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 베드로 성당은 산 피에트로 성당이라고도 불리는데 여기서 '피에트로'는 예수의 12사도 중 한 명인 베드로를 뜻한다. 성 베드로 성당은 세계 최대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성당으로 그 웅장하고 화려한 자태는 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성 베드로 성당 앞 광장의 폭은 240m로 바로 이곳에서 최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이 진행됐었다.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펼쳐졌던 장례식의 모습을 TV를 통해 봤던 터라 감회가 새로웠다. 비록 텅 비어 있는 의자들만이 눈에 띄지만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았다. 일요일마다 이곳에서 미사가 열린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미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성 베드로 광장은 교황 알렉산드로 7세의 계획에 따라 베르니니가 12년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장에 나서게 되면 제일 먼저 높이 25m에 이르는 오벨리스크가 눈에 들어오는데 그 양 옆에는 분수 2개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성 베드로 광장은 바로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굵고 강직한 도리아식 기둥 284개가 반으로 나뉘어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데 이는 예수가 인류를 향해 양팔을 벌려 감싸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광장 주변에는 독특한 복장을 하고 있는 병사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들은 교황을 호위하는 '교황청 근위병'이라고 한다. 특히 스위스 용병으로 구성된 그들의 복장은 미켈란젤로가 디자인 한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친 미켈란젤로의 활약상을 느낄 수 있었다. 이보다 더 호화로울 수 있을까? 광장에서 바라본 성당의 모습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기풍이 넘치지만 성 베드로 성당 내부와 비할 바는 아니다. 총 5개로 구성된 청동문을 지나 성당에 들어서게 되면 호화롭고 화려한 풍경에 한동안 멍한 기분과 함께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성당의 건축은 브라만테의 주도로 시작돼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에 의해 지금의 화려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물론, 세 사람이 다 만들 수 없는 건 당연한 일. 다른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했겠지만 역사는 핵심 인물만을 기억하는 법이니 어느 정도 감안해서 이해하는 수밖엔 없다.
하늘과 이어진다는 그 곳은?
그러나 성당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베르니니가 만든 '발다키노'일 것이다. 성당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성당에 입장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청동에 금을 입혔다는 '발다키노'는 하늘을 이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뒤쪽에 있는 교황의 제단을 둘러싸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베드로의 유골이 묻혀 있는 자리에 세워진 것으로 유명하다. '발다키노' 뒤쪽 교황의 제단을 보면 돔 형태의 천장 창문으로 비친 햇빛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비치고 있다. 이것을 보며 천국으로 향하는 천사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돔 형태의 천장은 미켈란젤로에 의해 설계된 것인데 판테온의 돔을 참고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높이 있어 작아 보이기까지 하지만 실제로는 지름이 4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라고 한다. 고스란히 담긴 가톨릭의 역사와 전통 성당 지하에는 역대 교황들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교황의 묘실'이 있다. 교황 시신은 영구 보존하는 전통에 따라 방부 처리를 한 뒤 성당 지하에 묻게 되는데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를 비롯해 최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이곳에 묻혀 있다. 특이한 점은 교황 '성 비오 10세'의 유해는 지상에 공개돼 있다는 점이었다. 얼굴과 손은 가려져 있었지만 수정으로 된 관에 모셔져 있는 교황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황 '성 비오 10세'는 제 257대 교황(1903~1914)으로 서기 1000년 이후 성자에 오른 5명의 교황 중 한명이다. 성 베드로 성당은 교황의 본거지답게 가톨릭의 역사와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본인의 종교에 따라 시각이 다르겠지만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해 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이태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걔, 이게 그 유명한 콜로세움이야? (0) | 2007.10.03 |
---|---|
<로마인 이야기> 역사 탐방 (1) (0) | 2007.08.19 |
금빛 찬란한 ‘로마’의 야경 (0) | 2007.04.28 |
거대하고 위압적인 로마의 흔적들 (0) | 2007.04.28 |
폼페이, 그 비극의 현장에서 (0) | 2007.04.28 |