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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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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이 젤라또(이탈리아 아이스크림)를 맛있게 먹으며 서성이던 곳이 바로 스페인 광장이다. 이곳 13번째 계단에서 우연히(?) 기자와 재회를 하며, 예정에 없던 하루 동안의 일상 탈출을 공모한다. 스페인 광장이라 불리게 된 연유는 17세기에 스페인 대사관을 위해 건설된 팔라초 디 스파냐가 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다.스페인 광장은 광장 그 자체보다 스페인 계단 때문에 더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데, 완만한 언덕을 이용한 136계단과 계단 양쪽을 장식하는 철쭉꽃, 그리고 계단의 정상에 우뚝 솟아 있는 트리니타 디몬티 교회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아랫동네 사람들이 교회로 쉽게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설된 스페인 계단은 여행객들에게는 잠시 쉬어 가는 휴식처로,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속삭임을 나누는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계단 아래 쪽에는 베르니니의 아버지 피에트로의 작품인 바르카치아 분수가 목마른 여행객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준다. 바르카치아는 ‘쓸모없는 오래된 배’라는 뜻으로, 이 분수는 배에서 물이 새는 형태로 되어 있다.
판테온과 그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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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광장에서 헵번과 재회한 그레고리 펙은 기자라는 신분을 숨긴 채 일상으로의 탈출을 원하는 오드리 헵번의 꿈을 실현시켜 주기로 한다. 노상카페에서의 차 한잔이라는 첫 번째 꿈을 이루어 주는 곳이 바로 판테온 주변의 노천카페이다. 판테온이란 ‘pan(전부), theon(신)’이란 뜻으로 로마의 모든 신에게 봉헌하기 위해 건립된 신전이다. 1세기에 세워진 판테온은 황제 히드리아누스가 설계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잦은 외침과 풍상 속에서도 상징격인 둥근 천장과 청동문은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로마에서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고대 건물로 평가받고 있다. 내부의 원형 천장은 5열로 이루어진 격자무늬로 덮여 있으며, 천장 중심에는 지름 9m의 둥근 원이 뚫려 있어 햇빛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나보나 광장’으로 인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진실의 입
ⓒ트래비 강의 신 홀르비오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 ‘진실의 입’은 조각상의 입에 손을 넣고 거짓을 말하면 손이 잘린다는 전설이 있다. 하지만, 전설일 뿐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은 없다. 한때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사람들을 심문할 때 사용된 적이 있는데 진실과는 상관없이 심문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 답이 나오면 무조건 손을 자르도록 명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그레고리 펙이 조각상에 손을 넣고 익살스런 행동으로 오드리 헵번을 놀라게 했던 유명한 장면 덕택에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하고픈 여행객들이 항상 줄지어 서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이라 불리는 작고 소박한 교회 현관에 위치해 있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간혹 놓치고 지나가는 이들도 있다.
콜로세움에서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트레비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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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는 트레비 분수의 아름다움이 나오진 않으나 오드리 헵번이 긴 머리를 짧게 자르는 이발소가 바로 트레비 분수 옆에 위치해 있다.그 당시는 그런 헤어스타일이 상당히 파격적이었던 듯 이발사가 헵번의 의도를 재차, 삼차 확인하는 장면이 다소 재미있다. 로마 최대의 분수인 트래비 분수는 1732년 니콜라 살비에 의해 설계된 후 30년이 지난 1762년에 완성되었다. 분수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중앙의 조각상은 바다의 신 넵튠과 그를 호위하고 있는 두 명의 트리톤을 묘사한 것인데 이 두 트리톤은 바다의 대조적인 이미지를 상징한다.
분수의 이름은 첫째 단 위의 부조 중 트리비아라는 어린 소녀에게서 따왔다고 한다. 분수를 등지고 뒤로 동전을 던지면 로마를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전설 때문인지 트레비 분수에선 여행객들이 저마다 소원을 담아 동전을 던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의 동전은 정기적으로 수거되어 자선사업에 쓰인다.
카스텔 산탄젤로(산탄젤로 성)
ⓒ트래비 선상에서 열리는 밤의 무도회장에서 그레고리 펙과 오드리 헵번이 춤을 춘다. 그리고 헵번을 데려가려는 경호원들과의 난투극을 빠져나온 후 그들은 진심을 담은 첫 키스를 나눈다.
이 아름다운 장면이 이루어지는 곳의 배경이 바로 산탄젤로 성과 산탄젤로 다리 밑을 흐르는 테베르 강이다. 이 성은 139년에는 황제의 무덤으로 시작됐으나, 중세에는 감옥과 성의 모습으로, 혼돈의 시기엔 교황의 안전을 위한 피난처로, 시대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했다. 한때 교황의 탈출로 역할을 했던 복도는 이 성과 바티칸 궁전을 잇고 있다. ‘성 천사’를 의미하는 산탄젤로는 6세기, 페스트가 유행할 당시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 앞에 나타났다는 천사의 환영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천사상들로 장식되어 있는 산탄젤로 다리는 테베르 강을건너는 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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