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남태평양의 진주 - 피지

피지는 33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남태평양의 십자로. 파파뉴기니아와 퉁가, 서사모아를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1995년 대한항공의 취항으로 첫 연을 맺었으나 98년 단항으로 주춤. 최근 다시 피지가 연결되면서 한국마켓에 대한 수요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불라(BULA)!! 10시간의 비행과 후덥지근한 공항의 피로를 한꺼번에 씻어내는 피지인들의 환영인사. 일행 중 한명이 장난스레 붙인 ‘베짱이 군단’은 어느 호텔, 관광지를 가도 노래와 불라를 외치며 주변을 돈다.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배어버린 ‘불라’는 피지에서 가장 많이 내뱉은 단어 중 하나다.

피지를 찾는 관광객은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뉴질랜드와 호주인이 많다. 최근에는 휴가를 보내려는 미국인들도 급증하는 추세. 이들은 가족단위나 허니문으로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달씩 체류하며 피지인들의 소박함과 자연을 즐긴다. 그래서 대부분의 호텔과 리조트들은 패밀리룸이나 가족단위의 여행객을 위한 커넥트룸(Connect Room)을 준비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지는 ‘지구상의 마지막 낙원’이라 불리며 허니무너들에게 인기를 끌어왔다. 호텔들은 최신설비가 갖춰진 호텔룸이나 둘만의 오붓한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전통가옥 ‘부레’로 지어진 리조트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섬과 숙소를 찾을 수 있다. 피지에 와서 어떤 ‘볼거리’를 기대한다면 실망하기 쉽상이다. 난디타운이나 전통마을, 잠자는 거인의 난 정원 등 둘러볼 곳이 없지는 않으나 피지의 진짜 매력은 휴양지로서의 편안함이기 때문이다.

피지관광청의 마케팅 매니저인 아비 살마(ABHINAY SHARMA)는 피지를 “가장 완벽한 휴양지”라고 자랑한다. 아직은 때묻지 않은 순박한 피지인들과 눈부신 햇빛, 고운모래와 깨끗한 바다 등 바쁜 일상을 잊기에 충분한 조건이 갖춰진 곳이다. 섬내 모든 호텔 및 리조트는 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이나 섬의 정취를 최대한 살려 조성되었으며, 하루짜리 해양스포츠와 반일골프 등이 마련되어 무료함을 달랠수 있다.

공항에서 30분거리에 위치한 드나라우 섬에는 ITT사에 의해 15년전 설립된 쉐라톤 피지 리조트, 쉐라톤 드나라우 빌라, 쉐라톤 로얄 드나라우 리조트등 3개의 쉐라톤 리조트와 18홀짜리 골프장등이 자리잡고 있다. 쉐라톤 드나라우 리조트의 경우 6개월간은 소유자가 이용하고 나머지 6개월만 일반인들에게 리조트로 개방하고 있으며, 로얄 리조트는 현재 공사중이다.

쉐라톤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서구식으로 꾸며진 쾌적한 시설과 해변가를 바로 옆에 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골프장과 해양 스포츠, 식사 등이 모두 다 방값에 포함돼 편리함을 더한다. 곱디고운 모래와 해먹위에서의 저녁놀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

트윈룸은 US$250 정도며 트윈과 싱글룸을 연결해 사용하는 커넥션 룸은 US$500 수준이다. 아이의 수에는 제한이 없으며 이동침대를 사용해 가족끼리의 휴가를 즐기기에도 좋다. 수영장은 공동사용. 쉐라톤 리조트에서 도보로 5분거리에 위치한 골프장은 18홀 정식코스로 깨끗이 손질되어 있다.

아열대 기후와 잔디의 궁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드나라우 골프장은 최고의 손질과 관리가 유지되는 곳이다. 크기에 비해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초보자도 마음편히 여유롭게 돌 수 있으며, 2인용 카터를 이용해 골프장내를 구석구석 즐길 수 있다. 골프를 치지 않더라도 카터를 이용해 골프장을 한바퀴 도는 드라이브(?)도 일품.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카터를 고장냈을 경우 F$1000의 배상을 해야한다. 범퍼카처럼 튼튼해 보이지만 장애물 없는 골프장을 누비다가 수렁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피지에서 피지인들의 전통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유명 관광지 2곳.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최대한 재현해 놓은 ‘칼레부(KA LEVU) 전통문화센터’와 피지인들이 처음 정착했다는 ‘비세이세이(VISEISEI VILLAGE) 전통마을’이다. 진짜가 아닌 ‘재현’이라는 점에서 칼레부센터는 사실 큰 점수를 얻지 못했다.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환영인사와 노래가락으로 시작되는 칼레부 코스는 그들의 전통과 역사를 구현해놓은 전통부레 순례와 세부세부 의식의 재현, 그리고 그들의 춤과 노래로 마감된다. 다른 것보다 훨씬 높게 지어 하늘과의 거리를 가깝게 했다는 제사장의 부레, 포로들을 죽여 잡아먹는 ‘식인’의 도구, 생활 토기, 이주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지도 등 칼레부에는 피지언들의 생활과 전통이 녹아있다.

특히 문화센터 식구들 전부가 나와 한바탕 뛰어노는 춤과 노래의 향연은 혼자 보기 아까울 만큼 정성스럽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박자에 맞춰 박수치고 소리지르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넘어서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재현되는 세부세부 의식이 조금은 ‘장난스럽다’는 느낌.

며칠 뒤 양고나를 준비해 비세이세이 마을을 찾았다. 마을 사람들의 자연스러움과 살아있는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기대는 세련된 마을 조경과 멋들어진 마을내 성당을 보는 순간 당혹감으로 바뀐다. 관광객들의 입장료를 공동 마을 경비로 사용해 발전을 거듭하는 비세이세이 마을은 이미 전통 마을이 아니다. 마을에서 학교를 자체적으로 소유할만큼 부유한 피지내 권력촌이었다.

부레도 몇 채 없는데다가 피지 임시 정부의 대통령이기도 한 이마을의 추장 집 역시 지나치게 세련된 맛을 풍긴다. 재현된 전통의 모습이 더 가깝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이름없는 전통 마을이 새로이 개발되지 않는 한 ‘전통마을 순례’라는 이름의 비세이세이마을 코스는 너무나 아쉬운게 많다.

관광산업은 피지 경제에 있어 가장 큰 효자산업이다. 영국인들에 의해 재배되기 시작한 사탕수수 산업이 관광에게 자리를 내준지는 이미 오래전 일이다. 발달하면 할수록 퇴색되기 마련인 사람과 자연. 하지만 피지의 모습은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난디타운 역시 관광객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지만 번잡스러움은 없다. 손님들의 주의를 끌려는 여러 모습도 ‘물고 늘어지기’보다는 친절함으로 한번 더 미소를 보낸다. 휴양지인만큼 특별히 요구되는 옵션도 많지 않은데다가 조용히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 우리나라 관광객들 역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내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덕분에 여행을 오는 이들 대부분이 ‘고품격’ 여행을 즐기려는 신혼부부나 중년층. 한국인도 그리 많지 않다. 한 관광회사의 관계자는 “가격 경쟁을 시도하려는 몇몇 업체들이 자리를 잡으려는 찰나 IMF가 터지면서 다 도산했다”며 “그 업체들 때문에 피지내에서 남은 한국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도 있지만 피지관광시장 자체가 혼탁해질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신혼여행을 즐기는 한 부부의 말처럼 “피지의 가장 큰 경쟁력은 사람과 자연”이다.

피지글·사진=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취재협조 대한항공 02-1588-2001
피지관광청 02-3452-5093

세부세부의식 양고나를 준비하세요
피지에서 다른 마을을 방문할 때 잊지 말아야할 규칙 하나! 후추뿌리과의 일종인 양고나(YAGONA)를 준비해가야 한다. 예전 부족간의 영역싸움이 잦았던 시절 피지언들은 식인(食人)의 관습을 가지고 있었다. 영양분 섭취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포로를 잡아먹음으로서 상대편 부족에게 강한 모멸감을 준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불과 150년 전까지의 일이다. 물론 지금은 이같은 식인의 관습은 없어졌지만 다른 부족을 방문할 때 손님으로의 예의를 갖춘다는 의미의 일명 ‘세부세부’ 의식은 피지내 확고히 자리를 틀고 있다. 세부세부 의식은 곱게 빻은 양고나를 물에 타 ‘타노아’라는 그릇에 담아 돌린다. 관광객들의 대표격인 사람과 마을의 추장이 먼저 인사와 함께 맛을 본 후 일행에게 돌린다.

이 과정이 매끄럽지 못할 경우에는 그날밤 불귀의 객이 될수도. 비단 이 세부세부 의식이 아니라도 피지인들은 양고나를 즐겨 마신다. 간혹 관광객들도 그 새로운 맛에 끌려 잔디밭 등에 모여 양고나를 돌리며 자신들만의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양고나는 알콜성분은 없지만 많이 마셨을 경우에는 약간의 환각성분이 있어 잠을 유도한다고. 난디타운에 있는 시장에서 1kg당 F$ 35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현지취재] 남태평양의 진주 피지-②

330여개의 섬이 흩뿌려져 이루어진 나라 피지(FIJI). 하늘이 내린 천혜의 날씨와 기온탓에 어느 섬을 가도 기분좋은 여행을 보장하지만 섬이라고 어디 다 똑같은가. 본섬을 포함해 모든 섬에는 리조트나 호텔을 중심으로 그곳만의 즐길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글싣는 순서〉
1.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다
2. 내게 맞는 섬을 찾아라
3. 피지! 뜰까? 안뜰까?

TREASURE ISLAND RESORT
트레저아일랜드 리조트

타원형의 트레저 아일랜드에서는 부레가 가장 먼저 관광객들을 맞는다. 리조트의 밀리카 타라보코(Milika Talaboko) 세일즈 담당은 “67개의 전통부레가 섬을 빙 둘러싸고 있어 모든 방에서 바닷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 자랑했다. 바닷가와 불과 3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숙소 옆에서 스노클링, 파라세일링, 윈드서핑 등 갖가지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동력으로 움직이는 것은 유료지만 무동력으로 이동하는 것은 모두 무료.

식수는 사탕수수 수출의 중심지인 라이토카와 지하 파이프로 연결돼 있어 보다 깨끗하다. 이밖에 리조트내에 피부 맛사지를 할 수 있는 뷰티살롱과 의료시설 등도 갖춰져 있다. 특히 부레에는 원래 갖춰져 있지 않은 에어컨이 마나리조트와 이곳 트래져 아일랜드에만 설치돼 있어 전통적인 분위기는 좋아하지만 더위를 못견뎌하는 손님에게 권할만하다. 허니무너에게는 전통의상인 술루와 샴페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679-661599

BEACHCOMBER ISLAND RESORT
비치캄보 리조트

피지내 가장 젊은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 바로 비치캄보 리조트다. 배를 대자마자 해변가득 선텐이나 비치볼 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난디에서 배로 45분 정도 소요되는 이곳은 섬을 한바퀴 도는데 불과 2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 매우 조그만 섬이다.

총 35개의 방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 중 20개의 비치프론트 부레는 젊은 허니무너들이 주로 이용한다. 보통 1∼2일 관광으로 이곳을 찾는다. 도미터리(Dormitory)도 1개 설비되어 있어 저렴한 가격에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고자 하는 배낭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해양스포츠는 기본. 반잠수함, 윈드서핑, 카누 등 여러 가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난디에 수도관이 연결되어 보다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있다. 679-661500

PLANTATION ISLAND RESORT
플랜테이션 리조트

플랜테이션 섬은 드나라우 선착장에서 1시간 가량 뱃길을 달려야 도착하는 곳으로 한국 허니무너들에게 특히 사랑을 받아왔다. 고운 모래와 함께 아기자기한 산호가 백사장을 채우고, 아름다운 열대어들이 다른 곳보다 많아 스노클링을 하기에도 좋다. 특히 경비행기가 운항돼 숙박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경비행기 투어’로 섬주변을 돌 수 있다. 난디에서 이곳까지 단순하게 교통편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15분 정도에 피지달러 76불 정도가 든다. 112개의 방이 마련되어 있으며 섬에서 9홀짜리 골프코스도 즐길 수 있다. 679-669333

WARWICK FIJI RESORT
워익 리조트

산호가 부서지는 코랄코스트 해변을 달리다보면 길 오른편으로 워익가는 길이 나타난다. 호주나 뉴질랜드 허니무너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곳은 쉐라톤이나 샹그릴라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바닷가 옆 고요한 해변가의 정취를 자아낸다. 난디공항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대신 특급호텔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좋은 방을 구할 수 있다. 공항에서 택시로 피지달러 85불 정도.

석양의 아름다움으로도 정평이 나 있어 다른 숙소의 관광객들도 석식을 하러 이곳을 찾곤 한다. 넓게 트인 풍경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에게는 현재 공사 막바지에 있는 오션뷰(ocean view)를 권한다. 객실 250개 중 166개가 오션뷰이며 워익클럽룸을 제외하고는 아이들을 2명까지 데려올 수 있다. 간이침대 사용가능. 이곳 담당자는 최소한 3일은 머물러야 이곳의 해양스포츠와 바닷가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관광객들은 1박만 하거나 저녁을 즐기러 온다. 679-530555

NAVITA RESORT
나비타 리조트

워익과 자매리조트인 나비타는 호텔안에 조그만 섬을 끼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썰물 때는 걸어서 바로 갈 수 있도록 길이 연결되어 있으며, 밀물 때는 배로 이동한다. 입구쪽에 펼쳐져 있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은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최근까지 투숙객들에게는 무료로 개방되었으나 요즘에는 입장료를 받고 있다.

피지=글·사진 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취재협조=대한항공 02-1588-2001
피지관광청 02-3452-5093

MANA ISLAND RESORT
[인터뷰] 마나 리조트-히로시 마츠모토 마케팅 담당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섬 중 하나인 마나섬은 피지말로 ‘요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섬 주변으로 하얗게 깨져있는 산호가 뱃길에서 확인될 정도로 많아 스노클링과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마나리조트는 허니무너는 물론 가족여행, 실버층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섬내 유일한 숙박시설. 피지의 분위기를 살려낸 실내 인테리어와 조경들이 눈에 띈다. 마나리조트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히로시 마츠모토(HIROSHI MATSUMOTO)씨는 “이곳은 섬나라인 피지의 정취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며 “몇년전 굉장히 높았던 한국 수요를 다시한번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마케팅은 펼 수 없지만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직원을 뽑아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으로 30주년 생일을 맞는 마나리조트는 부레와 호텔식 방 150개를 끼고 있어 섬안에 있는 리조트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일 관광을 즐기는 허니무너들이 많다. 히로시씨는 “호주인들이나 유럽사람들은 와서 며칠씩 푹 쉬어 간다”며 “한국사람들도 피지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이곳의 문화를 좀더 적극적으로 즐겼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679-661455


OUTRIGGER REEF FIJI
[인터뷰] 아웃리거 피지 리조트-그레고리 언더우드 오피스 매니저
“쉐라톤이나 다른 특급호텔들과 비교해 40분정도만 더 수고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넓은 유통망을 자랑하는 아웃리거 호텔 리조트는 피지 난디에서도 그 명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호텔룸 207개와 전통부레 47개를 가지고 지난해 10월1일 오픈. 편안한 분위기와 특급호텔의 고급스러움을 잘 살려내고 있다.

로비에서 내려다보이는 부레의 전경이 일품인데다가 각 부레의 천장을 장식해 놓은 전통 타파(나무껍질의 일종으로 헝겊처럼 얇게 만들어 사용)에서도 ‘피지’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호텔업계만 9년 있었다는 그레고리 언더우드(Gregory Underwood) 오피스 매니저는 “아웃리거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항상 웃고 있는 피지인들”이라고 말한 후 “전통식 부레와 호텔룸을 모두 가지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나 뉴질랜드인, 미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며, 이들은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여행을 즐기거나 가족끼리 휴가를 오기도 한다. 물론 허니무너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가족여행객이 많은만큼 커넥션룸이 잘 정비되어 있고, 별도의 가족용 부레도 준비해놓았다. 단점이라면 섬 안쪽에 위치해 있어 해양스포츠가 별로 없다. 대신 승마와 야생파크, 마사지 등 다른 즐길거리와 주변 투어들이 마련되어 있다. 허니무너에게는 샵에서의 15분 무료 맛사지, 전통의상인 술루와 샴페인을 제공한다. 679-500044

[현지취재] 남태평양의 진주 피지-③

대한항공이 서울과 피지를 연결하면서 IMF후 침체기를 맞았던 피지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피지는 단항되기 전까지 꾸준한 수요증대를 보여왔던 목적지. 이번 재취항과 관련해서는 대한항공, 관광청, 현지업체가 모두 강한 프로모션 의지를 나타내 다가오는 성수기 새로운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호텔이나 거리에서 한국사람을 만나면 반가움에 뽀르르 달려가 인사를 하게 만드는 곳. 관광지의 상술보다는 아직은 때묻지 않은 자연과 순수가 더 많이 묻어나는 섬 피지. 다녀온 사람들도 없진 않지만 대부분 호주나 뉴질랜드가 함께 거론되어야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아직은 한국 관광의 처녀지다.

현재 피지를 오가는 항공편은 서울-피지-오클랜드의 주3회. 대한항공은 “알려지기 시작하면 이만큼 특색있고 상품화 시키기 좋은 지역도 없다”며 “허니문 시즌 전후의 홍보와 프로모션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피지 노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피지수요의 기대치는 한 항공기당 30% 정도. 비수기인 지금은 20%도 훨씬 못미치지만 인지도가 어느정도 생기는 하반기부터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대한항공 영업부의 이상주 과장은 “성수기 오클랜드 좌석이 넘쳐도 피지에 배당된 좌석수를 줄일 생각은 없다”며 “당분간 양판위주의 판매전략과 단기 이벤트 프로모션 등으로 피지에 대한 이미지를 굳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요금도 여행사의 상품화를 지원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또한 H여행사에게 단기성 기획상품 제작을 의뢰하는 등 홍보를 위한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노선 전문 대리점에 대한 논의도 진행중이다. 이 과장은 “아직 구체화된 사항은 없지만 허니문 목적지로 부각되려면 피지노선 전문 대리점을 육성하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심안의 경우 파라다이스 여행사가 전문으로 몰아 채우면서 목적지가 자리잡았던 점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다. 섬나라인만큼 상품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는 점도 피지 노선의 특징. 1박당 미국달러 1000불을 상회하는 고급리조트 섬이 있는가 하면 배낭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미터리식 숙소, 허니무너를 위한 둘만의 섬투어, 경비행기와 수상비행기로 오가는 낭만적이 여행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새로운 목적지를 찾는 허니무너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피지 상품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일생에 한번 있는’ 신혼여행인만큼 남들 다 가는 흔한 관광지보다는 품격과 비밀스러움을 간직한 독특한 여행지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 관광객이 아직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 피지안리조트에서 만난 강경리·김준형 한국 신혼부부는 피지에서만 4박6일 머무는 일정으로 이곳을 찾았다.

옵션으로 경비행기 투어를 하고 왔다는 이들 부부는 “몰디브와 하와이 그리고 피지를 사이에 두고 고민하다가 몰디브는 갈아타는 번거로움에, 하와이는 한국사람이 너무 많이 가는 목적지라는 생각에 피지를 선택했다”며 “사람들이 친절하고 영어가 잘 통해 너무 편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들이 온 가격은 1인당 128만원. 옵션 등을 포함하면 1인당 150만원을 웃도는 셈이다.

피지=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 피지, 가볍게 또는 고급스럽게
현재 출시되고 있는 피지단독 상품은 79만9000원부터 209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특히 지난 16일 대한항공에서 피지 연합 상품가가 79만9000원으로 결정되면서 지금보다 훨씬 저렴해진 피지를 만날 수 있게 됐다. 28일부터 판매예정인 이번 연합상품은 피지안 리조트에서의 2박과 마나섬 혹은 비치콤보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2박4일 일정이다.

이번 상품은 대한항공의 ‘50만원대 항공가 프로모션’으로 가능해졌다. IRC온누리 여행사의 김봉수 차장은 “지금까지 80만원대였던 항공요금을 거의 절반수준으로 낮춰준 만큼 현재 나와있는 상품도 조금씩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하와이와 비슷한 요금에서 상품가가 나온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 나와있는 상품은 자유여행사와 3W투어가 2박4일 일정으로 89만9000원과 99만9000원의 상품을 내놓고 판매중이다. 호텔은 타노아와 마나리조트를 이용한다. 하나투어는 피지안리조트와 쉐라톤호텔에서 2박을 하거나, 쉐라톤 대신 보모아일랜드에서 2박을 하는 4박6일 상품을 각각 165만원과 189만원에 선보였다.

마나섬은 당일로 연결해 해양스포츠를 즐기도록 했으며 이동수단도 경비행기와 크루즈로 고급화했다. 하나투어 전경은 대리는 “다이너스카드나 외환카드사 등에서 손님을 위한 딜럭스 상품 문의가 들어오는데 피지는 그쪽 방향으로 마케팅 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씨에프랑스가 내놓은 ‘딜럭스 피지7일’은 209만원의 고가 상품이다.

보모 아일랜드 리조트에서의 2박과 아웃리거 리조트 등 특급 숙소와 바닷가재, 일식, 회정식, 호텔석식 등 모든 일정을 최고급으로 만들었다. 씨에프랑스의 이민영 과장은 “홍보가 덜 된 상황에서 고품격 상품이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짧은 일정으로 단편적인 것만 보고 가기보다는 피지를 정말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양주쪽 여행사 관계자들은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는 긴 안목으로 ‘다지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항공사와 관광청의 프로모션으로 여행사가 상품만들기에 주력한다면 일반인에게 홍보가 되는건 시간문제”라며 “올 하반기 시즌정도면 열풍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인기몰이는 가능할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토마스 발렌타인 피지 관광청 책임자
“열대지방의 낙원이라 불리는 피지는 세상 최고의 휴양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피지의 매력에 대한 피지 관광청 책임자 토마스 발렌타인(TOMAS VALENTINE)의 자신있는 대답이다. 총인구 80만명 중 4만명이 여행업에 종사할만큼 피지에서의 ‘관광’은 피지산업의 심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호텔숙박 등 기본적인 수익만 따져봐도 연간 미화 550만∼600만불을 벌어들인다. 부대시설비와 원주민들의 고용에 따른 이윤등 파생되는 수익까지 계산한다면 그 수치는 몇 배를 상회한다. 토마스는 “한국마켓은 대한항공이 첫 취항했던 96년부터 시작돼 97년에는 1만2000명까지 올라갔다가 단항후 1400명 정도로 확 줄었다”며 “직항편이 뜬만큼 올해는 만명정도의 관광객과 안정적인 수요증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마켓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토마스는 한국관광객을 위한 몇 가지의 큰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선 코트파(KOTFA)나 웨덱스(WEDDEX) 등 대규모 관광전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는 5월 코트파와 맞춰 방한을 진행중이다. 두 번째로 한국에 있는 여행사와 항공 그리고 현지의 업체와 연계해 ‘스페셜 패키지’를 꾸릴 생각이다.

토마스는 “한국쪽의 협조가 원활히 이루어지면 홍보차원의 기획상품을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말로 제작된 여행정보 책자도 선보인다. 피지관광청은 “한국지점을 둔 것은 직접적인 마케팅을 위한 조치”였다며 “향후 한국의 방송3사는 물론 신문 방송 등 미디어에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www.bulafiji.com

세계의 섬여행-피지

3백33개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 피지는 뉴질랜드와 가깝고 경상남북도 정도 넓이. 이 섬나라는 약 70만 명의 인구로 피지 원주민 46%, 사탕수수농장의 노동자로 이민온 인도인들의 후손 46% 등으로 구성된다. 피지인은 낙천적이고 놀기 좋아해 게으른 반면 인도인은 근면하고 절약하는 생활태도 때문에 피지의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피지 남자들은 긴 바지 대신 바람이 잘 통하는 치마를 애용하고 아직도 마을단위로 집단생활을 한다. 피지사람들은 남녀 모두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세기 때문에 부부싸움중에 아내에게 맞아 이가 부러진 남편이 멋쩍게 웃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이런 기질의 피지인의 전통 의식중 남성이 싸우기전 용기를 얻기 위해, 여성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벌이는 전통 가무 「메케」와 불에 달군 돌 위를 걷는 「화이어 워킹」은 관광객의 필수 코스.
 피지에는 맹그로브가 많아 새로운 섬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맹그로브는 바닷가 개펄 속에 뿌리를 내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일대를 숲으로 만들고 습지를 단단한 땅으로 만드는 열대 특유의 식물.
 피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코랄 코스트로 난디에서 남동해안을 따라 퍼시픽하버까지 이어진다. 난디에서 버스로 2시간거리인 이곳은 물 아래 잠겨있는 산호초 때문에 언제나 투명한 크리스탈을 깔아놓은 것 같다.
 또한 북쪽의 야사와 제도는 브룩쉴즈가 출연한 「푸른 산호초」영화의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이처럼 사랑스러운 피지는 수영,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수상스키, 윈드서핑 등의 해양 스포츠가 발달되어 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해변에 어른거리는 비취색 물빛은 삶에 대한 환희를 느끼게 한다.
 특히 피지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골프코스인 퍼시픽 하버에서 골프를 즐긴다. 리조트 손님들에게는 대부분 그린피가 무료이며 반바지 차림으로 상쾌하게 즐길 수 있다. 퍼시픽 하버 단지 내에 위치한 코리안 빌리지의 객실에서 문을 열면 탁트인 그린 필드가 눈앞에 펼쳐진다. 남해안의 긴 해변을 끼고 조성된 퍼시픽 하버 리조트 단지내 챔피언십 골프 코스는 그레그 노먼이 처음 우승을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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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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