. 그것보다 둘이 온

이유가 더 궁금했다. 파리의 연인... 이 된 걸까? 나중에 알고보니 민박집 아주머니는

이곳에 한번도 안와봐서 놀러 온 관광객들에게 설명해주려고 왔단다.

-. 반가운 2분과 헤어져서 궁전내부를 한번 더 돌아보고 나왔다. 오다가 중요한 일이 생각났다.

깜박 잊고 오늘밤기차를 예약하지 않은게 떠올랐기 때문. 야간열차는 그냥 타면 되지만

쿠셋 couchette (침대칸열차) 는 꼭 예약을 해야했다. 그나마 비수기라 자리가 있었다.

-. 파리 시내로 돌아오는 RER선이 잘 오다가 한참을 멈춰 서 있었다. 중간중간 방송을 해주는데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성질급한 사람들은 내려서 다른걸로 갈아타기도 했다.

난 이 차를 타고 바로 오르세 미술관에 갈 생각이어서 내리지는 않았지만 맘은 급했다.

하나라도 더 보고나서 야간열차를 타야하니까.

-. 30분 이상 지연된 끝에 파리로 들어왔다. 오르세 미술관 Musee d'Orsay 에 도착하니 시간이

많이 지연됐다. 들어가서 2시간 이상 관람하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은 없고, 밖에서 분위기만

느끼고 야외 조각들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 이제 숙소로 돌아갈 시간. 세느 강을 따라 루브르 박물관앞의 나무 다리를 건널때 만감이

교차했다. 이 분위기 있는 다리에 앉아서들 뭘 먹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니 발이 떨어지지 않는것이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놔두고 입대하는 느낌..

그래도 지중해안의 따스한 햇살과 아름다운 해안가를 생각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 걷다가 몇번이고 뒤를 돌아본 끝에 먹자골목을 지나쳐서 퐁피두 센터를본 후 숙소로

돌아오니 8시 30분. 잠깐 샤워를 하고 주인 아주머니께 그동안고마웠다고 인사를 하면서

가방을 들고 4층을 걸어내려올때 여러 생각이 겹쳐졌다.

-. 이 나무 계단을 다시 걸어올 날이 없겠지?

올라올땐 무지 길었는데 왜 이렇게 짧은걸까?

이번엔 프랑스 호스텔에 묵어보자.

니스해변은 어떨까? 정말 누드해변일까???? @#$@%$%@%&*&&

-. 야간열차가 출발하는 동역에서 미리 예약해둔 표를 받을 때 드디어 유레일패스를 개시하게

됐다. 처음이라 어떻게 개시하는지 몰라 여기저기 물어보다 역무원이 요구하는 여권, 패스

등을 보여주고 표를 받았다. 이때 여권을 꺼내다 신용카드를 떨어뜨렸다. 복대속에 넣어둔

여권, 신용카드가 땀에 젖어서 붙어있다 떨어뜨린 것이다. 재빨리 주워서 정신없이 열차로

뛰어갔다.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첨이라 걱정이 돼서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 내가 사용할 칸으로 가니 벌써 3명이 있었고 나는 왼쪽 윗칸이었다. 1등석이라 4명만

사용하는 칸. 시설은 좋았다. 아래 2칸에는 노부부 2분이 사용하고 내 옆에는 30대 초반의

남자, 헬라의 심슨님과 닮은 편이다 ^^

열차이용 경험이 많은지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책을 보기 시작한다.

나도 내일 가야할 곳 등을 보고 오늘의 일정을 간략하게 메모한 후 잠을 청했다.

물론 자물쇠로 가방과 열차의 선반을 확실히 묶어놓고..









(지중해의 해안에서)

-. 정신없이 자다가 일어나보니 방에 아무도 없었다. 다들 중간에 일어나서 내린 모양이다.

내 옆자리에는 밤에 나눠준 침낭도 없었다. 쓸만하다고 생각해서 그 청년이 가져간것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내 짐이 생각났다. 황급히 만져보니 이상무.

-. 자물쇠를 풀고 자느라 풀어놓았던 복대를 허리에 찬다.

여기서 잠깐, 복대 얘기를 하자면.. 처음 유럽에 와서 무지 긴장한 챈은 허리에 찬 복대도

풀어서 가져가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점점 복대를 위로 올리다보니 어느새

가슴까지 올라왔다. 복대가 아니고 브라대가 되었다. 돈꺼낼때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민망함은 더했다. 처음엔 다 모르는 사람이니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아닌것 같아서

복대 원위치!!! 그러나 혹시나해서 점점 복대를 옷속으로 넣다보니 이번엔 underwear까지

내려와서 복대팬티대가 되었다. ^^

-. 뭐, 이건 첫날 긴장해서 그렇고 착한 프랑스애들땜에 편하게 원래 허리 위치로 돌아왔다.

계속 차다보니 여권이랑 돈, 신용카드 등의 무게때문에 허리가 좀 아프고, 불편했지만 금새

익숙해졌다.

-. 니스역에 도착하니 아침 8시. 역 바로 옆의 information center에 가니 이제 막 문을 열었다.

지도 한장을 받아들고 숙소를 찾기 시작한다. 한국인 민박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제대로

이국의 문화를 느끼자고 생각해서 호스텔에 갔다. 역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

가이드북대로 찾아가니 1층 식당에서 할머니 한분이 말을 건다.

-. 값싼 방 있으니 오세요... 뭐 이런 프랑스 말이었다. 전혀 영어는 안통하는.

대강 얘기가 된게 16 유로 이고 조리할 수 있는 공동주방이 있다. 이정도면 나에겐 충분해서

okay 했는데 영수증에 18 유로라고 써있다. 이게 뭐냐고 했더니 열쇠를 보여주면서 2유로는

보증금이라고 한다. 음.. 확실하군.

-. 여튼, 숙소는 5층이란다. 그러나 이번엔 엘리베이터가 있다. 므흣. 오래된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서인지 2명정도가 겨우 탄다. 영화에서나 보던 쇠창살로 이루어진 문. 2중으로 된 문을

손으로 닫고 버튼을 누르면 움직인다. 신기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 방에 들어가니 전문 dormitory였다. 남자들 방1에 남자 4, 방2에 남자4 이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쪽에 여자들이 사용할 룸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 건 별 관심없고 대충 방을 둘러보고

나갈 준비를 했다.

-. 지금 해안에 가봤자 볼 거리(?)는 없을거고 차라리 인접해 있는 모나코와 깐느를 보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유레일패스는 오늘날짜로 개시했으니 어딜 가든 공짜니 돈도 아낄겸

해서 다녀오기로 했다.

-. 니스역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고 환전소도 확인하고 환전할까 하다가 대기인들이 많아서

나중에 하기로 했다. 좀 더 걸어가니 우체국도 있어 엽서를 보낼려고 했더니 역시 사람이

많아서 모나코에서 붙이기로 했다.

-. 시간 맞춰서 역에 왔는데 웬걸, 모나코 행 열차는 무지 자주 있는 거였다.

내가 가진 Time Table은 새마을호 정도만 제대로 나와있고, 통일호는 없는 형국.

암튼, 1시간이 채 안되는 모나코로 열차를 타고 가니 11시 30분.

-. 11시 55분에 왕궁 수문장 교대식이 있다길래 보러 갈려고 했는데 여기서 또 길을 헤맸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가려고 한 왕궁의 반대편으로 걸어간 것이다. 덕분에 계단으로치면

1층에서 6층까지 모나코의 집들을 보면서 올라갔다. 다시 와보니 모나코 역이었고,

이왕 다시 온거 information center에 들러서 지도도 받고 여권에 모나코 스탬프를 받아왔다.

-. 이로써 2개국 순방이 이루어졌고, 이번엔 제대로 길을 찾아서 왕궁 쪽으로 향했다.

문득 시계를 보니 12시 30분이 넘었고, 슬슬 배가 고파졌다. 책에 왕자궁 뒷편에 먹을

만한 곳이 있다고 해서 가봤는데, 큰 쇼핑몰 같은 곳이 있었고, 1층에 까르푸가 있는게

아닌가..?

-. 들러서 이동네 물가도 좀 보고 먹거리로 샀다. 우유, 샌드위치, 과일. 과일이 정말 쌌다.

번들로 된 복숭아를 사서 먹었는데 그맛이 정말 최고! 먹거리를 들고 다른 출구로 나오니

야외에 파라솔이 있는 테이블도 있고, 계단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역시 좋아하는 계단에 앉아서 그네들과 식사를 즐겼다.

따사로운 햇볕을 느끼며 방금 따온, 아니 사온 복숭아를 먹는 맛이란..

앞에는 보트들이 쫘악 서있는 선착장이고 왼쪽으로는 왕자궁으로 이어지는 높은 절벽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해안가를 따라서 멋진 길이 이어진다.

-.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왕자궁에 올라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고 올라간다.

점점 숨이 차지만 올라갈수록 멋진 해안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제일 높은 곳에 올라보니

근위병들이 한쪽을 지키고 있었다. 무지 군기빠진 모습. 그러나 제복은 잘 어울렸다.

-. 양쪽으로 펼쳐진 해안가를 보다가 아름다운 길을 따라 내려온다. 선박 박물관도 있고,

왕자들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내가 모나코 왕자가된 듯한 느낌. 웅장하고 넓은 파리의

뤽상부르공원이나 베르사유 궁전과는 또다른 맛을 전해주는 아기자기하고 뭔가 숨을

곳이 많아 보이는 산책로.

-. 한참을 따라 내려오다보니 요트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TV에서나 보던 멋진 요트들

하얀 제복이 눈부시게 멋진 뱃사람들을 TV에서 찍고 있었다. 선착장을 따라 걸으니

호화 요트들이 눈에 많이 띈다. 유럽의 부자들이 많이 놀러 온다는게 실감났다.

-. 어떤 배들은 입구에 Private이라고 쓰여져 있는 간판이 걸려있고, 인터폰을 통해서 요트

안의 사람과 통화할 수 있었다. 태워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안된단다.. 아까비..

그 앞의 선착장에 걸터 앉아서 복숭아를 다시 꺼내 먹으면서 자세히 보았다.

이 호화 요트는 옆에도 문이 있어 수영하고싶으면 바로 나갈 수 있게 되어 있는게 정말

맘에 들었다. 꼭 하나 구입해서 놀고 싶을 정도로...

-.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카지노.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몬테 까를로 카지노다. 겉보기에도 화려하고 멋진 모습.

복장 검사도 엄격하고 가방반입이 안된다. 나도 들어가려고 했는데 짐을 맡기고 오란다.

게다가 어떤 곳은 돈을 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 도박도 잘 모르고 시간도 없어서 주위 분위기만 익히고 나왔다.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 길. 이번엔 제대로 잘 찾았다. 길다란 니스역으로 들어가니 10분

정도 후에 니스로 가는 기차가 온단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옆의 여자에게 물어보는데

담배를 피우고 있는게 아닌가? 실내, 공공장소에도 얘네들은 거리낌없다. 특히 여자들!

멋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나에겐 꽝. 남자나 여자나 담배연기를 뿜어대는게 싫다.

-. 여튼, 다시 니스로 와서 깐느로 가는 열차로 갈아탄다. 깐느까지는 1시간 30분.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깐느의 붉은 카펫을 꼭 밟아보고 싶었다.

깐느역시 지중해안에 붙어 있어서 니스랑 비슷한 분위기.

-. 대신 해안이 좀 더 크고, 사람이 더 많았다. 그래서인지 조금 더 지저분해 보였다.

깐느의 야경을 보러 언덕을 올라갔다. 그 길은 화려하고 비싼 음식점을 통과하는 곳.

경사진 좁은 골목으로 식당가가 쫘악 펼쳐져있다. 아주 멋진 모습.

-. 야경을 보러 올라가너나 내려오면서 본다면 꼭 들어가보곳 싶은 곳. 하지만 혼자온

나로서는 많이 내키지 않았다. 야경을 보러 올라가니 무슨 파티가 벌어져있었다.

네임카드를 목에 건 사람들이 샴페인을 마시며 얘기도 하고 서로 사진도 찍었다.

-. 불빛에 반짝이는 해안가가 참 이뻤다. 해안선은 모나코 해변과 비슷한데 훨씬 컸다.

한참을 사진찍고 보다가 다시 아까의 (고급)먹자골목을 내려왔다.

아까 올라올땐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꽉차 있었다. 역시 유명한 곳.

-. 다 내려와서 이번엔 해안가를 따라 걷다가 깐느 영화제가 열리는 곳에 갔다.

벌써 사람들이 사진도 찍으며 각자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선 붉은 카펫을 밟아야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턱시도를 입고 올걸... 하는 생각은

너무 사치일까? ^^

-. 밤바다를 보면서 제방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바로 밑에선 프랑스 학생들이

모여서 놀고 있었다. 모두 검정색 티에 검정 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이 .. 영락없는

불량써클. 오토바이 헬멧도 모두 검정색. 얼굴은 앳된데 몸매는 착하다 ^^

-. 여기저기 돌아보다 이제 니스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막차 시간에 맞춰서 돌아가는데

생각보나 내가 깐느역을 많이 벗어나 있었다. 한참을 뛰어가고 좁은 골목길(지름길)을

가니까 멀리서 역이 보였다. 덕분에 조그마한 주점, 빠, 클럽 등을 많이 보았다.

살사 음악도 들리길래 입구를 살펴보니 살사빠는 아니었다.

-. 막차를 타고 졸린 눈을 비비며 니스역에 다시 돌아오니 11시.

숙소에 들어가니까 일본인처럼 생긴 녀석이 리조또를 먹고 있었다.

나보고 한국에서 왔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얘기하고 샤워하러 갔다.

-. 샤워실의 시설은 정말 '오, 마이갓' 많이 지저분하고 별로 쓰고 싶지 않은 모습.

하지만 어쩌랴. 지치고 피곤한데 이만하면 훌륭하다는 세뇌를 할 수 밖에.

다 씻고 나오면서 내일은 이곳에 온 진짜 목적인 니스 해변을 꼭 가리라고 생각한다. ^^









(지중해의 니스 해변에서)

-. 8시에 기상해서 여행 루트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문제는 여기서 하루 더 묶느냐 밤에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하느냐였다. 어떤 루트로 가더라도
노는 것은 비슷할 것 같아서 하룻밤 더 자고 내일 첫차로 떠날 결심을 하고 시내로 나왔다.
엽서를 보내려는데 사람이 무지 많은거다.

-. 그러나 역시 친절한 프랑스인. 줄서 있던 나를 보더니 안내원이 나에게 와서 그냥 엽서를
보내는 거라면 자기를 따라오란다. 간단히 우표사서 보내고 나오면서 싱긋 미소를 보냈다. ^^

-. 역에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야간열차를 타고 베네찌아로 가서 아침 일찍부터 노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호스텔보다 야간열차가 더 나을 것 같은 느낌과 시간도 없는데
첫차타고 간다고 해도 놀러다닐 시간에 기차안에 있다는 것이 웬지 많이 아까워서 말이다.

-. 숙소로 돌아오니 12시. 체크아웃시간을 2시간이나 넘겼으니 숙박비를 어떻게 해야할지가
문제. 하루치를 다 받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에 주인아주머니께 그냥 오늘 떠나야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얼마를 더 드려야하는지 물었더니 역시 말이 안통한다.

-. 겨우 영어가 되는 사람을 붙잡고 말했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냥 됐다면서 웃는다.
오늘 하루 놀다오려면 짐도 맡겨야 한다고 했더니 카운터에 놔두면되니 잘 놀다가 저녁에
갈때 가져가라고 한다. 16유로 굳었다. ^^; 역시 맘착한 프랑스인들.

-. 다시 역으로 가서 베네찌아로 가는 야간열차를 예약했다. 이번엔 한 칸에 6명이 잔다고 한다.
이때까지 나는 내가 자는 칸의 위치를 정할 수 있는지 몰랐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직원이 아무 곳이나 정해준다고 하니 웬만하면 본인이 원하는 곳을 말하는게 좋겠다.
젤 윗칸 아니면 젤 밑칸이 좋다.

-. 이제 니스해변으로 갈 시간. 천천히 걸으면서 시내 관광을 했다. 역주변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숙소가 많았고 해변쪽으로 갈수록 상가와 식당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책에 나와있던 MonoPrix라고 하는 큰 상점에 가서 해변에서 먹을거리들을 샀다.
물건들도 아주 싸고, 많았다. 게다가 cashier가 아주 이뻤다. 미소가 정말..

-. Promenade des Anglais 라고 하는 광장에서 이것저것 보고 돌아다니다 보니 해변이 나왔다.
아... 여기가 그 유명한 니스해변. 말로만 듣던 곳. 누드비치라고 했지만, 내가 갔을때는
여름 성수기가 지난 시즌이라 그런 모습은 보지 못했다. 음음.
다만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은 꽤 있었다. 그리 오랫동안 물에 있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 긴 해변가를 걷다가 쉬고 다시 걷다가 쉬고.. 곳곳에 벤취가 많이 있었다. 해변가는 잘
정리된 모습이고 조깅을 하는 사람, 유모차를 끌면서 인라인을 타는 사람, 산책을 하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등 정말 여유롭고 평화로운 모습..
도로위에 많은 차량이 다니는데 가끔 씨끄럽게 경적을 울리는 차도 있었다.
뭔가 했더니 결혼식 후 이동하는 차량들이었다.

-. 한참을 해변가를 보다가 반대편으로 갔다. Chateau 성에 올라가라는 가이드북의 충고대로.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었다. 역시 무료 계단을 이용하는데 모나코성에 올라갈때보다는
힘이 덜 들었다. 올라갈수록 니스해안이 제대로 보이는데 이건 정말 멋졌다.
눈부시다는 표현이 바로 이럴때 쓰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 천사의 만이라는 니스해안의 별칭이 이해가 되었다. 샤또성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요트 등이
정박해 있고, 오른쪽에는 니스해변가가 늘어서 있다. 꼭대기에 올라오니 신랑신부가 보인다.
웨딩드레스입은 모습이 참 이뻤다. 다른쪽으로 오니 또 다른 커플이 있다. 음..
멋진 절경이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전문 카메라 기사가 보였다. 그 근처에 세번째
커플이 사진 촬영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정말 이쪽으로 신혼여행을 오거나 웨딩사진을
찍을 만한 것 같다.

-. 한참을 놀다보니 슬슬 돌아가야할 시간이다. 출발시간은 8시 30분인데 벌써 7시 30분.
느긋하게 저녁먹을 시간이 없다. 늘상 이런 식이다. 먹는것보다는 노는게 우선. ^^
암튼, 다시 숙소로 이동하다가 잠깐 아까 들렀던 MonoPrix에 들러서 간식을 샀다.
저녁이라 대기줄이 상당히 길었다. 특히 내 앞의 커플은 짐이 손수레에 가득했다.
멋지고 잘생긴 남자가 나를 보더니 살게 이거 3개냐고 한다. 그렇다고 하니 양보할테니
먼저 계산하라고 한다. 으으.. 감동.

-. 계산을 하는데 cashier가 아침에 본 그 여자애다. 정말 이쁘다.
You're the most beautiful woman who i've seen ever. 라고 한마디 해줄까 하다가 날
이상한 동양촌놈으로 볼까봐 말은 안했다. 하지만 내 눈빛을 알아차렸는지 역시나 이쁘고
상큼한 미소로 반긴다.

-. 이제 유로화 계산에 익숙해져서 동전을 제대로 골라서 줬더니 "Thanks"라고 하길래
"It's my pleasure. Have a good day" 라고 한 후 양보해준 커플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주인 할머니에게 감사하다고 한 후 짐을 가지고 역에 오니
아침에 봤던 멋진 경찰이 보였다.

-. 건장한 체격에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인 경찰은 매서운 눈초리로 주변을 감시하는데
나같은 외국인 여행객으로서는 정말 안심이 되었다. 치안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늘 나는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얘네들은 의자가 없어도 바닥에 아무데서나
앉아서 쉬는게 이곳또한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남의 눈치보지 않고 그네들이 원하는 행동을
자유롭게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 내가 탈 칸으로 가니 벌써 3명이 앉아 있었다. 영국인들 3명. 2명은 커플이고 한 여자는
혼자 여행을 한단다. 6명이 잘 칸에 4명만 있을거라고 역장이 말하자 다들 좋아했다.
나랑 한 여자는 젤 위칸, 커플은 아래칸을 쓰기로 했다. 물론 2시간 동안 대화를 하느라
12시쯤에 잠을 잤다.

-. 승무원에게 여권과 유레일패스, 승차권을 보여주면서 나는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뭔가가 없어진 듯한 느낌. 한참 생각해보니 내 신용카드가 안보인다.
가방을 다 뒤져봐도 없다. 분명 나의 복대에 여권이랑 같이 있었는데 이것만 없는 것이다.
한참을 생각해보니 여권의 겉피가 비닐이라 신용카드가 붙어 있다가 여권을 꺼내면서
떨어진 것 같다.

-. 승무원에게 가서 신용카드 분실을 알렸다. 그랬더니 여기서 잃어버렸냐면서 다들 놀랜다.
아니 모나코에서 잃어버린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하고 전화를 쓸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러나 기차에는 없으니 내일 오전에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으음...

-. 최대의 위기였다.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을 생각해봤다. 카드가 없으면 조금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아끼고 선물 안사고 하면 될 것 같았다. 최악의 경우
내 카드의 한도가 1,000불이니 그정도는 잃어버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 안달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즐길 수 밖에.
이런 생각으로 차창을 바라보는데 한국인처럼 생긴애가 나를 보면서 한국인이세요? 한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서로의 여행루트와 조언을 해준다.

-. 녀석과 헤어지고 내일을 위해 자야 했지만, 난 내 카메라 배터리 충전을 해야했다.
이 열차엔 통로에 콘센트를 꼽을 수 있어 다행히 충전이 되었다. 이걸 지켜보고 있어야하는
수고가 따랐지만...

-. 야경을 보면서 내일은 어떤일이 생길지 궁금해진다.







(낭만의도시 베네찌아에서)

-. 오전 7시 36분 베네찌아 역에 도착했다. 같이 왔던 영국인들과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내가 가장 먼저 할일은 전화부스를 찾아서 신용카드사에 전화하는것.
전화연락을 겨우했더니 먼저 걸려온 상담전화를 받는다며 계속 대기하라고 한다.
몇번 기다리다보니 전화카드값이 뚝뚝 떨어져서 더 참을 수가 없었다.

-. 한국의 동생에게 전화해서 하나카드에 대신 연락을 취해달라고 한후 다시 연락해보니
일단 정지했다고 한다. VIP 플래티늄 회원이라 전담데스크 번호를 알려준다.
전화해보니 상담원이 여기는 지금 추석 연휴라고 한다. 아직 카드를 사용한 흔적이 없다는
말에 기분이 업된다. 상담원과 즐겁게 얘기한 후 전화를 끊고 이동을 시작한다.

-. 도시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 map받기. Information에 가서 달라고 하니 약간
비웃는 투로 돈을 내라고 한다. (2.5유로) 자기들끼리 하는 말이 왜 자꾸 무료지도를
달라고 오는거지..?? 한다.
가이드북에 있는 지도를 이용하기로 하고 그냥 나왔다.

-. 이제 숙소를 정하고 놀까하는 찰나에 어떤 여자가 나를 유심히 보더니 한국인이세요? 한다.
그렇다고하니 반갑다고 하면서 이탈리아에 오니 넘 무서워서 같이 다니면 어떻겠냐고 한다.
이런 청을 물리칠 수 없어서 좋다고 했다.
이름은 최유나. 결혼하고 아기도 집에 있다. 집에 안부전화를 하고 싶어하는데 전화카드를
다 썼다고 한다.

-. 카드사랑 통화 후 남은 금액을 빌려줬다. 짤막한 통화는 어머니께 하는 듯. 애기걱정과 함께.
유나씨는 여기서 하루만 놀다가 이동할 계획이라고 하면서 짐을 맡기자고 했다. 나도
바로 이동하는게 좋을 듯해서 동의했다. 무인보관소가 있다고 책에 나와있었는데 승무원들이
없다고 해서 유인보관소로 갔다. 요금도 비싸고, 일단 불친절했다.

-. 둘이서 짐을 하나씩 맡겼다. 그런데 일꾼이 짐2개를 묶어서 하나의 영수증을 주는게 아닌가.
우린 같은 일행은 아니니 하나씩 보관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게 무슨 중요한 일이라며
자기들 동료들에게 이제 와서 무슨 말이야? 이러면서 절대 그렇게 해줄수 없다고 한다.
돈은 따로따로 받았으면서 보관표는 하나만 주는... 정말 불친절한 이태리녀석들..

-. 짐을 맡기고 Vaporetto를 타러왔다. 수상버스. 하루패스를 구입해서 Murano섬으로 갈 준비를
하는데 옆에 한국인 듯한 여자가 말을 건다. 한국인이세요..? 같이 여행하는 동행이 늘었다.
최정애. 21살. 회사에서 여행을 보내줬단다. 무쟈게 좋은 회사로군.

-. 유리박물관과 수상주유소가 있는 Murano섬. 유리공예품을 만드는 모습을 구경했다.
flash 터트리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정교하게 공예품을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재밌었다. 나오면서 기념품을 샀다. 목걸이.
근처에 나오면서 가판점에서 사니 20% 쌌다. 유럽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군..

-. S.Giorgio Maggiore 싼 조르조 마조레 성당에 들러서 탑에 오르려고 했으나 수리중이라
안된다고 한다. 엽서 몇장 사서 Lido섬으로 이동한다. 베니스 영화제 장소라고 하는..
멋진 해변가가 있다고 하는데, 오늘의 날씨가 흐려서 해안은 별로 일듯. 빗방울도 간간히
떨어지는 약간 을씨년한 날씨라.. 우린 싼타루찌아 역으로 돌아왔다.

-. 점심을 먹으려고 이지 저리 헤맸다. 갑자기 비가와서 사람들도 몰리고 근처에서 무슨 항의
집회시위가 하는 바람에 정말 난리통이었다. 가장 멋지고 아름답다던 싼 마르코 광장이
비때문에 엉망이었다. 베니스의 좁은 통로를 돌아다니다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식당으로
갔다.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서있어 좋은 곳인줄 알았더니 여기 서비스는 꽝.

-. 요리사들이 관광객들을 우습게 여겨 장난이나 치고 주문할때는 7유로라고 해놓고 막상
계산할때는 9유로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싫으면 나가라고 음식을 치우기까지 한다.
이런 이탈리아놈들.. 욕이 막 나온다.

-. 식사 후 날씨가 조금씩 좋아지면서 여기저기 다닌다.
Bsilica San Marco 싼 마크코 성당을 보고, Campanile 종루를 둘러본 후 각자 내일 일정을
위해 기차표를 예매하러 간다. 유나씨와 정애는 로마로 간단다. 나보고 같이 가자고 하는데
난 스위스에 갈 생각이라 오늘밤 기차를 예매하려고 하는데, 막상 가보니 스위스로 가는
표는 없단다.

-. 하는 수없이 여기서 하루 묵을려고 근처 호스텔로 가서 예약을 하는 도중에 한국인여자를
또 만난다. 자기는 여기 예약했는데 막상 와보니 나오고 싶다고 한다. 왜 그러냐고 하니
자기 방에 침대가 4개 있는데 자기말고는 모두 남자고, 미국애들이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면서
자기한테 장난을 걸어와서 무서워서 못있겠다고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 그래서 그럼 내가 묵을방으로 옮겨서 같이 있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 여자도 한국인은
믿을 수 있겠다며 카운터에 얘기했다. 그런데 카운터 여자애가 또 이렇게 해줄 수 없다면서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는 거였다. 그럼 나도 여기 묵지 않을거라고 말하니 한참을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한방에 옮겨주었다.

-.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그동안의 숙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좋은 곳이었다.
아늑하고 깨끗한 곳. 맘에 들었다. 같이 하룻밤을(?) 보낼 여자는 최현정.
한국인인데 일본에서 IT회사원으로 근무한단다. 이탈리아만 7일을 보내고 내일 귀국한다고
한다.

-. 짐을 놔두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중국식 저녁 식사. 4명이서 무지 먹었다.
항상 혼자 식당에서 먹다가 같이 먹으니 무지 맛있었다. 약간 남겼는데 다른 여행지에서
그 음식이 그립긴 했다.

-. Ponte dei Sospiri 탄식의 다리를 보고 놀다가 정애가 출발할 시각 9시가 되어서 역으로
이동했다. 짐을 찾고 기차역에 가니 딱 5분 전. 아쉽게 헤어지고 다시 우리는 우리 숙소로
돌아왔다. 12시 기차로 떠날 유나씨가 샤워를 하고 싶다고 하길래.
참고로, 유나씨는 거의 매일 야간기차를 타고 다녀서 이런 시설이 무지 그리웠다고 한다.

-. 우리방에 와보니 못보던 짐이 하나 더 있다. 내 옆 침대에 누군가 들어왔다. 잠시 후
누군가 들어오는데, 알고보니 영국인 10대. 얼굴이 하얗고 홍조를 가득띤 귀여운 얼굴.
목소리가 아주 조용하다. 말투도 나긋나늣하고. 덕분에 씨끄럽게 떠들던 우리도 그친구에
맞게 조용히 말을 했다. 좀 있으니 그 친구는 침대에서 책을 조용히 보는거였다.

-. 각자 짐 정리하고 얘기좀 하다보니 유나씨 떠날시간.
역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와서 씻고 내일 여정을 잠시 생각하고 잠이 들었다.
양쪽으로 한국인, 영국인 여자와 함께 ^^






(베니스에서 스위스로)

-. 새벽에 일어나서 첫기차를 탔다. 일단 밀라노로 이동.
아침이고 1등석을 탄 탓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짐을 놓고 그동안의 일과를 정리하다보니
한가지 맘에 걸리는게 있다. 신발. 어제 궂은 날씨에 돌아다니다보니 축축하다.
특별히 말릴 곳이 없어서 그냥 신고 있다가 화장실에 가보니 손 말리는 드라이어가 있는게
아닌가??

-. 변기에 앉아서 신발을 계속 말렸다. 폼도 안나고 재미도 없었지만, 발이 축축하니 영 기분이
찜찜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듯 싶었다. 역에 도착하면 나와서 자리에 앉아있다가
출발하면 화장실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다시 말리기.
몇번 했더니 적당히 말라서 다닐만 했다. ㅎㅎ

-. 기분좋게 달리던 기차가 갑자기 정지하더니 한참을 안가는 거였다.
이탈리아 말로 뭐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고,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누군가 물어보는 걸 들으니
무슨 공사를 앞에서 해서 정차된다는 말이었다.
얘네들은 불친절한데다가 이런 공사로 기차까지 정차되네..
그동안의 안좋은 인상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다.

-. 한시간 30분이 지연되어서 밀라노역에 도착했다.
아유.. 아까운 내 여행시간. 야~ 이놈들아, 내 시간 물어내!!!
시간이 빠듯해서 밀라노를 아주 급하게 돌아보고 다시 루쩨른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 이탈리아를 지나 스위스로 들어가면서 다시 여권검사를 하면서 승무원이 독일말을 사용한다.
진정 스위스로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딱딱한 듯하면서도 친절한 말투와 미소.
다시 맘이 푸근해진다. ^^

-. 맑고 넓은 호수와 높은 산을 열차가 지나간다. 그림 같은 모습. 역시 엽서 사진이 그대로
나올만한 곳이다.

-. 오후에 루쩨른에 도착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목조다리 카펠교를 보고 빈사의
사자상을 봤더니 더 볼게 없다. ㅡ.ㅡ

-. 물론 카펠교도 이쁘고 꽃으로 장식한 모습이 참 이뻤고, 빈사의 사자상은 그 속에 들어있는
숭고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래도 많이 생각나던 것은 엄청난 수의 중국인 관광객들. 무지 씨끄럽던 사람들.
그리고 나이 많은 유럽인 관광객들.
휠체어를 타고 여행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몸이 불편한데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
몸 튼튼하고 건강한 내가 참 자랑스럽고 더 열심히 보고 느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바로 인터라켄으로 이동해서 내일 알프스 산을 볼까 했는데 웬걸.. 인터라켄으로 가는 열차가
홍수때문에 기찻길이 끊어져서 갈 수 없다고 한다. 대신 가다가 내려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고 한다. 하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시계를 보니 6시. 기차시간은 8시이니 시간은
충분하고 생각하면서 어디 식당에 들어갈까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고 노는데 광장의 시계가
7시를 가리키고 있는게 아닌가??

-. 하핫. 시계왕국이라고 하는 스위스에서 시계가 잘못 가고 있다니.. 참 웃긴 일이군.
하면서 돌아다니는데 다른 곳에 가니 7시 15분이었다. 내 시계는 6시 5분.. 헉. 설마...
그렇다. 내 시계가 고장이었다. 난리났다. 바로 역으로 뛰어가기 시작.
무지 뛰어가니 7시 50분.

-.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간단히 먹을 샌드위치랑 음료수를 사서 기차에 올라탔다.
하마터면 이놈의 시계땜에 차를 놓칠뻔했다. 동생에게 빌려온 시계. made in china. 정말
믿을 수 없는 놈들. 암튼, 지금 당장 시계가 필요했다. 그래서 꺼낸 시계가 탁상용 알람시계.
공항 면세점에서 혹시나 해서 샀는데, 정말 유용해졌다. 크기가 보통 핸드폰보다 조금 큰
편이어서 바지주머니에 넣고 다닐만 했다. 그러나 보기에는 조금 우습다. ^^;

-.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보니 주위에 스위스인 3명, 한국인 여자 3명이 있다.
분명 인터라켄으로 가는 한국인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버스를 갈아타고 가면 숙소에
제시간에 가기 힘들 듯해서 저 여자애들이 묵는 곳에 같이 가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 물어보니 라우터 브룬넨에 간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많이 묵는다는 vally house.
예약하고 가는데 방이 있을 것 같다고 하길래 같이 가기로 했다.
회사에서 같이 온 듯한 사람들. 공무원 분위기였다. 그리 똑똑해 보이진 않으면서
약간 사무적인 얼굴들. 별로 이쁘지도 않고. 한명은 어리고, 한명은 내또래, 한명은 나이많고.
2등칸에 가이드 한명이 같이 있었다. 가이드랑 같이 다니는 모양.

-. 버스를 두 번 갈아타는데 갈아타야할때마다 스위스 사람들이 친절하게 말해준다.
여기서 내려서 다른 버스를 타야해요.. 분명 운전기사나 직원이 아니고 근처 주민들이다.
험한 지형을 버스가 곡예를 하듯 다닌다. 과속을 하거나 난폭운전을 하는게 아닌데도
길이 험해서 이런것 같다.

-. 10시가 가까워서 겨우 도착했다. 다행히 성수기가 아니어서 방이 남아 있었다.
방을 안내받으니 벌써 자는 사람도 있었다. 내 방에는 일층에 6개의 침대, 2층으로 연결되는
곳에 또 침대가 있었다. 내 옆칸의 2층침대에는 미국인 커플이 있었고, 좀 떨어진 곳에는
큰 가방과 엄청나게 굵은 자물쇠로 짐을 침대에 채운걸 보니 한국인들이 자고 있는 듯 했다.
2층에도 사람이 있었던것 같은데 올라가 보진 않았다.

-. 샤워시설은 지하에 있었다. 아주 시설이 깨끗했다. 정말 전문적인 dormitory 숙박업소.
놀러왔다가 머물고 가기에 딱 좋다. 한국말을 가장 많이 들은 날이었다. 부엌과 식당에는
한국인들이 술마시고 놀고 있었다. 한 남자는 5일째 이곳에서 머무는데 참 좋다고 한다.
다만 안개가 심해서 정상에서 전망이 잘 안보인다고 했다. 흐음..

-. 암튼, 하루종일 여러군데 다니고 많은 일이 있어서 피곤해진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Shilthorn에 올라가야지.









(알프스 등정)

-. 새벽에 일어나서 주변을 거닐었다. 정말 고요한 산속에 한적한 길이 나있고, 한참을 걸어가니
웅장한 폭포가 보였다. 공기가 아주 신선하고 맑았다. 아침 일찍 산책하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사진도 찍고 나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 숙소에 들어와보니 미국애들은 벌써 떠났고, 옆의 한국인 여자애들 두명은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산 정상에 대해서 물어보니 어제 간 사람들은 안개때문에 제대로 못봤다고
한다. 그날의 운이라는게 맞는 말인 것 같다. 여자애들이 추천해 준 걸 보기로 하고
천천히 역으로 갔다.

-. 쉴트호른에 오른 기차표를 끊었다. 이것도 한번에 올라가지 않고 리프트를 제일 먼저 타고
다시 기차로 갈아타고 다시 리프트를 타야한다. 처음 리프트를 몇번째 칸에 탈까 하면서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린다.

-. "저, 한국인이면 같이 가시죠?" 돌아보니 2명의 여자애들. 잘됐다싶어 같이 가기로 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스위스가 처음 온 곳이고 아직 10일이상 남아 있었다.
공무원. 안양쪽근무. 나이는 나보다 적은 듯.
산을 오르는데 안개가 많이 있었다. 정말 한치앞이 안보인다는 말이 느껴질 정도로..

-. 중간에 갈아탈 곳에서 내려서 마을을 돌아본다.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는데 앞에 중국인처럼
보이는 여자애들이 지나간다. 여기 놀러올 중국인이라면 정말 부자라고 한다. 전체 중국인의
5%정도가 무지막지한 부자. 거의 우리나라 인구정도가 엄청난 갑부인데, 그런 애들인 것 같다.

-. 암튼, 아주 이쁜 집들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근처 지나다니는 스위스애들도 보다가
학교같은 곳을 보았다. 때마침 창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오는 애들을 보았다.
초등학생 아니면 유치원생인데 왜 문을 놔두고 창문을 통해 나오는지... 땡땡이치던 애들인가?
뭐, 그런건 상관없고 잠깐 얘기하다가 니들이 넘 귀여우니 사진 좀 찍자고해서 사진찍었다.
포즈도 귀여운 녀석들 ㅎㅎ

-. 다시 2차 리프트를 타려고 표를 사는데 유창한 발음으로 누군가 나를 부른다.
돌아보니 내가 표를 사고 나오면서 떨어뜨린 모양이다. 아까 그 중국여자애가 영어로
말하면서 건네준다. 부자에다 교양까지 확실한... 시간만 많았으면... 아깝다.

-. 올라가는데 이젠 사람들이 많다. 모두 외국인들. 다들 안개때문에 아쉬운 눈치.
그때다. 누군가 환호성을 치는것 같더니 안개가 걷혔다. 정확히 말하자면 안개를 뚫고
올라온 것이다. 와우.. 정말 절경이었다. 이 기끔, 이 감격, 이 흥분..

-. 구름위의 산책. 딱 걸맞는 제목이다. 가슴이 확 터지고 눈이 시원해지고 맑아졌다.
정신없이 사진 찍다보니 정상에 다 왔다. 전망대에서 본 모습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마치 하얀 물로 된 망망대해에 조금씩 솟아나온 섬들이 보이는 듯.
이렇게 보드랍고 깨끗한 물에 빠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 정상은 그리 춥지 않았다. 강렬한 햇빛때문에 춥진 않은데 손만 시려웠다.
사진을 찍다가 손이 시려워서 기념품점에 들러 몸 녹이고 다시 사진 찍고 놀고~
신나게 놀다가 내려가기로 했다. 같이 놀던 한국여자애들은 프랑스로 간다고 했다.
그런데 얘길 들어보니 유레일 패스를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로만 끊어온 것이었다.

-. 이 표로는 프랑스로 갈 수 없다고 했더니 무지 난감한 표정들.
정말 공부안하고 놀러온게 드러난다. 음.. 공무원.. 공짜돈으로 놀러오니 그렇지..
아. 갑자기 세금낸게 무지 아까워진다.

-. 한참을 같이 얘기하닥 결국 오스트리아로 진로를 결정했다. 빈에서 공연보고 놀기로~
난 Bern에 간다고 하니 나에게 유람선을 추천해 주었다. 자기들로 오면서 타고 왔는데
정말 좋았다고 하면서..

-. 오케. 유람선을 1~2시간 타고 다시 기차로 빨리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헤어졌다.
내 연락처를 주고 후기와 함께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면서 (나중에 왔다 ^^)

-. 한참을 걸어가서(30분) 유람선을 탔다. 걸어오는 길 역시 모두 그림같은 모습.
생각대로 유람선은 느려서 꼭 기차로 갈아타야 했다. 중간에 갈아탈곳을 승무원에게 확인한후
1등칸으로 갔다.

-. 어린 남자 녀석 2명이 다가오더니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자기들은 놀러왔다고
한다. 잠깐 얘기해보니 부잣집 아들녀석들이었다. 그렇다고 그런걸 자랑하는 애들은 아니고
그냥 집에서 여행다녀오라고 해서 나온 애들같았다. 여러군데 많이 가본 듯.
패러글라이딩 탈까 하다가 안개가 많이 껴서 포기하고 오늘은 그냥 유람선탈 생각으로 왔단다.

-. 출발하자 얘네들은 2등칸에 가야한다는 승무원 말에 내려가고 대신 어떤 여자가 올라왔다.
한국인 여자. 20대 중반. 회사를 잠깐 쉬고 한달 여행중. 호텔택이란다.
유람선을 너무 타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혼자 있으니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 찍어달라고
하길래 계속 찍어주었다. 내것도 가끔 찍고.

-. 여러나라를 지나서 20일째라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겪었던 무서운 일들을 많이 얘기해준다.
역시나 이탈리아. 유럽의 아프리카다.. 쯧

-. 1시간 30분 정도 탔는데 정말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정차하는 마을의 모습도 평화롭고
그림같이 이쁜 모습에 정말 행복해보였다. 물도 깨끗하고 강물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이제 갈아타야할 곳. 내려서 기차역으로 가려고 하니 걸어서 20분 걸린단다.
차 시간은 4시. 현재 3시 40분. 우와. 무지 빨리 걷는다.

-. 한참을 가면서도 주위 지역을 보니 여느 스위스 지역과 다름없다. 사람도 별로 없고.
15분쯤 지났을때 사거리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그때 옆에 있던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지금 역으로 간단다. 같이 무지 뛰어서 겨우겨우 기차를 탔다.
이 스위스 아줌마는 40대 후반으로써 자긴 Ice를 참 좋아한단다. 강한 독일 억양과 함께.
친절하고 매너있는 아주머니였다. 먼저 내리면서 여행 잘하라는 말을 꼭 남기면서 헤어졌다.

-. Bern에 도착했다. 아기자기한 도시 모습과 많은 분수를 보았다.
분수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그냥 물 급수대 비슷한 모습이지만, 역사속의 인물들의 동상을
만들어 놓은게 이뻤다.

-. 한참 돌아다니다가 어느 큰 다리를 건너는데 건너편에 동양인 2명이 보였다. 중국,아니 일본인.
뭐 특별히 할 말은 없어서 다른 관광지를 보고, 곰의 사육장을 지나 장미정원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여기저기 보다가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려고 제일 꼭대기에 걸터앉았다.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모습.

-. 그런데, 바로 옆에 아까 그 일본인 커플이 있는 것이었다.
여자애가 물어온다. "Are u from Korea?"
그렇다고 하니 자기들은 일본인이라고 한다. 학생. 한달째 여행중. 여자애는 발음이랑 억양
모두 유창하다. 남자는 조금 쳐지지만 그래도 수준급이다.

-. 한참 대화하는데 옆에 스위스 남과 말을 하게 된다. 자기는 자기나라를 여행하는 중이라고
한다. 핸섬하고 키크고 호리호리한 모습. 일본애들일 맥주를 꺼내는데 잘 안따지니 슬며시
가방에 손을 넣더니 뭔가로 병을 딴다. 자세히 보니 그 유명한 스위스 칼.. ^^

-. 한시간쯤 대화하다가 시계를 보기위해 내 알람시계를 꺼냈다.
그때 일본애들이 막 웃는다. 아까 다리위에서 시계를 보는 내 모습을 보고 웃기기도 하고
신기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정을 말했더니 더 웃는다. 그래서 전에 차던건 made in china
여서 엉망이란 말을 해줬다. 지금 보는 이 알람시계는 Seiko 시계인데 made in japan이라
안심이 간다고 했더니 묵묵히 인정하는 모습.

-. 내가 일본애들을 만나면 항상 물어보는 일본 작가 에쿠리 가오리 얘기를 했더니 잘 모르다가
나중에 떠올린다. 냉정과 열정사이. 한참을 얘기하다 내 열차시간이 되어서 헤어졌다.

-. 10시 30분. 기차가 들어온다.
내 칸으로 가니 젤 윗칸에 웬 녀석이 자고 있다. 가만히 보니 머리는 레게파마에 온통 얼굴에
피어싱이 되어 있다. 이런 젠장, 웬 날나리랑 같이 자야한단 말이야?
다른 사람이 더 들어오길 바랬으나 이녀석뿐이다. 쯧.
오늘 밤에 아무일이 없어야 하는데.. 게다가 다시 이탈리아로 들어가는 길이라 좀 걱정이
되면서 잠이 든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에 가다)

-. 승무원이 말해준대로 문을 잠그고 잠을 자고 있는데 밖에서 문을 막 두드린다.
비몽사몽간에 '아, 내릴때가 되어서 승무원이 깨워주는구나'싶었는데 웬걸 새벽 2시.
아, 이게 무슨 일이야.. 하면서 문을 여는데 승무원이 아니고 경찰이다.

-. 2명이 들어오더니 아까 그 이탈리아 녀석보고 내려오라고 한다. 뭐라고 한참 떠들더니
얘한테 가방을 꺼내라고 한다. 난 무슨 일인가 하면서 지켜보고 있는데 경찰이 나를 척 보더니
한마디한다. "you are ok. just sit dowm"

-. 그래.. 이녀석, 처음부터 의심스러웠어. 범죄인인가? 그래.. 이탈리아로 뭔가 가져가는데
국경을 넘어가는게 걸린거야.. 아유 졸려.. 재수없게..쯧

-. 그런데 이녀석의 가방에는 노트북과 서류밖에 없다. 엘리트인듯한 모습.
한참 짐을 수색하다 나간다. 이제 잘 수 있겠군 했는데, 이번엔 무시무시한 셰퍼트가 들어온다.
마약수색견 같았다. 여기저기 냄새맡고 나한테도 와서 냄새맡고..
허허..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는군.

-. 녀석에게서 아무것도 안나오자 조용히 사라진다.
피어싱 맨은 나를 보더니 씨익 하고 미소지으며 사라진 경찰들쪽을 바라보며 한마디 던진다.
"Fuck!!!"

-. 암튼, 한밤중의 소동이 끝나고 다시 잠을 잤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녀석이 없다. 순간적으로 몸을 뒤져보니 복대는 그대로 있고 짐도 그대로다.
휴... 대신 내자리 밑에 동전 몇개와 음료수가 있었다.

-. 이자식이 어제밤일이 미안해서 주고간건가..? 하면서 짐 정리를 하는데 승무원이 아침이라고
깨우면서 아침식사를 준다. 아까 봤던 그 음료수.. 그럼 그렇지..
암튼, 맛있게 먹고 짐정리 하고 오늘 할 일을 생각한다.
Uffizi 미술관과 꿈에 그리던 Duomo 성당

-. 일단 도착해서 짐을 맡기고 밖에 나온다. 날씨가 눈부시게 좋다. 기분이 좋다.
Duomo 성당은 문을 늦게 여니 일단 Uffizi 미술관에 가기로 한다. 여기에 온 이유는
베니스에서 만난 현정씨가 꼭 가보라고 추천하길래 가기로 마음먹었다.
추천하는 말 들어서 나쁜 적은 없었으니..

-. 명품거리와 두오모성당을 지나서 우피찌 미술관에 도착했다. 벌써 사람들이 많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2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내가 한 일은 근처 유명한 다리 사진찍고 사람들 모습
지켜보고 광장에서 유명그림 모사품을 파는 흑인들을 보는 것과 그걸 흥정해서 사는 관광객
그리고 나랑 같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일본인 커플과 얘기하는 것.

-. 홋카이도에서 왔으며 30일 여행중이라고한다. 40대 초반으로써 남자는 영어를 잘 했다.
여자는 전혀 영어를 못하고. 다만 한국의 유명 배우들은 잘 알았다. 권상우, 배용준, 이병헌..
에쿠니 가오리를 물어보니 한참을 생각하다 생각해냈다. 영화얘기.

-. 3시간 만에 들어갔다. 이렇게 오래 기다린게 좀 아깝긴 했지만, 유럽에서 괜찮은 곳 중에
하나라고 해서 참고 기다렸다. 들어가보니 역시 괜찮았다. 볼거리도 많고 중간중간
가이드의 말도 귀동냥으로 듣고..

-. 점심때를 한참 지나서 밖으로 나왔다. 느긋하게 카페에서 식사할 여유... 없었다. ^^
빨리 Duomo에 가야하니까. 성당 안에 들어가서 둘러보다가 다시 나와서 꼭대기에 올라가는
줄에 섰다. 역시 30분쯤 기다린 끝에 464개의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한번에 오르지 않고
오르다가 중간에 볼거리도 있고, 천장도 잠깐씩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 계단이 좁아 몸이 뚱뚱한 사람은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들긴했다.
그래도 이정도로 보전한 이탈리아 애들이 이번엔 참 고마웠다. ^^
정상에 올랐을때 기분이란. 마치 쉴트호른에 오를때의 그 느낌이랑도 비슷했지만 또다른 느낌.

-. 그토록 그리워했고 보고팠던 걸 보니 날아갈 것만 같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 다시 내려와서 Pisa에 가기로 했다.
일정상 지금 다녀왔다가 오면 Rome에 10시 쯤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고, 지금 안가면
다시 갈 수 없을 것 같아 서둘러 움직였다.

-. 한참 달려서 막 떠나려는 기차 잡아타고, Pisa역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피사의 사탑을 보려고 다시 버스를 탔다. 시간도 아낄겸.
그나마 버스를 한 정거장 지나쳐 내리느라 다시 뛰어야 했다. 아.. 바쁘다.

-. 정말 힘들게 도착했더니 어느덧 해가 조금씩 기울고 있고, 사람들은 즐겁게 사진도 찍고,
잔디밭에 누워있고, 근처 성당에도 들어가는 등 활기찬 모습이었다.
나도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게 그냥 사탑사진이 아닌 내가 사탑을 밀고 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딱히 부탁할 만한 상대가 없었다.

-. 그러던 중 혼자 사진을 찍는 흑인에게 부탁을 했다. 내가 원하는 포즈를 말해서 찍었는데..
영, 맘에 들지 않는.. 다시 찍어주었지만 역시 별로다. 흑인도 자기도 이렇게 찍히고 싶다고
해서 찍어주었다. 주위를 돌아보면 놀다보니 벌써 6시 30분.
7시 기차이므로 다시 뛰었다.

-. 정신없이 버스를 타고 오니 6시 55분. 로마 민박집에 지금 간다고 짤막한 전화를 하고
열차에 올라탔다. 이제 정말 무섭다는 로마로 가는 길이라 다시 걱정이 되었다.
처음엔 아무도 없는 칸에 혼자 있었는데 이게 더 불안했다.

-. 그래서 옆칸에 갔더니 웬 신사가 한면 앉아 있었다. 같이 가도 되냐고 하니 좋다고 한다.
짐을 풀어놓고 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로마공부. 늘 이런 식이었다. 물론, 한국에서
대략적인 공부는 했으나 심층공부를 하지 못해서 여행하는 기차를 타는 동안 그 지역의
공부를 다시 한다.

-. 한참 책 2권과 지도를 공부하다가 눈을 들었더니 그 신사가 나를 뚫어져라 보는거였다.
그냥 책을 보다가 찜찜해서 난 한국에서 왔고, 로마에 첨인데 아는게 없어서 지금 공부하는
중이라고 했더니 미소지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이 아저씨도 계속 무슨 책을 보고 있었다.

-. 로마에 다 오자 가벼운 목례를 하며 여행 잘 하라는 말을 해주었다.
Termini역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10분. 민박집 주인인 듯한 아저씨가 우산을 들고 서성이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내가 안보여서 막 가려고 하는 찰나였다고 한다. ^^

-. 숙소에 가서 짐을 풀고 늦은 저녁을 먹었다. 한쪽에선 한국애들이 와인파티를 하는 중이었다.
이 집 아저씨가 술을 좋아해서 이렇게 자주 논다고 한다.
오늘은 내가 오기전에 비도 좀 와서 야경대신 술한잔 하는 듯했다.
내일 바티칸으로 갈 생각을 하니 또 신이 난다.










(바티칸 박물관)

-. 로마에 오면 가장 먼저 해야 할일이 바티칸 박물관의 휴장일 확인이라고 한다.
그만큼 꼭 바티칸에 가봐야한다는 말. 마침 오늘이 휴장일은 아니지만, 바티칸 한국인 투어는
없다고 했다. 성수기때는 매일 있지만, 비수기에는 일주일에 3번 정도로 나눠서 하기때문에
목요일에는 없으니 다음날 같이 가라는 민박집 주인 아저씨의 권유

-. 첨엔 그럴까 하다가 혼자 가기로 했다. 그동안 책 등에서 공부한 것도 있고 깃발들고 가는
가이드 뒤를 따라다니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바티칸 박물관에 대해서 자세하고
재밌게 설명을 듣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기도 했다. 시간 많으신 분들은 꼭 바티칸 투어를
하시길 권유한다.

-. 혼자 바티칸에 갈 생각을 하는데, 침대 아래칸에 있는 男이 자기도 갈 계획이란다.
로마여행은 처음이라 며칠 묶었다는 이친구와 같이 가기로 했다.
파리 유학생으로 29살. 첨엔 자기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줄 알았다고 한다.
하긴 여기서 학생 취급을 많이 받긴 했다. 파리에 온지 1년이 되었고, 원래는 그저께 파리에
갈려고 했는데 비행기를 놓쳐서 하는수없이 계속 묶는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1년 이상 언어연수를 했다고 한다.
강남의 부자집 아들같은데 티는 내지 않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서 심성이 곧고 조용한 친구였다.

-. 소매치기가 들끓는다는 로마 지하철 플랫폼에 가니 벌써 사람들도 많고 (출근시간이기도 했다)
키 큰 경찰들이 삼엄한 눈길로 지켜보고 있었다. 소매치기로 곯머리를 앓던 당국이 치안을
위해 곳곳에 경찰을 배치했다고 하니 웬지 친근감도 가고 안심이 되었다.

-.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 여행자들. 특히 여자들은 모두 작은 가방을 자기 앞으로 메서 다니고
있었다. 난 그렇게까지 튀게 다니진 않았지만, 자물쇠로 가방입구를 잠궈놨고, 동행男이 수시로
봐주기도 했다.

-. 무사히 바티칸 역에 도착해서 바티칸 광장을 보니 벌써 수많은 관광객이 줄을 서 있었다.
입장객이 많을까봐 아침도 안먹고 나오려다가 주인아저씨가 하도 성화를 부려서 먹고 나온게
잠시 억울할 정도로 ^^;

-.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린 후 입장했다. 삼엄한 가방 검사는 필수코스.
나는 한글 가이드 북, 이 친구는 영어로 된 바티칸 상세 가이드 북을 들고 관광했다.
수많은 미술품을 관람하다 점차 사람이 많아져서 우리가 관광 중에 헤어질 수 있으니 놀다가
못만나도 각자 가고싶은데 가기로 했다. 어차피 이친구는 오늘 5시 기차로 가기때문에 오후엔
혼자 다녀야 했다.

-. "괴로워 몸부림치는 라오쿤" 동상 앞에서 "즐거워 몸부림치는 챈들러" 사진도 한컷 찍고,
라파엘로실에서 라파엘로의 벽화,장식 등을 보다가 역대 로마 교황이 수집한 방대한 미술품·
고문서·자료 들이 있는 복도를 지나면서부터 사람이 엄청 많아져서 우리는 조금씩 떨어졌다.

-. 시스티나 성당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 창조》 《최후의 심판》을 보면서 정말 행복했다.
목이 빠져라 뒤로 젖혀서 보는게 아픔을 못느낄 정도로 그 화려하고 섬세한 모습에 넋이
나간 듯 쳐다 보았다. 가끔 몰래몰래 사진도 찍고, 그러다 걸려서 혼나고 쫓겨날 뻔 했지만,
다시 들어와서 보다가 벽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보고 또 보았다.

-. 한참을 보다 정신을 차려 동행男을 찾아보니 보이지 않았다. 각자 갈길을 가기로 했으니
성 베드로 성당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했다는 바티칸 근위병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투어를 끝냈다.

-. 나오는 길에 위치한 우체국에 들러서 우표도 사고, 엽서도 사서 글도 쓰는 맛이 참 좋았다.
모두들 각자의 느낌을 담는 모습이 세계 어디를 가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이 이국에서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 바티칸시티를 나와서 다시 로마 시내로 들어왔다. 여러 성당과 분수대. 유명거리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날이 계속 안좋아졌다. 어둑어둑해지더니 빗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졌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설마 비가 오겠어?' 했는데 갑자기 많은 비가
오기 시작했다.

-. 비 피할 곳을 이리저리 찾다가 어느 호텔 입구로 들어갔다.
단순한 입구가 아니고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넓고 길쭉한 곳이라 비를 피하기엔 안성맞춤.
비가 45도 각도로 오기때문에 맞은편의 폭이 좁은 입구에 서있던 여인네들은 치마와 바지가
벌써 많이 젖어있었다.

-. 나와 같은 곳에서 비를 피하던 한 커플은 한참을 기다리다 결국 우산을 샀다.
집시풍의 유럽인들이 때만난 것처럼 우산을 들고 여기저기서 팔고 있었다.
나에게도 사겠냐고 했지만, 한국서 가져온 우산이 민박집에 있고, 게다가 비싸게 느껴졌다.
건너편의 여자들에게도 사라고 집시가 말했지만, 벌써 심하게 젖어있는게 안보이냐면서
보냈다.

-. 5분정도 기다리면서 빵도먹고 책도 보는데 어디선가 말발굽 소리가 들리면서 마차가 우리
통로로 들어왔다. 처음엔 이 호텔의 관광마차인줄 알았는데 잠시 비를 피하러 들어온 것
이었다. 몸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말옆에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호텔직원들도 나와서 만져보고 비를 맞아서 떨고 있는 말을 쓰다듬어 주었다.

-. 10여분 더 있으니 비가 그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했고, 마차도 떠났다.
맞으편 여자들이 움직일때 나도 나왔다. 천천히 걸어가다보니 눈에 익숙한 곳이 보였다.
스페인 광장. 나도 모르게 왔는데 올 곳을 정확히 찾은 거였다. ㅎㅎㅎ

-. 영화처럼 이쁘고 화려하지도 않고 작으면서 깨끗하지도 않은 곳.
날씨탓이려니 하면서 계단도 걸어보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광장에서 벌어지는 쇼도
본 후 명품거리를 걸었다.

-. 갖가지 화려한 의상과 악세사리 등을 보면서 빠리의 샹젤리제 거리도 생각이 나고
압구정 로데오거리 생각도 났지만 지금은 여기가 사랑스럽고 참 이뻤다.

-. 민박집에 8시 30분쯤 들어와서 저녁을 먹고 난 후 야경을 보러가기로 했다.
같이 머물고 있던 여자애들 5명과 함께 콜로세움으로 갔는데 정말 멋졌다.
설정사진을 찍으며 상당히 코믹하게 놀았는데 한가지 아쉬운건 얘네들이 사진을
보내주지 않는다는 점.. 이멜주소만 적어줘서 그런가..???

-. 오는길에 200년 되었다는 아이스크림 집에서 제대로된 정통 젤라또 맛을 느끼며
여행객들과 얘기하다보니 어느덧 1시. 이렇게 놀아도 절대 피곤하지 않은건 왜일까? ^^



(화산의 도시 뽐뻬이에 가다)

-. 실질적으로 유럽여행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아직 가보고 싶은 곳이 많지만 한정된 시간에 가장 보고싶은 곳을 생각해보니 4군데가 떠올랐다.
여행 일정 중에 뽐뻬이와 아시시, 소렌토, 카프리를 가보고 싶었는데 4곳 중 한곳만 제대로 갈 수

있는시간이 남았다.

-. 이탈리아는 남쪽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위험하다 해서 나폴리와 소렌토가 꺼려지고,
아시시는 가톨릭 성지로서 신자이면 가볼만하다는 의견이 많아 아시시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북부, 중부는 모두 가봤는데, 남부를 안가본 것도 아쉬울 것 같고 뽐뻬이 다들

좋다고하길래 뽐뻬이와 나폴리를 보기로 최종 결정했다.

-. 어제 함께 콜로세움 야경을 찍었던 같은 숙소 여자애들도 뽐뻬이에 간다고 했지만, 난 혼자 가기

로 했다.
일단, 그네들의 출발시각이 나보다 늦어서 (나:7시, 여자애들:8시 30분) 중간에 이동시간이 꽤 지

연될 듯싶었다. 로마에서 뽐뻬이로 가는 기차는 중간에 시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이 시간을

잘못 맞추면 한참 기다려야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혼자 가보고 싶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게 내 목적이었으니 ^^;

-. 아무튼, 6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뛰어나가는데 주인집 아저씨가 아침도 안먹고 어딜 그렇게 일

찍가느냐고 하신다. 맛난 아침이 땡기긴하나 식사는 한국가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고 게다가

여행하다보니 배가 그리고프진 않았다.

-. 나폴리쪽으로 가는 첫기차를 타고 중간에 뽐뻬이 유적지가 있는 Villa dei Misteri 역으로 가는 사

철로갈아탔다. 20분에 한번씩 운행하는 차가 막 떠나려는 찰나가 운좋게도 탔다. 동양인은 나 한

명인가 하고열차 안을 둘러봤는데 근처에 동양인처럼, 정확히 표현하면 일본인처럼 보이는 여자

애들 2명이 있었다.

-. 밖의 날씨가 워낙 좋고 경치가 예뻐서 넋놓고 보다가 차안의 사람들 모습도 편안히 지켜보고 있

자니 역에도착했다. 같이 내린 다수의 관광객들을 따라 5분정도 걸으니 유적지의 입구인 Porta

Marina가 나왔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아직 문이 닫혀 있었다. 입장하려는 관광객들은 문입구에서 웅성웅성 뭔가를

떠들어대고... 팜플렛을 보니 9시부터 입장 가능. 현재시각 9시 20분.

-. 시간이 아까워서 첫차 타고 왔는데 기다려야 한다니 쩝.
멀뚱멀뚱 사람들을 보니 여전히 동양인은 나와 그 여자애들.
심심해서 유심히 봤더니 귀여웠다. 옷차림새가 여행한지 얼마 안된 듯 깔끔하고 상당히 멋을 냈

다. 패션 감각도 있어 보이는 애들..

-. 말을 걸었다. 일본에서 왔냐고. 맞다고 한다. 나보고는 한국인이냐고 물어본다. 동양애들끼리는

서로국적 파악이 잘된다. 서로 통성명을 한다. 기차표와 입장권의 번들 판매권에 이름이 있어 보

여준다.
마유미, 모모꼬. 얼굴도 이쁜애들이 이름도 이쁘다 ^^

-. 배문용 "My Name is 배문용"
마유미 "욘... 사마?"
모모꼬 "oh, i like him"
배문용 "just call me 욘사마~"
마&모 "ok. 까르르~~"
이럴땐 한류스타들이 참 고마워진다.

-.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기다리다보니 입구가 열리고 우린 같이 입장한다.
자연스레 뽐뻬이 투어를 같이 하게된다. 절대 어제 민박집의 여자애들이 안이뻐서 같이 안가고

일본애들이이뻐서 같이 다닌건 아니다. 어쩌다보니 그만..
일본애들이 귀여운 건 사실이다 ^^

-. 교토대학생이었다. 마유미는 3학년, 모모꼬는 4학년. 9월중순이니 학기중일텐데 어떻게 왔냐고

했더니 아직개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돌아가면 30일에 개강이라나? 모모(모모꼬의 애칭)는

우리로 말하면신문방송학과쪽이고 마유미는 식품관련학과였다. 둘다 22살.

-. 참고로 영어를 상당히 잘했다. 발음도 좋고.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일본애들의 영어실력에 대

한 편견이사라지고 있었다. 베른에서처럼. 이탈리아에 온지 2일 됐다고 한다. 나폴리에 묶으면서

어제 나폴리를돌아봤다고 한다.

-. 뽐뻬이를 어떻게 볼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책에서 권한 루트를

같이 가자고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내가 본 책이 일본에서 만든 책의 추천 내용과 비슷했다.

일본의 배낭여행책을번역한 책도 많이 있어서 들고 다니기 부끄러워 하는 한국인도 있었다.

-. 아무튼 여행가이드북과 information 지도를 서로 들여다보며 투어를 계속했다.
과거의 영화를 말해주는 신전들의 기둥들과 도처에 발굴된 무너진 담장들이 보였다. 군데군데의

큰 집들에는지금도 확연히 보이는 벽화들이 있었다. 공원과 공중목욕탕 그리고 세탁소가 있었던

이런 규모의 도시가2200년 전에 이미 있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뽐뻬이 유적지

를 한 눈에 보여주는 우편엽서들을보면 조각과 동상은 물론 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들 중에서

상당수가 성에 관한 에로틱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 유적지를 설명하는 지도를 보며 돌길을 따라 꽤 걸으니 검투사들끼리 또는 야수들과 생사를 걸고

싸웠던로마의 콜로세움과 같은 원형경기장이 나왔다. 크기는 1/3정도로 작다. 안에 들어가 보았

는데 목숨을 건시합 후 살아서 나가는 문과 죽어서 나가는 문이 따로 있었고 많은 시합을 승리한

후 자유를 얻은 검투사도있었다는 것을 알고 섬뜻한 기분이 들었는데 사진으로만 보았던 베수비

오 화산의 폭발로 묻힌 사람들의석고모형들을 직접 보니 더욱 섬뜻했다.

-. 뽐뻬이에서 유적 외에 눈에 띈 점은 유적지에서 사람들의 왕래와 손길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주인

들이없어보이는 개들이었다. 그 개들은 마치 뽐뻬이 유적지가 자기들의 집인 양 느릿느릿 움직

이다가 아무데나철퍼덕 드러누워 자곤 하는데 한번 자기 시작하면 그 옆을 그 많은 사람들이 지

나다니는데도 불구하고미동도 없이 눈 한번 꿈쩍 안하고 자는 것이었다. 사람이 살지않는 유적

지에 개가 있는 것도 그랬지만 한 두 마리도 아니고 많은 수의 개들이 너무나도 느긋하게 어슬렁

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혹시 그 개들이 과거뽐뻬이에서 살다가 묻힌 사람들의 환생이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하루종일 같이 다니면서 서로의 문화에 대해서 얘기하는 동안 느낀점은 이렇다.
한류의 영향인지 이 친구들은 우리 나라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고 많이 공부한 느낌이었다.
기무치, 불고기, 삼계탕, 찌짐이(부친개??) 등 음식문화와 현재의 한류스타 원빈, 장동건, 권상우,

배용준등도 잘 알고, 부산에도 와 봤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일본의 유명 작가들. 에쿠니 가오리나 츠지 히토나리, 무라카미 하루키 등에

관해서얘기하고 음식이나 온천 얘기하니 더 할 말이 없었다. 일본 지리도 잘 모르고 일본어도 대

학때 교양으로배운거 말고는 잘 모른다고 했더니 현재 유행하는 new japanese를 가르쳐주겠다

고 했다.

-. 아마 우리의 "즐거우3" "뷁" 류의 유행어를 억양과 함께 배웠다. live japanese~
아직도 귀염둥이들의 애교섞인 말투와 억양이 귀속을 맴돈다. 한가지 아쉬운것은 이친구들이 사

진찍는걸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위 사진은 좀 찍어도 자기들 모습은 안찍으니 같이

찍은 사진이 없다.

-. 뽐뻬이 관광이 끝나고 내가 나폴리항을 돌아보고 싶다고 하니 자기들의 숙소가 나폴리에 있으니

까 같이가자고 했다. 돌아가는 기차안에서 한국인을 만났다. 모모가 먼저 한국인같다고 말을 하

길래 물어보니학회관계로 출장을 왔다고 한다. 일본애들이랑 다닌다고 하니 무지 부러워했다.

ㅋㅋ

-. 나폴리항은 니스나 모나코,깐느항보다 이쁘진 않고 카프리, 소렌토섬으로 가는 유람선들이 많았

다.아마 유명 관광지로 가는 입구라 필요에 의해서 커진 것이리라.

-. 로마로 가는 막차를 타야했으므로 잠깐의 나폴리 여행을 마치고 헤어졌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서로 다른 갈길을 갔다. 위험한 도시니까 조심하라는 몇번의 당부와 함께.

-. 민박집에 다시 돌아와서 로마 야경을 보러갔다. Trebi 분수와 스페인 광장.
이번엔 어제와 다른 인물들로 구성됐다. 건축과女, 실내 디자인과女, 입대전男, 제대휴학男, 학회

男, 학회女,나, 이렇게 7명은 뜨레비 분수서 사진 찍고, 명품 거리를 돌아보다가 유명하다는 아이

스크림집에서 맛도 보고스페인 광장서 전세계 젊은이들이 노는 모습도 보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 이렇게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IV. 여행정리편

1. 관광포인트 정리
- 젊은이들의 생동감과 활기가 넘쳐나는 뽐삐두센터
- 루브르 박물관 -> 꽁꼬드 광장 -> 샹젤리제 거리
- 에펠탑의 야경
- 평온하고 이쁜 뤽상부르 공원
- 예술의 거리 몽마르뜨르 언덕과 엄숙하고 경건한 사끄레 꾀르 대성당
- 웅장하고 아름다운 베르샤이유 궁전
- 아기자기한 모나코 왕궁과 멋진 범선들.
- 깐느의 붉은 카펫
- 니스 샤또 성에서 바라본 해안가
- Murano섬의 유리박물관, 베니스의 싼 마르코 광장
- 구름위의 산책을 하는 듯한 쉴트호른, 인터라켄의 웅장한 폭포
- 스위스 호수 위의 유람선, 아름다운 베른
-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464계단 오르기
- 바티칸 투어
- 화산에 묻힌 도시 뽐뻬이

2. 여행코스
나름 괜찮고 만족스럽다. 보통 한국인이 하는 여행코스와 반대로 돌아서 여행루트를
혼자서 결정하고 공부한것이 책대로 따라하는 것보다 힘들었지만 훨씬 재밌었다.
그나마 한국인들을 덜 만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현지인들과 많이 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초심자로서는 많이 공부해놓지 않으면 고생할 수도 있다.

3. 항공편
서울 - 유럽간은 대단히 많은 여행사가 있어 ticket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조금만
발품을 팔아 알아보고 사이트를 뒤지면 저렴하고 좋은 표들이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알아보려면 www.whypaymore.co.kr 같은 사이트를 추천하고 다음까페 등에서 비행기표
공구를 한다. 이것도 많이 저렴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 싶다.
솔직히 나도 여행 출발 10일전에 준비해서 76만원으로 구입했으나 어떤이는 100만원,
어떤이는 110만원, 70만원 등 편차가 심했다.
그나마 비수기라 표도 많은 편이었고 성수기보다는 많이 저렴했다.

4. 여권과 비자
없으면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면 실비로 대행해준다.
시간이 촉박하면 급행료 등으로 빨리 구할 수도 있다.

5. 유레일패스
유럽엔 저렴한 항공도 많아서 비행기도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그래도 유레일패스를
이용해서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게 제맛이라 생각한다. 야간열차를 이용하면 돈과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15일 여행이라고해서 15일짜리를 사면 무지 손해본다. 실제 이런 사람을 보기도 했다.
비행기 이동시간, 여행일정 등을 고려하면 일주일을 뺀 나머지 일수로 정하면 된다.
나이가 적을수록 패스도 저렴하다.

6. 숙소
여행자들의 천국인 유럽은 정말 숙박시설이 발전되어 있다. 다양하고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혼자 여행온 사람은 도미토리가 좋다. 다양한 외국인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고, 그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또, 한국민박도 나름대로 괜찮다. 그 나라 문화체험기회가 줄어서 아쉽지만, 일단 아침,
저녁이 해결되고 여행자간의 정보교류가 쉽다.
그래서 한 도시에 2일 머물면, 하루는 한국 민박, 하루는 그나라 숙소를 추천한다.

7. 비용과 예산
13일 동안의 여행동안의 예산은 200만원. 유럽에선 하루 50~60유로 정도면 생활이 가능하다.
비싼 숙소말고 저렴한 유스텔과 한국민박을 이용하면 저렴하다. 비행기값은 최대한 아끼면
이것보다 더 저렴하고 다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비수기때 ^^

8. 쇼핑
쇼핑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곳이 유럽이다. 각종 명품들로 넘쳐나는 거리를
그냥 지나치긴 힘든 일. 꼭 사지 않더라도 유명한 곳을 들러서 보는 것만 해도 재미있다.
물론 저렴한 곳도 많다. 흥정도 많이 해볼 수도 있고.
하지만 이탈리아에선 물건 살때 조심하도록. 실제로 물건 3개 샀는데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
4개로 끊어놓고서 항의하러가면 오히려 사기꾼 취급을 하는 곳도 있다.

9. 여행정보
최근에 나오는 여행가이드북의 수준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배낭여행책을 그대로 베낀 책도 많다.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이기도 하고.
참고는 하되 꼭 이책을 따라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Lonely Planet의 여행책자는
정말 추천할 만하다. 상세하며 정확한 정보는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어느 도시에 가나(가끔은 아니지만) 친절하며 무료로 나눠주는 Information의 Map을
최대한 이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10. 여행소감
여행을 떠나기 전 두려운 점도 있었다. 늘 누군가와 같이 다니다가 혼자 가려니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결정할 때 도움을 받지 못해 어려움도 있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장점들로는,
-.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
-. 어떤 그룹과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 내가 원하는대로 결정해서 내가 하고싶은데로 모든 걸 할 수 있다.
-. 동행인의 눈치를 보면서 의견을 조율해야 할 필요가 없다.
-. 수많은 이성들과 만날 수 있다.

단점으로는,
-. 혼자 식당에 가서 하는 식사가 즐겁지 않다.
-. 기차 등에서 내 짐을 봐줄 사람이 없다.
-. 꼭 담고싶은 나의 사진을 찍어 줄 사람이 없거나 내 맘에 쏙 들게 찍어주지 못한다.

그러나 장점이 훨씬 많아 유럽으로 가는 여행은 솔로 여행을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하면서 프랑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거만하고 건방지며
영어를 쓰는 사람을 무시한다는 선입견은 잘못된 거였으며(내 경험에 따르면) 정말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며 멋지게 생긴 사람들이 많았다. 여자들도 무지 이쁘고 남자들도
정말 잘생기고 괜찮아 보였다. 반면, 미남들이 많다던 이탈리아에선 본 기억이 없다.
단지 불친절하고 손버릇 안좋은 것만 기억이 난다. 스위스는 예상대로 소박하며 친절하고
깨끗한 나라였다.

광활한 대륙의 미국, 작지만 아기자기한 역사가 넘쳐나는 유럽.
둘 다 나름대로의 매력과 장점이 있으나 나로서는 유럽에 점수를 더 주면서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게 우리네 인생인 것처럼 내맘대로 모두 이뤄지진 않지만
노력하고 꿈꾼것만큼 현실로 나타나는게 여행인 것 같다. 또다른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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