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인도네시아 - 발리 下, 비 개인 오후처럼 발리와 사랑에 빠지다


제주도의 2.8배 크기인 발리는 수많은 호칭을 갖고 있다. ‘신들의 섬’, ‘지상의 마지막 낙원’, ‘세계의 아침’이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섬에는 그 명성에 걸맞게 무려 2000개가 넘는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발리에서는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기며 액티비한 시간을 보낸 후, 꿈결처럼 달콤한 휴식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평소 읽고 싶었던 두터운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달콤한 과일 주스를 마시며 비치베드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것. 이것이 바로 발리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그리고 꼭 해야 하는 게으름의 미학이다.

짜릿한 심야의 이벤트 원한다면 하드락 카페
만약 좀더 짜릿한 심야의 이벤트를 원한다면, 발리의 최고 명소인 하드락 카페에서 심야의 댄스파티를 즐겨도 좋다. 남국의 햇살처럼 상큼한 칵테일 한 잔을 손에 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콧노래를 흥얼거려도 좋다. 무엇을 하든 아무것도 하지 않든 행복한 단꿈에 푹 빠져 있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하드락 카페가 아닐까. 현재 발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은 쿠타(kuta) 비치에 위치하고 있는 하드락 카페인데 연일 관광객으로 넘쳐 난다. 폭발하는 젊음의 열기가 한낮의 태양보다 더욱 뜨겁게 하드락 카페를 달군다.

만약 더욱 큰 환희와 스릴을 원한다면, 자리를 옮겨 66클럽에서 심야의 번지점프를 즐길 수도 있다. 66클럽은 모던 스타일로 장식된 바와 클럽, 그리고 번지점프가 있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다소 중심가에서 벗어나 있는 탓에 하드락 카페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느낄 수 없다. 다만 분위기 좋은 바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조용한 한 때를 보내고 싶은 연인이 간혹 찾곤 하지만 주말을 제외하고는 한적한 편이다. 66클럽에서 즐길 수 있는 심야의 번지점프는 검푸른 인도양을 향해 뛰어내리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을 향해 44미터의 번지 점프대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여느 낮에 뛰어내리는 것보다 2배는 더 큰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침. 매일 아침이면 시끄러운 자명종의 알람 소리와 언제 어디서든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휴대폰의 압박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동녘 햇살을 맞으며 잠에서 깨어나는 발리. 언제나 머리 위에서 작열하는 태양과 달콤한 과일로 가득한 지상의 낙원 발리. 무심히 걷던 발에 채이는 흔하디 흔한 햇볕과 마주친 오후, 발리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아름다운 발리에 잠시라도 몸을 담근 이들은 발리를 떠날 시간이 가까워지면 자신이 얼마나 발리를 사랑했는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인도네시아 발리
글·사진=박미영 객원기자 free21lee@hotmail.com
취재협조=에어 파라다이스 02-771-8300





다양한 종교들이 벌이는 다채로운 축제
신들의 천국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발리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으며 그 종교에 따른 축제와 휴일이 있다. 때문에 발리에서 일하는 외국 기업들은 발리인과 함께 일하기 힘들다며 엄살을 늘어놓는다.

발리 종교의 색다른 점은 집집마다 개인 사원(혹은 사당)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은 마을마다 또 각기 사원이 있어, 외부에서 보면 마을 전체가 사원으로 보일 정도다. 발리의 종교는 이처럼 지극히 개인적이며 개개인의 삶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발리의 축제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예삐(Nyepi)라 불리는 힌두교의 축제다.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의미의 이 축제는 매년 3월 중에 열린다.

올해의 경우에는 3월 7일이 축제일이었지만 축제일을 전후해 일주일 가량 다양한 행사가 준비된다. 당일에는 모두들 집 안에 있는 사원에서 기도를 올리며 음식도 하지 않고 불도 켜지 않은 채 조용하고 단촐하게 보낸다. 하지만 축제 전일까지는 요란스레 타악기를 울리며 거리를 행진하거나, 집을 치장하거나 사원에 예물을 올린다. 또한 수 천명의 군중이 흰 옷을 정갈하게 차려 입고 다양한 종교의식을 펼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가룽안 축제(Galungan)는 발리의 가장 큰 연중 행사로 신이 축제를 위해 10일 간 지상에 머물렀다는 전설에 기인한 축제다. 그밖에 전통춤과 민속공연, 인형극 등을 볼 수 있는 축제로는 오달란 축제가 있다.




밤이 유난히 긴 발리, 아침이 일찍 오는 마을
발리 시내의 모든 상점들은 10시 무렵이면 모두 문을 닫는다. 태국이나 여느 동남아의 관광지와는 달리, 발리의 현지인들은 하루를 일찍 마감한다. 때문에 리조트 외부에서 밤의 즐거움을 누릴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고작 해야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마시거나, 각 리조트의 바에서 가볍게 칵테일을 즐기는 정도다. 거리에 펼쳐지는 포장마차들도 10시 정도에는 모두 철수해버리니 서둘러 리조트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 리조트에 돌아왔다면 달빛 아래 수영장에서 몽환적인 밤을 즐기는 것을 잊지 말자. 블루, 그린 등의 조명이 은은하게 비취는 수영장은 하루종일 따뜻한 태양아래 따뜻하게 데워진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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