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인도네시아 발리 - 아름다운 자연, 더 아름다운 사람이 사는 발리

“아름다운 섬 발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극 중 하지원의 대사 가운데 한마디다. 햇살처럼 환한 웃음으로 발리의 곳곳을 소개하던 그녀의 직업은 발리 현지 가이드.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드라마 촬영을 위한 설정이다.

발리에서는 가이드 면허를 취득한 인도네시아인만이 공식적으로 발리 현지투어를 가이드할 수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발리에서 만난 가이드들은 어느 곳의 가이드보다 부지런하고 친절하다. 최소 두 세가지 언어를 습득했으며, 나라별 여행객들의 개성, 식성, 습성 등을 모두 꿰뚫고 있다. 발리에서의 하루는 상쾌한 아침 햇살과 아침 햇살보다 더 부지런한 가이드와 함께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양에서 즐기는 액티비 스포츠

발리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을 활용한 다양한 액티비 스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바로 망망대해에서 즐기는 바운티 크루즈 투어(Bounty Cruises 1Day)와 박쥐계곡 래프팅이다. 바운티 크루즈는 투어보트를 타고 발리의 아름다운 섬 램봉간의 원주민 마을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식용보다는 화장품 원료로 주로 쓰이는 우묵가사리를 재배하는 어민들이 살고 있는 섬, 램봉간에 가기 위해서는 15분 가량 미니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바닷가에는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상점 두 서너 개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바닷가에 위치한 사원이다. 에메랄드빛 인도양을 굽어보며 서있는 사원은 화려하지도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다정다감한 발리 사람들의 성품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으로 가득하다.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는 발리는 그렇게 사람을 푸근하게 하는 매력을 지닌 땅이다.

마을을 살펴본 후, 다시 크루즈에 탑승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모험과 환희, 흥분과 도전의 시간이 펼쳐진다. 크루즈에 탑승한 관광객이라면 누구든지 인도양을 시원하게 질주하는 초고속의 바나나보트는 물론 44미터 길이의 워터 슬라이드, 카누 등을 즐길 수 있다. 이것도 지루해졌다면, 산호초와 물고기 사이를 헤엄치는 스노쿨링에 도전해보자. 스노쿨링을 갈 때에는 크루즈의 선원이 바게트 빵 한 조각을 나누어준다. 그러나 이 빵은 관광객을 위한 간식이 아니라, 물고기를 유인할 미끼이므로 배가 고프더라도 먹는 것은 참아주길 바란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그 바다 아래 왕국을 이루고 있는 산호초와 물고기의 환영에 답해주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크루즈에서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기다 보면 어느덧 시간은 정오를 넘어간다. 선상에서 펼쳐지는 다국적인 음식의 뷔페에는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고추장과 쌈 등도 마련되어 있다. 접시마다 담뿍 담은 음식을 먹고 난 뒤에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갑판에 설치되어 있는 썬배드에 몸을 맡기면 된다. 오랜만에 만나는 맑은 태양빛 아래에서 선탠이나 마사지를 즐기면 된다. 이때 마사지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하며, 크루즈 요금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서비스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그러나 조금 더 짜릿한 스릴을 느끼고 싶다면, 가자미, 오징어 등의 다양한 해양생물과의 만남에 과감하게 시간을 투자해보자. 반 잠수함을 타고 떠나는 바닷속 여행에는 스노쿨링할 때 만난 물고기와는 사뭇 다른 더욱 다양한 어패류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바운티 크루즈를 즐기기 위해서는 단순히 1일 투어만이 아니라 다양한 공연을 보며 아름다운 선상 디너를 즐기는 로맨틱한 선셋 크루즈와 수상 스포츠는 즐기지 않은 채 그저 램봉간 섬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크루즈 여행이 있으므로 각자의 일정에 맞춰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박쥐 계곡, 열대의 자연을 만끽하다

발리에 바다만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발리에는 바다보다 더 아름다운 숲과 나무와 계곡이 있다. 그리고 그 계곡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박쥐계곡 래프팅에 도전해야 한다. 베테랑 래프팅 안전요원과 4명의 인원이 함께하는 래프팅은 3시간 가량 소요된다. 그러나 발리의 또 다른 매력과 맞닥뜨리는 이 시간은 3시간이 아니라 30분처럼 여겨질 정도로 매혹적이다.

크고 작은 바위를 지나 박쥐가 서식하고 있는 계곡을 지날 때에는 스스로가 인디애나 존스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안전요원이 수면에 노를 칠 때 나는 큰 소리는 잠자던 박쥐들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박쥐들이 갑자기 창공 위에서 날아다닐 때의 장관은 직접 구경하지 않은 이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청정한 계곡에 몸을 담그고 수영을 하는가 하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또 다른 보트와 천진난만한 동심으로 경주를 벌이기도 한다. 또한 장난기 넘치는 가이드들의 동작은 계곡을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오리 꽥꽥, 참새 짹짹’ 하며 하나 둘, 하나 둘을 서툰 발음으로 외치는 안전요원과의 짧은 만남은 색다른 발리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발리의 아름다운 풍경은 아름다운 바다와 계곡, 그리고 그 자연과 어울리는 소박하고 포근한 사람에서 비롯된다. 아름다운 자연과 그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발리에는 흥분과 재미, 도전과 모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 글·사진=박미영 객원기자 free21lee@hotmail.com
취재협조=에어 파라다이스 02-771-8300

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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